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SNS에 올린 '피스 포 파리'
파리 테러 추모 상징으로 떠오르며
세계적 인기 얻은 佛 아티스트
2020년 쉐이크쉑 한국 1호점에
일상의 소중함 다룬 벽화 그려
"내 그림은 누구나 이해하고 공감"
그로부터 4년이 흐른 2020년 7월. 쉐이크쉑은 다시 한번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았다. 이번엔 매장 한쪽에 벽에 걸린 대형 작품 때문이었다. 여러 사람들이 버거와 콜라를 먹는, 평범하기 그지 없는 그림이었다.
버거 가게에 버거 먹는 그림이 걸린 것에 관심이 쏟아진 이유는 장 줄리앙 때문이었다. 미국 뉴욕타임스와 영국 가디언 등 세계의 유수 언론들이 앞다퉈 주목해야 할 그래픽 디자이너로 꼽은 작가다.
그림 한 장으로 무명에서 스타로
‘이런 건 나도 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줄리앙을 세계적 스타로 만들어 준 건 2015년 인스타그램에 올린 그림 한 장이었다. 파리 에펠탑과 평화를 상징하는 ‘피스 마크’를 합친 그림.
그해 11월 13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 조직원들은 파리 시내와 인근의 축구장과 공연장 식당 등에서 총기 난사와 자살 폭탄 공격을 감행했다. 줄리앙은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테러 소식을 접하고 3분 만에 ‘피스 포 파리’라는 그림을 그렸다.
줄리앙이 인기 있는 이유는 바로 이거다. 그림체는 단순하지만 그 속에 담긴 아이디어와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총에 맞서 펜을 들고 있는 그림으로 무장 이슬람교를 비판하고, 때로는 바로 옆에 살을 맞대고 있는데도 각자 핸드폰을 쳐다보느라 정신 팔린 커플 그림으로 ‘현대인의 집중력 중독’을 비꼰다. 한 장의 그림이 바로 한 편의 ‘블랙 코미디’인 셈이다.
대학 다 떨어지고 간 게 행운
줄리앙의 꿈이 처음부터 디자이너였던 건 아니다. 그는 원래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싶었다. 여러 학교에 지원했지만 모두 떨어졌다. 그 때 딱 하나 붙은 게 바로 프랑스 캥페르에 있는 미술학교 르 파라클레였다. 그곳에 줄리앙은 그래픽 디자인 전공 신입생으로 들어갔다.
일상을 빼앗긴 사람들에게 일상을
쉐이크쉑 한국 1호점에 설치된 그림도 마찬가지다. 그림 속 사람들은 혼자 햄버거를 먹기도 하고, 옆 사람과 아이스크림을 나눠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전화를 받기도 하고, 누군가를 만나 행복한 미소를 짓기도 한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