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상황 심각…상황 나아져도 팔레스타인 작가 활동은 힘들어"

한국에서 접하기 힘든 요르단의 현대 미술을 소개하는 전시 '나의 빨강 너의 파랑 - 경계를 넘어'전이 서울 신문로 성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과 요르단 작가들의 교류 전시로, 요르단 작가 12명과 한국 작가 8명의 회화부터 조각, 영상, 도예, 설치, 사진, 판화 등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 100여점을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자리다.

아시아로 묶여 있지만 동쪽 끝과 서쪽 끝에 있어 낯선 상대방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참여 작가들은 쿠르드족, 팔레스타인계, 아르메니아계, 이라크 태생 등 출신 배경도 모두 다르고 디지털 미디어를 캔버스로 삼는 젊은 작가부터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작가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낯선 요르단의 현대미술…성곡미술관 '나의 빨강 너의 파랑'전
히마트 알리는 이라크 출신으로 일본에서 전시하던 중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며 귀국하지 못하고 요르단으로 망명했다 현재는 프랑스를 오가며 작업하고 있다.

들레어 쉐커는 폭탄이 터져 앙상한 철골만 남은 전후 바그다드의 도시 풍경에서 착안한 작업을 선보인다.

아르메니아계 건축가이자 시각예술가인 아르다 아슬라니안은 가부장적 사회에 구속된 여성과 중동 지역 여성에 대한 편견을 주제로 한 회화 작업을 소개한다.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무력충돌은 이번 전시에도 영향을 끼쳤다.

당초 전시를 위해 한국을 찾을 예정이던 팔레스타인계 작가 누르 브세이소는 전쟁 때문에 방한을 취소하기도 했다.

주요르단 대한민국 대사관과 이번 전시를 공동 기획한 요르단의 예술 지원단체 매그(MMAG) 재단의 파올라 파란 큐레이터는 "전쟁은 예술가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팔레스타인에서 일상적인 예술 활동은 모두 중단됐고 팔레스타인 작가들에 대한 후원이나 지원도 완전히 멈춘 상태"라고 말했다.

파란 큐레이터는 "지금 상황이 워낙 심각해서 나중에 상황이 좀 나아진다고 해서 팔레스타인 작가들은 당분간 활동이 힘들 것"이라면서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작가로는 강애란과 김기라, 김홍식, 안세은, 오정현, 이주은, 임기원, 한명옥이 참여했다.

전시는 30일까지. 무료 관람.
낯선 요르단의 현대미술…성곡미술관 '나의 빨강 너의 파랑'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