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서 K팝 스타 볼 수 있죠"…글로벌 VR산업 이끄는 어메이즈VR [긱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내년 애플의 첫 가상현실(VR) 기기 출시를 앞두고 VR 산업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최근에 메타가 출시한 신규 VR 기기인 퀘스트3도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스타트업 중심으로 VR 산업이 성장했다. 하지만 메타버스 열풍이 꺼지면서 관련 스타트업 상당수가 시장을 떠났다. 그럼에도 VR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꾸준히 힘든 길을 가는 기업도 있다. 어메이즈VR이 대표적이다. 이승준 어메이즈VR 대표를 한경 긱스(Geeks)가 만났다.국내 스타트업 업계에서 이 대표는 카카오의 초창기 멤버로 유명하다. 서울과학고와 KAIST 산업공학과와 생명과학과를 졸업하고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 AT커니 등에서 근무했다. 2012년 카카오에 입사해 전략팀장을 역임했다. 2015년 이제범 카카오 전 공동 대표와 카카오를 퇴사하고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어메이즈VR을 창업했다. 어메이즈VR은 지난해 17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누적 투자 규모는 5030만달러에 달한다.
Q. VR 콘텐츠를 극장에서 공개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극장의 스피커로 음악을 즐길 수 있습니다. 헤드셋과 싱크를 맞춰야하는데 이것도 우리 독자 기술이죠. 관객이 모여서 보면서 같이 소리를 지를 수도 있고요. VR콘텐츠는 아니지만 최근에 미국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투어 공연을 담은 영화도 영화관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Q. 최근 관객 감소로 힘든 극장의 해결책이 될 수 있겠네요?
A. 영화관이 예전에는 영화만 보는 공간이었죠. 그런데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를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영화관을 잘 가지 않게 됐습니다. 새로운 경험으로 영화관을 다르게 활용하는 방법이 필요하게 됐죠. VR이 그 솔루션 중 하나인 거죠. 아티스트 입장에서도 일반 콘서트 투어로 팬을 만나고 있지만 콘서트 못 가는 사람도 있거든요. 지금은 2개 관으로 시작했지만 앞으로 IMAX처럼 극장에 VR 전용관을 만드는 겁니다. VR 콘서트를 제작해 세계 팬들에게 모두 보여주는 거죠.
Q. VR 콘텐츠를 집에서만 즐기다가 극장에서 경험해보니 신기하긴 했습니다.
A. 집에서 VR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메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애플에서 개발하고 있는 VR 기기 가격이 500만원 정도 합니다. 그걸 살 수 있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겁니다. 극장에서 보면 독점 콘텐츠를 먼저 볼 수 있고 사운드에서도 강점이 있죠. 이전에는 큰 화면에서 영화를 볼 수 있었던 것은 극장밖에 없었어요. 극장에서 VR로만 경험할 수 있는 매력도 있는 거죠.
Q. MR(증강현실) 기능을 활용해 응원봉을 흔들 수 있게 만든 콘텐츠도 인상적이었습니다.
A. 공동 창업자들이 모두 개발자 출신입니다. 엔지니어링 백그라운드 있는 사람들이죠. 2015년 창업 이후 8년째 하고 있습니다. 그런 기술적인 부문에서 경쟁자가 있기 어렵죠.
Q. 글로벌 시장에서 어메이즈VR의 기술 수준은 어떤가요?
A.찾아보시면 아시겠지만 저희 회사 말고는 없어요. 저희가 8년째 하면서 650억원 투자 받고 이 사업을 계속 하고 있있습니다. 미국에서 사업을 시작을 했고 3년 전에 한국 팀을 만들었고요. 지금 글로벌에서 (어메이즈VR 같은 회사는) 없죠. 작년에 미국 가수 메건 디 스탤리언과 작업을 했고요. 그때 미국 극장을 빌려 15개 도시에서 VR 콘텐츠 투어를 했습니다.
Q. 그동안 K팝 스타의 VR 콘텐츠는 없었나요?
A. 있긴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의미 있는 회사가 별로 남지 않았어요. 저희는 대중에 보여줄 만하니까 이번에 처음으로 사업화를 한 겁니다. 창업한지 8년이 됐고 지금 겨우 극장에서 상영할 정도가 됐습니다. 이번 에스파 콘텐츠는 커머셜하게 팔 수 있는 것을 살짝 넘었어요. Q. 몇 년 전에 VR 회사가 꽤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보이지 않습니다. 어메이즈VR은 어떻게 버텼나요?
