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과 스킨십 늘리는 시진핑…미중 정상회담 파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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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옐런-허리펑 회동…대화 분위기 '급물살'
시진핑, 광폭 행보…호주 이어 EU 정상들과 대면
시진핑, 광폭 행보…호주 이어 EU 정상들과 대면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이번 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와 만난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 주석 간 회담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 간 대화 분위기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은 여전히 시 주석의 APEC 정상회의 참석 여부를 공식화하지 않고 있지만, 최근 들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잇달아 발신하며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시 주석은 유럽연합(EU), 호주 등 서방국 정상들과 직접 회담에 나서는 등 해빙 무드 조성에 앞장섰다.
미 재무부 관계자는 양측이 “중국의 불공정 경제 행위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표출함과 동시에 저소득 국가에 대한 부채 탕감, 기후 변화 등 양국 간 잠재적 협력 분야를 포함해 다양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며 “이틀간의 회담은 양국 경제 관계에 관한 보다 강화된 약속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옐런 장관이 (지난 7월) 허 부총리와 가졌던 회담에 기반해 양측은 그간 소매를 걷어붙이고 핵심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논의해 왔다”며 “미국은 자국의 목표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미‧중 관계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더 나은 이해를 통해 양국이 외부 충격에 취약하지 않은, 더욱 단단한 연결고리를 확립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옐런 장관 방중을 계기로 양국은 경제‧금융 분야에서의 고위급 대화 채널을 복원한 바 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이번 회담에서 도출될 구체적인 정책적 목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또 다른 재무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구체적인 성과물이 나올 것”이라면서도 “하나와 다른 것을 맞바꾸는 트레이드 형식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중 관계는 1979년 수교 이래 최악에 치달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1년 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처음 만나 “경쟁이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관리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지만, 올해 초 중국 정찰풍선 사태가 벌어진 이후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미·중은 반도체 칩 수출 규제 등 경제 문제뿐 아니라 대만 인근에서의 중국의 군사 훈련 등 안보 문제에서도 사사건건 대립하며 세계 경제 불확실성을 키워 왔다.
옐런 장관은 허 부총리와의 회담을 앞둔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미국은 중국과 함께 일하고 협력할 수 있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올려 “안정적이고 건전한 경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對)중국 전략 원칙임을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세계 경제의 40%를 차지하는 미‧중 간 건설적 경제 관계는 양국을 비롯한 그 외 국가들에도 이익”이라며 “경제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며,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경쟁을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건전한 경쟁을 위해선 규칙에 기반한 공정한 무대가 필요하다”며 허 부총리에게 비(非)시장 정책, 시장 진입 장벽, 미국 기업을 겨냥한 강압적 행동 등 중국의 불공정 경제 관행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는 타협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이를 위해 (중국을 겨냥한) 표적 규제 조치를 취해 온 것이며 이는 오로지 안보를 위한 것이지, 추가적인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시 주석의 행보를 보면 관계 개선 의지가 꽤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시 주석은 지난 6일(현지시간) 호주 총리로서는 7년 만에 방중한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임해 “중국과 호주의 관계는 올바른 개선과 발전의 길로 들어섰다”며 “건전하고 안정적인 중국-호주 관계는 양국의 공동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양국 관계는 호주의 코로나19 발원지 관련 국제 조사 촉구와 중국의 무역 보복,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및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의 안보 파트너십) 수립 등을 계기로 나빠질 대로 나빠진 상태였다. 이어 시 주석은 EU와의 정상회의도 앞두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앞으로 수주 내에 EU-중국 정상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는 확정되지 않았다. 예정대로라면 현재의 EU 집행부가 출범한 이후 4년 만에 첫 정상회의다. 시 주석은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최근 “중‧미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강조하는 발언을 내놨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중국은 여전히 시 주석의 APEC 정상회의 참석 여부를 공식화하지 않고 있지만, 최근 들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잇달아 발신하며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시 주석은 유럽연합(EU), 호주 등 서방국 정상들과 직접 회담에 나서는 등 해빙 무드 조성에 앞장섰다.
