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화장품 부진…내년도 불투명"
증권사들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췄다. 패션과 화장품 부문에서 사업성 악화로 3분기 실적이 부진했고, 신규 브랜드 출시에 따른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내년도 뚜렷한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올해 3분기 연결 매출은 315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9% 줄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75% 하락한 60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크게 밑돌았다. 의류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비 83.6% 줄어든 34억원, 화장품 부문은 4% 하락한 46억원이었다.

9일 신한증권(2만3000원→1만7000원), 메리츠증권(2만6000원→2만5000원) 대신증권(2만8000원→2만5000원), KB증권(2만4000원→2만2000원), 삼성증권(2만1000원→1만7000원) 등은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대한 목표주가를 낮췄다. 대체로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지만, 삼성증권은 '중립'으로 하향했다.

최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요 패션 브랜드가 이탈했고, 입국 여행객 수 증가에 따른 화장품 매출 회복도 기대치를 크게 빗나갔다"고 분석했다. 이어 "고가보다 저가를 선호하는 소비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며 "신세계 인터내셔날의 실적을 받쳐주던 고가 수입 브랜드들의 내년 매출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는 신규 브랜드 출시에 따른 비용 증가로 4분기에도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박현진 신한증권 연구원은 "현재 신규 화장품과 4개의 해외 수입 브랜드를 새로 출시한 상황"이라며 "당장 출점과 홍보 비용이 증가해 이익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그는 "이미 종료된 브랜드의 할인판매가 마무리되면 비용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성장 잠재력 높은 브랜드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어 화장품 부문의 중장기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는 전망도 나왔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화장품 브랜드를 선보이고 해외 유명 브랜드의 라이선스(판매 및 생산 권리)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며 "내년 1분기 이후 주가 반등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다"며 "주가는 올해 4분기를 저점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