집행위원장 "가자지구, 더이상 하마스 통치 안돼" 발언도
유럽연합(EU)이 6일(현지시간) 국제기구를 통해 가자지구에 2천500만 유로(약 349억원) 규모의 추가 인도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2023 EU 대사 콘퍼런스' 연설에서 추가 지원을 포함하면 가자지구 민간인에 대한 누적 지원액이 1억 유로(약 1천395억원)로 늘어난다며 이같이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또 "인도적 통로 및 (군사행위) 일시 중단을 포함해 가자에 더 많은 구호차량이 들어갈 수 있도록 이스라엘과 이집트, 유엔과 계속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라파 국경을 통해 인도적 지원 물자가 반입되고 있지만 가자지구에 필요한 막대한 양의 인도적 필요성을 고려하면 그 규모가 너무 작다"며 "키프로스를 통한 해상 통로처럼 상호보완적 경로 확보도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EU는 가자지구에 가장 큰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하고 있으며, 우리는 계속해서 도움이 필요한 민간인들에게 지원이 닿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맞서 싸울 권리가 있지만 동시에 민간인 사상자를 내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는 이번 사태가 불거진 이후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습에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가 막심함에도 EU 수장으로서 '이스라엘 지지 일변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안팎의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에 대응해 팔레스타인 당국에 대한 원조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가 내부 비판에 철회하기도 했다.

다만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도 가자지구 민간인 사상자 급증의 책임을 하마스에 돌렸다.

그는 "정책 입안자 입장에서 우리는 끔찍한 딜레마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은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는 한편 하마스는 난민캠프와 민간 기반 시설 지하에 있는 벙커에 전투원을 숨기고 무기를 저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마스는 명백하게 무고한 팔레스타인인들과 인질들을 인간 방패로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테러리스트 조직인 하마스가 하마스를 통제하거나 통치해선 안 된다.

하나의 팔레스타인 국가, 하나의 팔레스타인 당국만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두 개 국가 해법'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한 발언이지만, 국제사회의 휴전 요청을 거부한 채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이어가고 있는 이스라엘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