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 집 자식인지 잘 컸네"…CCTV에 인사한 아이들 '훈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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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카페서 물 마시고 CCTV에 인사한 아이들
업주 "아이들아, 최고의 행운이 함께하길 바라"
업주 "아이들아, 최고의 행운이 함께하길 바라"
무인 매장에 들어와 물을 마신 뒤 CCTV를 향해 꾸벅 인사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포착돼 사회에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무인 카페를 3년째 운영하는 업주 A씨는 지난 5일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아이들의 예의 바른 행동에 흐뭇함을 느꼈다는 사연을 공개했다.
그는 "무인 카페 운영하며 정말 다양한 손님들을 보는데 상처도 받고 기운도 받는다"면서 "오늘 비가 와서 손님도 별로 없고 아까부터 놓여 있는 우산이 신경 쓰여 CCTV를 보는데, 세상에, 지나가던 아이 두 명이 카페에서 물을 마시고 나가면서 저렇게 인사를 하더라"고 전했다.
A씨가 공개한 매장 내부 CCTV 영상을 보면 회색 옷을 입은 남자아이가 나가려다 문을 잡은 채 CCTV를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뒤이어 친구로 보이는 검정 옷을 입은 남자아이도 두 손을 모으고 허리를 숙여 깍듯하게 인사한다. A씨는 "아이들이 물 마시고 나가면서 카메라를 찾더니 저렇게 손을 모으고 인사했다. 나가면서 인사를 또 했다"며 "얼마나 흐뭇한지. '뉘 집 자식인지 진짜 잘 컸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고 기뻐했다.
A씨는 무인 카페를 3년째 운영하면서 이렇게 예의 바르게 인사하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재차 칭찬했다.
그는 "사실 물, 물티슈, 빨대 이런 건 아무렇지 않게 가져간다"며 "주인이 청소하고 있어도 그냥 들어와서 물티슈 뽑아서 신발 닦고 그래서 요즘 애들에 대한 편견이 심했는데 이걸 보고 내 편협한 사고에 반성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장사는 망했는데 이 아이들 덕분에 기분이 너무 좋다"며 "아이들아, 너희들의 모든 인생에 최고의 행운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는 걸 보여준 아이들에게 고맙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는 게 이럴 때 딱 들어맞는 것 같다", "보는 사람까지 마음이 훈훈해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무인 매장에서 이런 훈훈한 10대들만 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러기 어려운 모양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6월 무인 매장 절도 건수는 총 2830건으로 월평균 471건이었다. 이는 전년(월평균 351건) 대비 34%가량 늘어난 수치로, 폭행이나 기물파손 등까지 합치면 무인 매장 범죄 건수는 수만 건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보안기업 에스원에 따르면 2019~2023년 상반기 무인 매장 절도 범죄자 중 10대 비중이 52%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대부분(91%)은 주로 가위, 망치, 드라이버 등을 이용해 무인 주문기(키오스크)를 파손하는 방식으로 현금을 노렸다. 키오스크나 동전 교환기를 통째로 들고 도주하는 등 대담한 수법을 보이는 10대들도 있었다.
지난달만 하더라도 고양시 일산서구 한 무인 매장에서 공구를 이용해 키오스크를 강제로 뜯어내고 현금 100만원을 들고 달아난 10대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각각 고등학생과 중학생으로, 헬멧을 쓰고 무인 매장에 들어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무인 카페를 3년째 운영하는 업주 A씨는 지난 5일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아이들의 예의 바른 행동에 흐뭇함을 느꼈다는 사연을 공개했다.
그는 "무인 카페 운영하며 정말 다양한 손님들을 보는데 상처도 받고 기운도 받는다"면서 "오늘 비가 와서 손님도 별로 없고 아까부터 놓여 있는 우산이 신경 쓰여 CCTV를 보는데, 세상에, 지나가던 아이 두 명이 카페에서 물을 마시고 나가면서 저렇게 인사를 하더라"고 전했다.
A씨가 공개한 매장 내부 CCTV 영상을 보면 회색 옷을 입은 남자아이가 나가려다 문을 잡은 채 CCTV를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뒤이어 친구로 보이는 검정 옷을 입은 남자아이도 두 손을 모으고 허리를 숙여 깍듯하게 인사한다. A씨는 "아이들이 물 마시고 나가면서 카메라를 찾더니 저렇게 손을 모으고 인사했다. 나가면서 인사를 또 했다"며 "얼마나 흐뭇한지. '뉘 집 자식인지 진짜 잘 컸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고 기뻐했다.
A씨는 무인 카페를 3년째 운영하면서 이렇게 예의 바르게 인사하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재차 칭찬했다.
그는 "사실 물, 물티슈, 빨대 이런 건 아무렇지 않게 가져간다"며 "주인이 청소하고 있어도 그냥 들어와서 물티슈 뽑아서 신발 닦고 그래서 요즘 애들에 대한 편견이 심했는데 이걸 보고 내 편협한 사고에 반성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장사는 망했는데 이 아이들 덕분에 기분이 너무 좋다"며 "아이들아, 너희들의 모든 인생에 최고의 행운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는 걸 보여준 아이들에게 고맙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는 게 이럴 때 딱 들어맞는 것 같다", "보는 사람까지 마음이 훈훈해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무인 매장에서 이런 훈훈한 10대들만 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러기 어려운 모양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6월 무인 매장 절도 건수는 총 2830건으로 월평균 471건이었다. 이는 전년(월평균 351건) 대비 34%가량 늘어난 수치로, 폭행이나 기물파손 등까지 합치면 무인 매장 범죄 건수는 수만 건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보안기업 에스원에 따르면 2019~2023년 상반기 무인 매장 절도 범죄자 중 10대 비중이 52%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대부분(91%)은 주로 가위, 망치, 드라이버 등을 이용해 무인 주문기(키오스크)를 파손하는 방식으로 현금을 노렸다. 키오스크나 동전 교환기를 통째로 들고 도주하는 등 대담한 수법을 보이는 10대들도 있었다.
지난달만 하더라도 고양시 일산서구 한 무인 매장에서 공구를 이용해 키오스크를 강제로 뜯어내고 현금 100만원을 들고 달아난 10대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각각 고등학생과 중학생으로, 헬멧을 쓰고 무인 매장에 들어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