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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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셋을 착용하기만 해도 수면에 도움을 주는 의료기기가 등장했다. 수면패턴을 조절하는 뇌 영역을 전기로 자극해 수면의 질을 높이는 원리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지난달 뉴로발렌스사의 '모디우스 슬립' 제품에 대한 승인을 내렸다. 이는 만성 불면증 치료용 헤드셋으로, 귀 뒤에 있는 전극에서 미세한 전기자극이 이뤄진다.

전기자극은 수면과 각성주기를 주관하는 뇌의 시상하부 영역을 자극해 불면증을 개선한다. 이에 약 없이 불면증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전자약은 먹는 약과 달리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착용법도 간단하다. 잠자리에 들기 전 30분 동안 헤드셋을 착용해야 하며, 그 사이 책을 읽거나 TV를 시청하는 등 자유롭게 활동을 할 수 있다.

모디우스 슬립은 수면의 질과 수면 시간 등을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뉴로발렌스는 영국과 아일랜드, 홍콩 등에서 진행된 임상 3상의 결과를 바탕으로 FDA 승인을 얻어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임상 결과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2020년 파일럿 연구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상당한 불면증 개선 효과를 보는 것으로 보고됐다.

해당 연구는 수면 장애를 겪고 있는 성인 20명을 대상으로 2주간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2주 동안 불면증 심각도 지수를 0점(불면증 없음)에서 28점(심각한 불면증을 겪고 있음)까지 평가했다. 연구 시작 전 참가자의 평균 불면증 지수는 약 15.7점 이었으나, 2주 후 평균 점수는 8.15로 떨어졌다.

제이슨 맥키온 뉴로발렌스 대표는 "시중에 출시된 다른 제품들은 대부분 불면증 증상, 수면 모니터링에 집중한다"며 "모디우스 슬립은 실제 질환을 치료하는 비침습적인 기기로 환자들의 삶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모디우스 슬립 처방에 대한 보험 수가를 적용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도 밝혔다.

뉴로발렌스는 이외에도 제2형 당뇨병과 비만에 대한 전자약도 개발 중이다. 시상하부의 멜라노코르틴 시스템과 아치형 핵을 자극해 혈당조절을 돕겠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를 위한 전자약을 준비 중이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해서는 임상시험을 진행 중에 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11월 8일 16시 40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