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인상? 의미없다"…주가 바닥기는 한전·가스공사
오늘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이 인상됐지만 한국전력 등 에너지 공기업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아쉬운 인상폭이 주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현실화 여부가 향후 주가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9일 한전은 전 거래일보다 2.55% 떨어진 1만71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정부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안을 밝히면서 주가가 2.32% 올랐지만 상승폭을 반납했다. 가스요금이 동결되면서 한국가스공사도 전날에 이어 1.07% 하락했다.

정부는 4분기 산업용 전기요금을 ㎾h당 평균 10.6원(6.9%) 인상했다. 주택용과 소상공인·중소기업용 전기요금, 가스요금은 동결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어 대대적인 공공요금 인상이 어려웠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인상으로 한전은 올해 4000억원의 추가 수익을 얻을 것으로 집계된다.

문제는 한전의 재무구조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점이다. 2021년 이후 한전의 누적 적자는 47조원 수준이다. 가스공사의 미수금도 현재 15조원까지 불어났다.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전기와 가스를 판매하는 역마진 구조가 원인이다.

소액주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한전과 가스공사의 종목 토론방에는 "원가 만큼도 (요금을) 못받게 하니, 정부가 개인들 주식 매수해라", "여론이 전기료에 몰려있다, 가스공사 주주 무시하냐" 등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내년부터 주가 반등의 기회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우호적 태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과 내년에 온기로 반영되면서 매출액 증가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도 7일(현지시간) 80달러 선이 깨지는 등 하락세인 만큼 역마진 구조는 한동안 개선될 전망이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