A. 창업자에게는 가설이 있습니다. 사업은 창업자가 생각하는 가설이 있고 만들고 싶은 비전이 있는 거잖아요. 저는 2005년에는 개발자였고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경영 컨설턴트였습니다. 그때는 스타트업보다는 벤처 기업이 더 익숙한 시절이었죠. 이후에 카카오에서 일하게 됐어요. 2012년입니다. 운이 좋았죠. 세상이 모바일 시대로 바뀌었어요. 그때 전 전략팀장이었습니다. 어메이즈VR을 같이 창업한 이제범 카카오 전 대표와 같이 일을 했었죠. 모바일 시대에 정말 작은 회사가 커지는 것을 봤습니다. 30대 초반에 세상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과 큰 기회가 온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아쉬웠던 것은 당시 카카오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을 못했거든요. 노력을 안 한 건 아니에요. 미국, 중국, 동남아 등에서 여러 노력을 했습니다. 카카오가 다음 합병하고 회자가 커졌고 저는 전략팀장을 그만두고 신규 사업 TF를 맡았어요. 그때 다음 패러다임 시프트 때는 뭔가 글로벌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미국에서 공부해 본 적도 없습니다. 지금은 미국에서 산 지 8년이 됐지만 그 당시에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하지만 (글로벌 진출) 동기가 있었죠. 창업한 멤버들도 그렇고요. 다 카카오의 초기 멤버들이니까요. 그때 삼성의 '기어VR' 헤드셋이 나왔고 오큘러스에서도 VR 기기가 나왔어요. VR이 조만간 확산될 것 같은 시기였어요. 결국 개인화된 디스플레이 시대, TV나 모니터 대신에 안경 같은 타입의 디스플레이를 사람들이 일할 때 쓰고, 쉴 때는 누워서 TV로 볼 때 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시대가 왔을 때 스마트폰에서 앱 같은 것이 뭘까 생각했습니다. 오프라인 경험들이 VR에서 유통될 것이라고 봤죠. 그것이 2015년의 믿음이었습니다.
Q. VR이라는 새로운 컴퓨팅 공간을 업무용으로 봤나요? 아니면 엔터테인먼트로 주목하셨나요?
A. 저는 디스플레이로 봤어요, TV 모니터로 봤습니다. 모니터로 엔터테인먼트도 즐기지만 업무도 보잖아요. 맥북이나 스마트폰 같은 것이죠. 스마트폰으로 게임도 하고 슬랙도 하는 것처럼요. 제가 여전히 갖고 있는 VR에 대한 관점입니다. 스마트폰에서도 B2B 사업도 하고 B2C 사업도 하잖아요. 새로운 폼팩터가 만들어지고 패러다임이 바뀌면 수많은 사업이 새로 생깁니다. 저희가 하는 VR 콘서트도 그중 일부겠죠. 사실 저희가 콘서트만 8년 동안 한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VR의 유튜브, 넷플릭스 같은 서비스도 했습니다. 콘서트는 한 지 3년이 됐습니다. 지금은 이쪽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Q. 극장에서 경험한 VR 수준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온라인으로 판매해도 많이들 살 것 같습니다.
A. 온라인으로 팔 겁니다. 영화가 극장에서 개방하고 OTT로 가는 것처럼요. 저희는 일단 헤드셋이 없는 사용자가 같이 모여서 소리 지르면서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Q. 최근에 VR 콘텐츠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나요?
A. 오늘 보신 수준이 전반적인 VR 수준이 아닙니다. 다른 콘텐츠는 실망할 수 있어요. 왜냐하면 저희만 가능한 콘텐츠입니다. 이 정도 수준의 비주얼을 만들기 위해서는 AI 엔지니어도 필요합니다. 저희 회사에 엔비디아, 엔씨소프트, 카카오 등에서 경험하신 분들이 모였습니다. 정말 탑티어 엔지니어들이 8년 동안 600억원 정도의 투자금을 받고 계속 기술을 축적하고 만들고 있어요. 그냥 만들어지는 콘텐츠가 아닙니다.
Q. 오늘 처음 극장에서 오큘러스 퀘스트3를 써봤습니다. 사고 싶은데 비싸더라고요
A. 한국과 미국의 물가 수준이 다르죠. 한국에서는 70만원 정도지만 미국에서는 499달러면 게임기 하나 정도 사는 가격입니다. 미국은 공산품이 상대적으로 쌉니다.
Q. 대표님처럼 몇 년 전에 VR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시작한 업체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많이 없어졌습니다. 아직 대중화가 안 된 것 같습니다.