옐런, 4개월 만에 시진핑 경제책사 재회
7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옐런 장관이 오는 9~10일 허 부총리를 미 샌프란시스코로 초청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이 대면하는 건 지난 7월 6~9일 옐런 장관의 방중 때 이후 약 4개월 만이다.미 재무부 관계자는 양측이 “중국의 불공정 경제 행위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표출함과 동시에 저소득 국가에 대한 부채 탕감, 기후 변화 등 양국 간 잠재적 협력 분야를 포함해 다양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며 “이틀간의 회담은 양국 경제 관계에 관한 보다 강화된 약속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옐런 장관이 (지난 7월) 허 부총리와 가졌던 회담에 기반해 양측은 그간 소매를 걷어붙이고 핵심 이슈들을 집중적으로 논의해 왔다”며 “미국은 자국의 목표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미‧중 관계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더 나은 이해를 통해 양국이 외부 충격에 취약하지 않은, 더욱 단단한 연결고리를 확립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시 옐런 장관 방중을 계기로 양국은 경제‧금융 분야에서의 고위급 대화 채널을 복원한 바 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이번 회담에서 도출될 구체적인 정책적 목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또 다른 재무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구체적인 성과물이 나올 것”이라면서도 “하나와 다른 것을 맞바꾸는 트레이드 형식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중 관계는 1979년 수교 이래 최악에 치달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1년 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처음 만나 “경쟁이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관리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지만, 올해 초 중국 정찰풍선 사태가 벌어진 이후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미·중은 반도체 칩 수출 규제 등 경제 문제뿐 아니라 대만 인근에서의 중국의 군사 훈련 등 안보 문제에서도 사사건건 대립하며 세계 경제 불확실성을 키워 왔다.
옐런 장관은 허 부총리와의 회담을 앞둔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미국은 중국과 함께 일하고 협력할 수 있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올려 “안정적이고 건전한 경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對)중국 전략 원칙임을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세계 경제의 40%를 차지하는 미‧중 간 건설적 경제 관계는 양국을 비롯한 그 외 국가들에도 이익”이라며 “경제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며,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경쟁을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건전한 경쟁을 위해선 규칙에 기반한 공정한 무대가 필요하다”며 허 부총리에게 비(非)시장 정책, 시장 진입 장벽, 미국 기업을 겨냥한 강압적 행동 등 중국의 불공정 경제 관행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는 타협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이를 위해 (중국을 겨냥한) 표적 규제 조치를 취해 온 것이며 이는 오로지 안보를 위한 것이지, 추가적인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시진핑, 호주‧EU 등 서방과 잇단 스킨십
APEC 정상회의 주최국인 미국은 약 1년 만에 추진되는 미‧중 정상회담에 상당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중국 측은 아직 시 주석의 APEC 회의 관련 일정을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 “시 주석의 참석 여부는 미국이 대결보다는 선의의 분위기 속에서 그를 맞아들이는 데 달려 있다”며 “양국은 교란 요소를 제거하고 장애물을 극복해 합의를 강화하고 성과를 축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그러나 최근 시 주석의 행보를 보면 관계 개선 의지가 꽤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다. 시 주석은 지난 6일(현지시간) 호주 총리로서는 7년 만에 방중한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임해 “중국과 호주의 관계는 올바른 개선과 발전의 길로 들어섰다”며 “건전하고 안정적인 중국-호주 관계는 양국의 공동 이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양국 관계는 호주의 코로나19 발원지 관련 국제 조사 촉구와 중국의 무역 보복,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및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의 안보 파트너십) 수립 등을 계기로 나빠질 대로 나빠진 상태였다. 이어 시 주석은 EU와의 정상회의도 앞두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앞으로 수주 내에 EU-중국 정상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는 확정되지 않았다. 예정대로라면 현재의 EU 집행부가 출범한 이후 4년 만에 첫 정상회의다. 시 주석은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최근 “중‧미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강조하는 발언을 내놨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