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대 대신 양손에 잡은 태블릿PC를 돌리자 자동차가 매끄럽게 회전했다. 기어비를 실시간으로 높여 태블릿을 약간만 꺾어도 자동차가 날렵하게 움직이도록 조정하는 것도 가능했다. 물리적 연결 없이 전기신호만으로 바퀴 방향을 바꾸는 HL만도의 ‘스티어 바이 와이어(Steer by Wire·SbW)’ 기술 덕분이다. 회사 관계자는 “SbW가 적용된 차에선 운전대 위치를 바꾸고 나아가 운전대 자체를 없애는 것도 가능해진다”며 “자율주행 시대 차량의 실내 거주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솔루션 기업 HL만도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강원 인제 스피디움 서킷에서 ‘스티어링 트랙 데이’를 개최했다. HL만도의 최첨단 기술을 외부에 소개하고 참가자가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한 행사다.

HL만도는 이번 행사에서 SbW, 후륜조향(RWS), 전자식 브레이크(EMB) 등 다양한 기술을 공개했다. SbW가 적용된 차의 조수석에 참가자를 태우고 프로 레이서가 최고 시속 230㎞까지 운전하며 기술의 안전성과 역동성을 체험시켜주는 서킷 택시 이벤트도 진행했다. 전기 장치 오류로 조향에 문제가 생겨도 후륜조향·편제동 기술만으로 차를 응급 제어할 수 있는 ‘페일 오버’ 기술도 관심을 끌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