A. 그렇죠. 아직도 안 됐죠. 제가 보기에는 2~3년 더 걸립니다.
Q. 그럼에도 이 시장에 대한 강한 확신이 있었군요.
A.얘기했지만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여전히 있어요. 사람들이 개인 디스플레이를 갖게 될 거고요. 더 가볍고 편한 VR 기기가 나오겠죠. 미국에 인터파크 같은 라이브네이션스이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콘서트 기획하고 티켓을 파는 업체죠. 시가 총액이 200억달라가 넘습니다. 카카오보다 큰 회사죠. 오프라인 콘서트를 좋은 자리에서 보려면 몇십만원을 줘야 합니다. 차를 타고 가야하고 주차도 해야죠. 시간도 걸립니다. 엔터테인먼트업체는 공간 문제로 티켓을 많이 팔수도 없어요. 아티스트 시간도 제한적입니다. 그런데 VR 같은 디지털 방식으로 누구나 언제든지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엄청나게 큰 시장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Q. 대중화 예상 시기인 2~3년 뒤면 창업한 지 10년 정도 됩니다. 10년 뒤에 뭐가 터진다고 생각하고 창업하기 쉽지 않습니다.
A. 10년 뒤를 계획하지는 않아요. 당연히 그건 쉽지 않죠. 저희는 1년이나 1년 6개월에 한 번 정도는 계속 새로운 서비스를 내놨습니다. 아니면 다른 서비스로 피벗을 하고요. 이렇게 8년째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큰 믿음에 확신은 있었고요. 이것저것 하면서 답을 찾는 중이죠. 어떻게 하다보니 8년이 넘었습니다.
Q. 회사를 운영하는 데 돈이 필요합니다.
A. 우선 투자를 받았죠. 650억원 정도 투자를 받았습니다. 돈은 바로 쓰면 없어져요. 그러다 망한 회사도 많습니다. 그런데 저희 팀은 경험이 많아요. 카카오에서도 오래 있었고요. 아직 시장이 충분히 커지지 않았고 돈이 많다고 해서 허투루 쓴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작년에 받은 투자금은 대부분 그대로 있어요. 예전에 오큘러스 고 시절에 VR 시장에서 저희가 1위 플랫폼이었습니다. 그때는 10억원 이상 벌었죠. 지금은 콘서트에 집중하고 이번에 첫 번째로 제대로 출시했습니다.
Q. 시장에 대한 확신과 투자금이 충분해도 8년 동안 적자가 계속되면 회사 운영이 어렵습니다.
A. 확신이 있으니까요. 세상이 결국 바뀔 거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챗GPT 만든 오픈AI도 창업 시기가 저희랑 같아요. 그 회사는 저희보다 적자 규모가 더 크지만 확신을 가지고 계속해 왔잖아요. Q. 창업자의 신념이나 비전을 직원과 어떻게 공유하나요?
A. 확신을 가진 사람이 가치를 알지 않을까요. 세계 모든 사람이 될 것이라는 시점은 혁신이 일어나는 시점이 아닙니다. 모든 사람이 안 될 것 같다는 시점도 혁신의 시점이 아니고요.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좀 더 많을 때 정도에서 새로운 것이 나오죠. AI를 봐도 챗GPT가 나올지 1년 전에는 몰랐죠. 뭔가 나오면 한 번에 바뀌는 것이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10년 동안 조금씩 바뀌는 건 없어요. 제가 앞으로 3년을 예상했지만 1~2년에 갑자기 바뀔 수도 있습니다. 또 한 번에 바뀌겠죠.
Q. 2~3년 뒤의 VR 대중화는 어떤 모습일까요?
A. 오큘러스 퀘스트 2에서 소비되는 콘텐츠 규모가 1년에 1조원이 넘습니다. 1조원 시장은 이미 있어요. 게임 위주이긴 하지만요.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보면 크진 않죠. 2~3년 뒤면 저희 회사는 큰 매출을 낼 겁니다. 내년 서울에 VR 전용 극장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K 팝 중심으로 일본과 미국 LA에서도 VR 전용관을 운영하려고 합니다. VR 콘서트, 전용관 등은 저희가 세계 최초로 하는 겁니다. 내년이면 온라인에서도 VR 콘텐츠를 많이 즐길 듯 합니다. 최근에 나온 오큘러스 퀘스트3가 3000만 대 정도 팔릴 것 같다고 합니다. 퀘스트2가 2000만 대 정도 팔렸거든요. 애플의 비전 프로는 비싸기 때문에 500만 대 이상 팔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애플도 더 싼 버전이 나올 겁니다. 삼성에서도 나오겠죠.
Q. VR기기가 더 가벼워지고 사용하기 편하면 이용자가 많아지겠죠?
A. 그건 나중일 겁니다. 사실 그렇게 할 이유가 없어요. 사람이 너무 갖고 싶은 디바이스라는 포지션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아이폰3G 모델이 나왔을 때 그 당시 거액을 썼습니다. 그 정도의 쿨함이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합니다. 200만원이든 300만원이든.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 관람비가 1000만원까지 합니다. VR로 오프라인 콘서트 경험을 할 수 있다면 VR 기기를 살 겁니다.
