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매출은 광고 수입 감소로 9%↓…놀이공원 사업이 실적 견인
디즈니, 분기 순이익 예상치 상회…"비용절감 10조원 달성 순항"(종합)
미디어·콘텐츠 업계의 '공룡'으로 불리는 월트디즈니컴퍼니(이하 디즈니)가 지난 분기 월가의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디즈니는 8일(현지 시각) 미 증시 마감 후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서 지난 7∼9월 분기(회계 연도상 4분기) 순이익이 2억6천400만달러(약 3천462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1억6천200만달러)보다 63% 증가했다고 밝혔다.

주당순이익은 0.82달러로,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 0.7달러를 넘어섰다.

매출은 212억4천100만달러(약 27조8천575억원)로, 작년 동기(201억5천만달러)보다 5% 증가했다.

다만 매출은 월가의 평균 예상치(213억3천만달러)에는 조금 못 미쳤다.

매출 효자로는 테마파크(놀이공원)를 포함한 체험 사업 부문이 꼽혔다.

이 부문 매출은 81억6천만달러(약 10조7천18억원)로, 작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미국의 디즈니 크루즈와 중국 상하이, 홍콩 등에 있는 테마파크 입장객이 늘어난 데다 올해 티켓 가격을 인상한 영향이 컸다.

전통적인 미디어와 스트리밍 플랫폼을 포함하는 엔터테인먼트 사업 부문은 TV 방송 매출 감소로 부진한 실적을 냈다.

TV 네트워크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9% 줄어든 26억2천800만달러(약 3조4천466억원)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ABC 네트워크 등 TV 방송에 광고 수입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리밍 플랫폼은 디즈니플러스(+)가 3개월간 가입자 약 700만명을 추가해 핫스타를 포함한 총가입자 수가 1억5천20만명이 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1억4천800만명)보다 많은 수치다.

특히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을 포함해 '엘리멘탈', '인어공주', '가디언즈오브갤럭시 Vol.3' 등 주요 스튜디오와 오리지널 콘텐츠가 가입자를 확보하는 데 기여한 주요한 타이틀로 언급됐다.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실적발표 후 이어진 어닝 콜에서 '무빙'에 대해 "놀라운 히트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무빙'은 한국을 비롯한 일본, 홍콩, 대만, 동남아시아 등 디즈니+ 아태지역에서 공개 첫 주 글로벌과 로컬 콘텐츠를 통틀어 최다 시청 시리즈에 등극했으며 전 세계 디즈니+와 미국 훌루(Hulu)에서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중 가장 많이 시청한 작품에 올랐다.

스트리밍 영업 손실은 3억8천700만달러(약 5천76억원)로, 1년 전의 14억7천만달러(약 1조9천279억원)에서 큰 폭으로 줄었다.

디즈니, 분기 순이익 예상치 상회…"비용절감 10조원 달성 순항"(종합)
아이거 CEO는 "이번 분기 실적은 지난 한 해 동안 우리가 이룬 상당한 진전을 반영한다"며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있지만, 이런 노력이 우리가 수습의 시기를 넘어 우리 사업을 다시 구축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우리가 수행한 중요한 구조조정과 비용 효율화 작업으로 단단한 토대가 더욱 강화됐다"며 "우리는 약 75억달러(약 9조8천362억원)의 비용 절감을 달성하는 궤도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스트리밍 사업의 수익성 확보, ESPN의 최고 스포츠 플랫폼 구축, 영화 스튜디오의 경제성 개선, 공원·체험 사업의 성장 가속화 등 4가지 기회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창출하고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실적 발표 후 디즈니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3% 넘게 올랐다.

아이거 CEO는 2005년부터 약 15년간 디즈니를 경영한 뒤 2020년 퇴직했다가 지난해 11월 다시 복귀해 침체에 빠졌던 디즈니의 과감한 구조조정과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