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사기 여파로 보증보험 가입 요건이 강화되면서 주택임대사업자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대부분 없앤 데 이어 최근 각종 규제까지 더해지고 있어서다. ‘민간 임대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나서던 정부가 오히려 집주인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만 쏟아내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임대사업자 보증보험 가입 요건인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세보증금 비율)을 현행 100%에서 90%로, 매매시세는 공시가격의 190%에서 140%로 낮추는 ‘민간임대주택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이 내년 7월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임대사업자가 반드시 들어야 하는 임대 보증보험 가입 기준이 공시가격의 150%에서 126%(공시가격 적용 비율 140%×전세가율 90%)로 내려간다.

정부는 전세사기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지만 임대사업자들은 “강제로 보증금을 낮출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임대사업자 A씨는 “빌라는 공시가격이 아파트보다 낮게 책정되기 때문에 126% 이하로 전세금을 받으면 기존보다 전세금을 무조건 낮춰야 한다”며 “국토부로부터 ‘강제 역전세’를 당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의무 임대 기간(10년)을 채우지 않으면 임대사업자 등록을 말소하지 못한다는 하소연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혼란을 막고자 기존에 등록한 임대주택사업자만 2026년 6월까지 적용을 유예하기로 했지만 임시방편이라는 지적이 많다. 정부의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 대책도 이대로 두면 무용지물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정부는 건설자금 지원, 주차장 확보 기준 완화 등을 통해 비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내놨지만 빌라·오피스텔 기피 현상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아파트 주거 시장은 고사 직전”이라며 “실질적인 완화 정책이 있어야만 취약계층과 1~2인 가구를 위한 주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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