Q. 오프라인 콘서트를 실시간으로 VR로 구현할 수 있나요?
A. 쉽지 않습니다. 저희가 해결하려는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지금 그걸 할 이유는 없습니다. 지금 VR 기기 사용자가 별로 없는데 실시간으로 서비스를 한다는 것은 아직이죠.
Q. VR 콘텐츠를 보면 아이돌도 이제 IP 사업이 된 것 같습니다.
A. 맞습니다.
Q.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수익 배분 어떻게 하나요?
A.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습니다. 저희를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서비스라고 보시면 됩니다. 근데 저희는 플러스 알파가 많죠. 저희는 VR 제작 툴과 유통 플랫폼을 만든 회사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와 조인트 벤처를 만들었습니다. 제작도 같이 하는거죠. 이런 식의 파트너십 늘려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다만 이런 케이스로 계속 할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는 세계 모든 아티스트가 작업하지 못합니다. 저희가 다 만들 수는 없잖아요. 어느 순간이 되면 저희는 제작 툴만 만들고 파트너사를 계속 늘려야겠죠.
Q. 이번 제작비는 어느 정도인가요?
A. 공개할 순 없습니다. 이번 콘텐츠 속의 CG가 언리얼 기반 VFX 툴로 만든 겁니다. 여러 화면과 효과를 맞춰야 하죠. AI로 자동화를 많이 했습니다. 아티스트 관련 영상도 수정해야 하는데 그것도 AI로 많이 하고 있죠. 자동화를 많이 하는 편이라서 뮤직비디오 촬영하는 것보다 싸게 만들 수 있습니다. Q. 현안이 궁금합니다
A. 일단 이번 에스파 VR 콘텐츠를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많은 팬에게 알리고요. 지금 너무 반응이 좋거든요. 메가박스 관람 평가를 보면 10점 만점에 10점입니다. 제가 지향하는 것은 모든 K팝 팬들이 자기 아티스트한테 이것을 해달라고 하고요. SM엔터테인먼트를 넘어 다른 회사의 아티스트도 작업했으면 합니다. 국내 극장에 어메이즈VR 전용관을 만들고 싶고요. 그리고 일본 시장 진출입니다. 미국도 있네요. 내년에 나올 애플의 비전 프로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현재 의미 있는 VR 콘텐츠가 별로 없어요. 비전 프로 구입자가 구매력도 높아서 큰 매출이 나올 것 같습니다.
Q. VR 콘텐츠의 다른 매력도 있을까요.
A.에스파의 경우에는 10년 후에도 2023년 모습을 담은 VR 콘텐츠를 저희만 갖고 있는 겁니다. 보통 음악도 옛날에 들었던 노래만 계속 듣잖아요.10대와 20대 때 들었던 음악을 계속 듣죠. 팬들은 10년 뒤에 저희 플랫폼에서 10년 전 좋아하는 아티스트 모습을 볼 수 있는거죠. 10년 뒤에 에스파의 윈터는 지금과 다르겠죠. 여전히 미인이겠지만요. 나중에 2023년의 윈터를 보고 싶을 거 아니에요. 시간이 지나면 다시 찍기 어렵단 말이죠.
Q. 다른 콘텐츠 제작 계획도 있나요.
A. 뮤지컬을 생각하고 있어요. 아티스트는 업앤다운이 있습니다. 그런데 뮤지컬을 보면 오페라의 유형, 라이언킹은 사람들이 수십 년 동안 계속 보잖아요. 그런 콘텐츠가 있으면 오래 갈 수 있으니까요. VR로 제일 앞자리에서 볼 수 있고요. 주인공의 시점으로 상대방을 볼 수도 있을 겁니다. 현실에서 불가능한 걸 제공할 때 관객이 더 몰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10년 뒤면 VR 산업은 어떻게 될까요.
A. 모두 사용하겠죠. 집에 하나 정도씩은 있을 겁니다.
Q. 회사 목표가 따로 있나요?
A. 회사 비전은 'to expand people’s experiences (사람들의 경험을 확장하는 것)'입니다. 사람 경험을 확장하는 게 저희 비전이고요. 제 철학이기도 합니다만 삶이 너무 제한적이잖아요. 이 세상에 저희가 있는 시간은 짧으니까요. 남는 것은 경험인 것 같거든요. 더 많은 사람들이 더 하고 싶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경험을 더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많은 경험을 더 싸게 접할 수 있도록 VR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불가능한 경험도 제공하고요. VR 콘서트는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눈앞에서 보는 경험인데 실제로 불가능한 경험이잖아요. 10년 전에 친구들과 사업하고 카카오 다녔을 때나 그때는 그 시절이 영원할 줄 알았거든요. 지금은 40대니까 새로 느껴지는 것이 있습니다. 제가 열심히 에너지 있게 일할 수 있는 시간도 무제한은 아니라는 거죠.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