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만년 3위였던 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 가입자 수에서 KT를 제쳤다. 사물인터넷(IoT) 원격관제 사업에서 LG유플러스가 신규 회선을 대거 늘린 덕을 봤다. KT는 “저가 입찰 때문”이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LG유플러스는 지난 9월 말 기준 자사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알뜰폰 회선 제외)가 1829만2000명을 기록했다고 7일 발표했다. 같은 시기 KT 가입자 수인 1773만5000명보다 55만7000명 많다. 8월 KT(1770만 명)가 LG유플러스(1694만 명)보다 76만 명 많았던 상황이 뒤바뀌었다.

IoT 사업이 LG유플러스가 2위에 오르도록 이끌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집계하는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휴대폰뿐 아니라 웨어러블 기기, 태블릿PC의 통신용 회선, 시설 감시·검침용 원격관제, 차량 관제 등에 쓰이는 IoT 회선도 포함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한국전력에서 수주한 검침기용 원격관제 회선 물량이 통계에 반영되면서 9월 이동통신 가입자 수가 전월 대비 134만 명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KT는 원격관제 회선 사업이 단기 수익과 성장 모두에 도움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박효일 KT 고객경험혁신본부장은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경쟁사의 회선 증가는 IoT 중 원격관제에서만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KT는) 저가 입찰 외에 수익성은 물론 사업 확장성이나 기술 혁신, 산업 생태계 창출 가능성 등과 무관한 사업을 IoT 사업이란 이름으로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휴대폰 회선은 월 매출이 평균 3만원가량이다. 반면 검침용 원격관제 회선의 월 매출은 700원 수준이다.

휴대폰 회선으로 한정하면 양사 간 격차가 여전하다. 휴대폰 가입자 수는 9월 기준 KT가 1359만 명, LG유플러스가 1101만 명으로 258만 명 차이가 났다. 전년 동월 차이인 267만 명보다 9만 명 줄어든 정도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