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에 어려움을 겪어 ‘민관합동 건설투자사업(PF) 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한 사업 규모가 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비 증가, 규제, 금리 인상 등으로 사업성이 악화한 프로젝트다.

MICE·역세권개발·산단…20조원 사업조정 속도 낸다
국토교통부는 8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민관합동 PF 추진 경과 및 향후 계획’을 밝히며 조정을 신청한 34개 사업에 대해 다음달 최종 조정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민관합동 PF 조정위는 2012년 부동산 경기 침체기에 한시적으로 운영된 뒤 11년 만에 부활했다. 당시 일곱 건 중 네 건만 조정이 이뤄졌다.

정부는 최근 주택 공급 부진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확대 등 민간 투자 여건이 악화한 것을 고려해 민간과 공공 사이에 다툼이 있는 건설투자사업을 모두 조율하기로 했다. 이번에 접수한 34건의 사업 규모는 20조원에 달한다.

서울 강서구 마곡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복합단지 개발사업은 4조2000억원으로 규모가 가장 크다. 민간에선 토지이용계획 변경과 의무 주차대수 기준 조정 등을 요청했다.

경기 고양시 CJ라이브시티 사업과 서울 마곡 명소화 부지 개발 등 3조원 규모의 도시개발사업 네 건도 조정 대상이다. 사업자 측에선 사업 기간 연장, 지체상금 면제, 일부 사업 부지의 사업 협약 해제 등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도는 공정성을 해친다는 이유로 조정을 거부했다.

1조5000억원 규모인 인천 검암 플라시아 복합환승센터 사업과 1조6000억원 규모인 경기 김포 한강시네마폴리스 일반산업단지 사업도 조정을 신청했다. 전국 24개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 현장(7조6000억원 규모) 역시 시공사,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지방도시공사 간 공사비 견해차가 커 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정부는 공공에서 우려하는 배임 등의 법적 문제를 막기 위해 감사원의 사전컨설팅을 통해 조정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위원회는 지난 2일 1차 실무위원회에서 우선 검토한 15개 사업과 함께 나머지 19개 사업도 다음달까지 조정안을 마련해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