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당시 모습. 사진=쿠팡
2021년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당시 모습. 사진=쿠팡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강자 쿠팡의 3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20% 넘게 뛰어 8조원을 돌파했다. 소비 침체 속에서도 핵심사업인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 상품군 확대와 함께 고객의 지출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가격 및 배송 경쟁력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할인 등을 내세워 고객을 끌어모아 고성장세를 이어간 결과다. 분기 내 한 번이라도 쿠팡에서 구입한 활성고객 수는 처음으로 2000만명을 돌파했다. 또한 5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 행진을 이어가 첫 연간 흑자(별도 기준)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쿠팡, 10개월 만에 매출 8조 고지 넘어서

사진=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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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지난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 1310원39전 기준으로 매출 8조1028억원(61억8355만달러), 영업이익 1146억원(8748만달러)을 거뒀다.

쿠팡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8748만달러(약 1146억원)로 지난해 3분기(7742만달러)보다 13% 증가했다고 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이는 원화 기준으로는 지난해 3분기(1037억원)보다 11% 증가한 수치다.

매출도 61억8355만달러(약 8조1028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1.2% 증가하며 신기록을 썼다. 원화 환산 기준으로는 18.5% 늘어난 수치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로켓그로스(FLC) 회계처리 기준이 지난 2분기부터 총액(gross)에서 순액(net) 기준으로 변경됐다. 총액 기준으로 회계 처리를 적용했다면 3분기 원화 매출 증가율은 18%보다 약 6.3% 높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순이익은 9130만달러(1196억원)를 기록해 지난해 3분기(9067만달러)보다 0.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다만 원화 환산 기준으로는 1.3% 감소했다.

3분기 쿠팡의 조정 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2억3867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4% 증가했다. 조정 EBITDA 마진율은 3.9%로 올해 2분기(5.1%)보다는 하락했지만 지난해 3분기(3.8%)보다는 개선됐다.

쿠팡이 분기 매출 8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원을 돌파했던 쿠팡은 10개월 만에 8조원 벽도 뚫었다. 또한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3억4190만달러(약 4448억원)로 집계돼 연간 흑자 달성 기대를 높였다.

창업자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호실적 요인으로 상품군과 고객의 동반 증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쿠팡이츠 할인 혜택 등으로 고객 참여가 높아진 유료멤버십, 지난해 10월 진출한 대만 로켓배송 순항을 꼽았다.

김 의장은 "고객 경험과 운영의 탁월성에 끊임없이 열중한 결과 기록적인 실적을 달성했다"며 "견고한 성장세와 수익성 확대를 지속적으로 달성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고물가 속 소비 위축 뚫었다…쿠팡 활성고객 2000만명 돌파

사진=쿠팡풀필먼트서비스
사진=쿠팡풀필먼트서비스
먹거리와 생필품 물가 상승 속 쿠팡을 찾는 소비자는 한층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에 제품을 한번이라도 구입한 활성고객 수가 2000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3분기 쿠팡의 활성고객은 2042만명으로 지난해 3분기(1799만명)보다 13.5% 증가했다. 지난해 6월 유료멤버십 '와우멤버십' 가격 인상 후에도 큰 타격 없이 활성고객 성장세가 이어진 결과다. 또한 3분기 고객 증가율은 2022년 1분기(13%)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그 어느 분기보다 빠른 성장률"이라고 강조했다.

고객 1인당 구매액 역시 늘어났다. 활성고객 1인당 매출은 303달러(약 39만7040원)로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업부별로는 핵심사업인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판매자 로켓배송) 등 제품 커머스 부분의 3분기 매출이 59억6602만달러(약 7조8178억원)로 20.6%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쿠팡은 로켓배송·로켓프레시와 마켓플레이스(3P)의 상품군 확대가 실적을 견인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로켓 상품군이 늘면 고객의 쿠팡 지출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고 소모품(consumable) 같은 카테고리는 시장 평균보다 몇 배 빠른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켓프레시와 로켓그로스는 전체 비즈니스보다 각각 2배, 3배 이상 성장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쿠팡이츠와 대만사업, 핀테크 쿠팡페이 등 성장사업 부문의 매출은 2억1752만달러(2850억원)로 41.1% 증가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4월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횟수 제한 없이 쿠팡이츠 최대 10% 할인을 제공하는 혜택을 제공하면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장은 "할인 혜택 론칭 후 쿠팡이츠 사용 와우 회원은 90% 증가했고, 혜택 론칭 지역의 75% 이상에서 거래량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쿠팡이츠의 시장점유율은 연말까지 약 20%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 투자 확대 영향으로 성장사업 부문 조정 EBITDA 손실은 1억6082만달러(약 2107억원)를 기록, 지난해 3분기 조정 EBITDA 손실 규모(4430만달러)의 4배 가까이로 불어났다. 쿠팡은 투자가 가속화된 영향이라며 지난해 10월 진출한 대만의 성장성에 대해 자신하고 있다.

김 의장은 "대만의 장기적인 잠재력에 확신이 더욱 커졌다"며 "현 추세대로라면 쿠팡 앱은 올해 대만 시장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