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주당 100만원이 넘는 이른바 ‘황제주’가 자취를 감췄다. 한때 황제주였던 에코프로, LG생활건강 등도 주가 내리막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산업 성장성과 실적이 차기 황제주를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힘 빠진 증시…자취 감춘 '황제주'
8일 한국거래소에 이날 종가 기준으로 황제주는 없다. 지난 7월 장중 153만9000원까지 오르며 황제주 반열에 등극한 에코프로는 이날 14.20% 급락한 73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점 대비 반토막 난 수준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LG화학, 엔씨소프트, LG생활건강,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황제주 자리를 유지했다. 주가가 오른 만큼 실적을 내지 못하면서 황제주 자리에서 내려왔다. 액면분할을 통해 스스로 황제주 자리에서 내려온 종목도 있다. 삼성전자, 오뚜기, 롯데칠성, SK텔레콤 등은 주당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액면분할을 통해 소액투자자가 쉽게 투자할 수 있는 국민주로 변신했다.

황제주에 올랐던 종목 중에 주가 하락률이 가장 큰 종목은 LG생활건강이다. LG생활건강은 과거 최고점 대비 80% 이상 떨어졌다. 엔씨소프트(-75.04%), LG화학(-54.47%), 삼성바이오로직스(-29.06%) 등도 하락폭이 컸다. 이재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황제주의 부진은 결국 펀더멘털 때문”이라며 “실적이 개선되는 모멘텀이 있어야 투자심리가 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황제주에 올라갈 수 있는 1순위 후보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꼽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 목표주가를 100만원 이상으로 제시한 증권사가 10곳에 달한다. 바이오 업황 개선과 기술 혁신 등으로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