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멈춘 韓코스트코…"에이스들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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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3년째 제자리걸음
"올 매출 작년과 같은 5조원대"
과거엔 3년마다 앞자리 바뀌어
韓 첫 점포 '양평점 철수' 검토
中, 연말까지 매장 7개로 확대
아시아 사업 중심 변화 기류도
"올 매출 작년과 같은 5조원대"
과거엔 3년마다 앞자리 바뀌어
韓 첫 점포 '양평점 철수' 검토
中, 연말까지 매장 7개로 확대
아시아 사업 중심 변화 기류도
지난달 초 수도권 인근의 한 골프장에서 코스트코코리아가 주최한 자선 골프 대회가 열렸다. 코스트코에 납품하는 협력사 대표들과 함께하는 행사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된 지 4년 만의 재개다. 이날 코스트코 경영진은 코스트코가 한국에서 여전히 성장 중이고 다양한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표 사례로 거론한 게 서울 양재점이다. 주차 대기 줄이 워낙 길어 양재점 앞에 도착한 후에도 30분은 기다려야 매장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최근엔 이를 7분대로 줄였다는 내용이었다.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사진)는 협력사 대표들에게 “혁신 사례들이 효과를 낸 덕분에 2023회계연도(2022년 9월 1일~2023년 8월 31일·26기) 코스트코의 한국 매출은 5조원대에 달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전에는 3년 주기로 조(兆) 단위 숫자가 바뀔 정도로 성장세가 가팔랐다. 코스트코코리아는 22기 회계연도에 매출 4조원대에 올랐고 24기엔 앞자리를 5조원으로 갈아 치웠다.
양평점 철수를 검토 중인 것도 매출 확대엔 부정적 요인이다. 약 10㎞ 거리에 작년 10월 문을 연 최신 점포(고척점)가 있는 만큼 수익성 측면에서 충분히 검토해볼 만한 방안이지만 만약 실행된다면 코스트코가 1998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첫 점포 구조조정이란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지방 출점도 만만치 않다. 제주 서남부 신화월드에 들어설 예정인 제주점만 해도 인근 농협하나로마트와의 갈등으로 출점 여부가 불투명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개장한 경남 김해점도 파급력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며 “인근 장유신도시는 쿠팡 등 e커머스에 익숙한 나홀로 가구가 많아 코스트코 같은 회원제 마트에 열광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지난 3월 푸둥 한복판에 개장한 상하이 두 번째(중국 내 3호점) 매장은 문을 열기도 전에 멤버십에 가입한 이들이 8만 명에 달할 정도였다. 회원비만으로 단숨에 1600만위안(약 29억원)을 벌어들였다.
미국 코스트코 본사의 아시아 중심축이 한국에서 중국으로 빠르게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한국 중국 대만 등을 총괄하는 코스트코 아시아는 올해 말까지 중국 내 매장을 일곱 개로 늘릴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코스트코코리아의 ‘에이스’ 직원들이 대거 중국 법인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 코스트코 매장이 1998년 진출 후 18개 생긴 점을 감안하면 중국에서의 확산 속도는 매우 빠른 편이란 게 유통업계의 시각이다. 코스트코의 경쟁자인 샘스클럽(월마트 계열 회원제 마트)이 올해 중국 내 매장을 40여 개로 늘릴 계획인 만큼 코스트코도 중국에 화력을 집중해야 할 상황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대표 사례로 거론한 게 서울 양재점이다. 주차 대기 줄이 워낙 길어 양재점 앞에 도착한 후에도 30분은 기다려야 매장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최근엔 이를 7분대로 줄였다는 내용이었다.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사진)는 협력사 대표들에게 “혁신 사례들이 효과를 낸 덕분에 2023회계연도(2022년 9월 1일~2023년 8월 31일·26기) 코스트코의 한국 매출은 5조원대에 달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성장세 더딘 코스트코코리아
조 대표는 긍정적으로 얘기했다고 하지만 협력사들을 포함해 유통업계에선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위기다. 코스트코코리아가 직면한 현실이 만만치 않아서다. 5조원이라는 게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코스트코코리아의 매출은 3년째 5조원대에 갇혀 있다.그전에는 3년 주기로 조(兆) 단위 숫자가 바뀔 정도로 성장세가 가팔랐다. 코스트코코리아는 22기 회계연도에 매출 4조원대에 올랐고 24기엔 앞자리를 5조원으로 갈아 치웠다.
양평점 철수를 검토 중인 것도 매출 확대엔 부정적 요인이다. 약 10㎞ 거리에 작년 10월 문을 연 최신 점포(고척점)가 있는 만큼 수익성 측면에서 충분히 검토해볼 만한 방안이지만 만약 실행된다면 코스트코가 1998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첫 점포 구조조정이란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지방 출점도 만만치 않다. 제주 서남부 신화월드에 들어설 예정인 제주점만 해도 인근 농협하나로마트와의 갈등으로 출점 여부가 불투명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개장한 경남 김해점도 파급력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며 “인근 장유신도시는 쿠팡 등 e커머스에 익숙한 나홀로 가구가 많아 코스트코 같은 회원제 마트에 열광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中 코스트코 열풍도 변수
코스트코코리아의 미래와 관련해 또 하나의 강력한 변수로 부상한 건 중국 리테일 시장의 변화다. 코스트코는 2019년 중국에 진출해 4년 만에 중국에서 열광적 반응을 끌어냈다.지난 3월 푸둥 한복판에 개장한 상하이 두 번째(중국 내 3호점) 매장은 문을 열기도 전에 멤버십에 가입한 이들이 8만 명에 달할 정도였다. 회원비만으로 단숨에 1600만위안(약 29억원)을 벌어들였다.
미국 코스트코 본사의 아시아 중심축이 한국에서 중국으로 빠르게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한국 중국 대만 등을 총괄하는 코스트코 아시아는 올해 말까지 중국 내 매장을 일곱 개로 늘릴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코스트코코리아의 ‘에이스’ 직원들이 대거 중국 법인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 코스트코 매장이 1998년 진출 후 18개 생긴 점을 감안하면 중국에서의 확산 속도는 매우 빠른 편이란 게 유통업계의 시각이다. 코스트코의 경쟁자인 샘스클럽(월마트 계열 회원제 마트)이 올해 중국 내 매장을 40여 개로 늘릴 계획인 만큼 코스트코도 중국에 화력을 집중해야 할 상황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