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아파트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담은 법안이 올라와 있지만 통과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여야 합의 불발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그사이 다시 종부세 고지서 발송이 다가오며 생계형 등록임대사업자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세금혜택 부활시키는 등록임대 법안, 국회 통과는 하세월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장기일반민간임대주택 중 전용면적 85㎡ 미만 아파트 매입임대 유형의 등록을 다시 허용하고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부활하는 내용의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다. 그러나 올해 초 상정된 후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소위원회 통과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023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수도권에선 공시가격 기준 6억원 이하, 비수도권에선 3억원 이하 등록임대주택에는 규제 지역 여부와 관계없이 양도소득세를 중과하지 않고 종합부동산세 합산에서도 배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 취득세도 주택 규모에 따라 전용 60㎡ 이하는 85~100%, 전용 60~85㎡는 50%를 감면하기로 했다.

모두 2020년 문재인 정부에서 발표한 ‘7·10 대책’에서 폐지된 내용이다. 당시 집값 폭등 원인으로 지목된 혜택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등록임대사업제도가 집값 폭등의 원인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은 데다 제도 폐지로 등록임대시장이 위축돼 임차인 피해만 늘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부의 세제 혜택이 부활하려면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이 먼저 개정돼야 한다. 국회 국토위 관계자는 “집값 폭등의 원인에 대한 여야 간 견해차가 크고 주요 현안에 밀려 논의 시작도 못 하고 있다”며 “이대로면 내년 자동 폐기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1년 가까이 세제 혜택 부활을 기다리던 등록임대사업자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당장 이달 종부세 고지서가 발송될 예정이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약속한 혜택을 일방적으로 폐지한 지난 정부 대책은 빨리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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