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75달러 선으로 '뚝'…G2 수요 감소 우려 [오늘의 유가]
美원유 재고 급증·中무역 지표 악화
유가 2% 하락…7월 중순후 최저


국제 유가가 2% 넘게 하락했다. G2(세계 주요 2개국)인 미국과 중국의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04달러(2.6%) 급락한 75.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2월물은 전날보다 2.07달러(2.5%) 하락한 79.54달러에 마감했다.

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모두 7월 중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WTI는 전날 80달러선이 무너졌는데 이날 75달러선으로 주저앉았다. 이틀간 하락률은 6.8%에 달했다.

국제 유가는 세계 경제를 이끄는 미국과 중국에서 원유 수요 감소가 예상되면서 하락했다. 글로벌 원유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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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 애널리스트들은 고객에게 보낸 메모에서 "시장은 중동 지역의 공급 차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보다는 원유 수급 균형 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석유협회(API)는 지난주 원유 재고가 1190만배럴 증가했다고 전날 늦게 발표했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최대 규모다. 시장에서는 3만배럴 감소했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FTXM의 루크만 오투누가 매니저는 "재고의 급증은 다양한 요인이 있을 수 있다"며 "이번 보고서는 수급 균형에서 수요 우려를 더욱 부각했다"고 분석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원유 재고 자료는 애초 이날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시스템 업그레이드'로 인해 다음 주로 연기됐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15일에 2주 치의 자료가 나올 예정이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에서도 수요 전망이 악화하고 있다.

중국 관세청(해관총서)에 따르면 10월 무역흑자는 565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823억3000만달러 흑자를 밑돈다.
WTI 75달러 선으로 '뚝'…G2 수요 감소 우려 [오늘의 유가]
또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에서도 소매 판매가 감소해 수요 약세와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유가 폭락은 두 가지를 반영하고 있다"며 "중국 지표 악화로 세계 경제가 벽에 부딪힐 것이라는 우려와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의 전쟁이 공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조만간 휘발유에 대한 수출 금지를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속한 산유국이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니콜라이 슐기노프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일부 등급의 휘발유 수출 금지 해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9월 자국 내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기업들의 디젤 및 휘발유의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지난달 일부 규제를 완화해 송유관(파이프라인)을 통한 경유 수출을 허용했지만, 휘발유 수출에 대한 조치는 그대로 유지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