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수영만 요트 경기장 재개발 사업 투시도.  /부산시 제공
8일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수영만 요트 경기장 재개발 사업 투시도. /부산시 제공
부산시가 10년 가까이 표류한 수영만 요트 경기장 재개발 방안을 내놨다. 전시·문화 공간 중심의 이기대공원 개발 방안을 발표하는 등 지역 관광 자원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부산시는 마리나 기능 강화와 친수공간 조성을 중심으로 한 ‘수영만 요트 경기장 재개발 민간투자 사업’을 재추진한다고 8일 발표했다. 이를 위해 사업 시행사인 아이파크마리나의 실시협약 변경안을 제출했다. 부산시는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됐던 사안을 대부분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업은 아이파크마리나와 부산시가 2014년 3월 실시협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사업 부지 내 호텔 위치와 인근 주민의 조망권 침해 주장, 공공성 결여 등의 이유로 반대에 부딪히며 좌초 위기를 겪었다.

1986년 수영만 요트 경기장이 준공된 뒤 시설이 노후함에 따라 최근 들어 많이 늘어난 요트 관광 수요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날 시가 내놓은 실시협약에는 크게 △공공성 확보 △마리나 기능 강화 △민원 사항 반영 등으로 요약된다. 23만4516㎡ 부지에 1410억원을 들여 24시간 개방된 문화복합시설을 건립할 예정이다. 논란이 됐던 호텔 사업은 제외하고 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개방형 공간을 조성한다. 수변 보행로를 설치해 갈맷길과 연결, 해운대에서 광안리로 이어지는 거점으로 조성할 전망이다.

요트 대형화를 반영한 해상 계류장을 설치하고 요트 클럽하우스 기능도 강화한다. 호텔 건립이 빠지면서 높이 14.6m의 저층 연속 건축물이 지어진다. 사업 추진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조망권 침해 논란에서 자유로워진 것이다. 박근록 부산시 관광마이스국장은 “공공성 확보와 난개발 논란 등을 대부분 해결한 안건”이라며 “내년 착공할 수 있도록 관련 행정 절차를 신속하게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요트 경기장이 완성되면 해운대와 광안리 해수욕장을 잇는 주요 관광 거점이 만들어진다. 2030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에 앞서 지역 관광 인프라를 두텁게 쌓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는 지난달 이기대공원을 일본 나오시마 미술관과 덴마크 루이지애나 현대미술관 등을 본떠 개발하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숲길 곳곳에서 다양한 전시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안을 제시했다. 이외에도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글로벌 지식재산(IP) ‘태양의서커스’를 내년부터 부산 상설 공연으로 추진하고, 해외 유명 미술 브랜드를 부산으로 유치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하나의 도시 안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개편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