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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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 소송 2심에 돌입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결혼생활이 이런 식으로 막을 내려 참담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 관장은 이날 법원에 직접 출석했다.

9일 노 관장은 서울고등법원 가사 2부(부장판사 김시철)에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첫 변론준비기일에 출석해 "오랜 30여년간의 결혼생활이 이렇게 막을 내리게 돼 참담하다"며 "가족의 일로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노 관장은 "저희 사건으로 인해 가정의 소중한 가치가 법에 따라 지켜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과 아트센터 나비 간의 퇴거 소송이나 이혼 위자료·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취임 첫해였던 1988년 9월 청와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그러던 2015년 최 회장이 혼외자가 있음을 밝힘과 동시에 이혼 의사를 드러내면서 두 사람의 이혼 소송전에 불씨가 붙었다.

2017년 조정이 실패하자 최 회장은 2018년 7월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노 관장도 2019년 12월 맞소송(반소)을 냈다.

1심을 맡은 서울가정법원은 지난해 12월 노 관장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며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을 내렸다. 다만 노 관장이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중 50%를 요구한 것은 "기여분이 없다"며 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노 관장 측은 즉각 항소했고, 11개월 만에 항소심 첫 변론준비기일이 열렸다.

한편 양측의 소송 전선은 계속해서 넓어지는 모양새다. 노 관장은 올 3월 최 회장의 동거인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3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5월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 입주한 아트센터 나비 미술관을 상대로 건물을 비워달라는 소송을 내기도 했다. 양측은 어제 조정 기일을 가졌지만, 합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노 관장 측은 "미술관의 가치와 근로자의 이익을 고려할 때 퇴거는 어렵다"며 "이혼을 한다는 이유로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