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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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엘앤에프를 바라보는 눈높이를 점차 낮추고 있다. 3분기 실적이 부진했고, 전방 산업의 수요가 둔화해 경영 환경이 악화했다는 분석에서다. 다만 내년부터 신규 사업을 개시해 실적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46만→37만원), 키움증권(38만5000→31만원), 대신증권(40만→31만원), KB증권(37만→28만원), 이베스트투자증권(35만→27만원) 등은 엘앤에프에 대한 목표주가를 낮췄다. 삼성증권(24만원), 신한투자증권(21만원)은 20만원대의 목표가를 유지했다.

가장 낮은 목표가를 제시한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고객사의 수요 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이라며 "재고 소진이 선행돼야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앞서 구매한 고가의 원료가 아직 재고로 쌓여 있어 3분기 실적이 부진했다"며 "전기차(EV) 수요 둔화, 메탈 가격 하락이 겹쳐 4분기 엘앤에프의 평균판매단가(ASP)는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엘앤에프는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한 14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시장 기대치(282억원)를 48%가량 밑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1조2554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37.8% 줄어든 565억원이었다.

단기적인 눈높이는 낮췄지만, 대부분의 증권사가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올해까진 부진하겠지만 내년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안회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부터 엘앤에프의 출하량은 회복될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 테슬라 등 주요 고객사의 투자 규모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2025년부터 엘앤에프는 유럽 신규 고객사로 양극재를 납품할 계획"이라며 "전구체 합작법인(JV)도 2025년에 완공된다"고 말했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객사를 다변화하고 있다"며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전구체, 음극재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점도 제품군을 확대하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공매도 금지 조치는 엘앤에프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금융 당국은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 공매도 투자자는 기존에 보유한 공매도 포지션의 청산만 할 수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매도가 금지되며 기존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2차전지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급이 아닌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요 2차전지 기업들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이라며 "향후 주가의 추세적인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수급 요인이 아닌 펀더멘털 개선"이라고 밝혔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