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오늘 "공매도 금지를 시장조성자에게까지 적용할지 검토하고, 전산시스템 도입도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로 한국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는 165개의 글로벌 IB와 운용사가 모인 투자기관협회,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는데요.

이 협회는 이미 지난해 한국의 공매도 전면 재개를 요청한 적이 있는데 이번 공매도 전면 중단 발표는 정치적 결정이었다며 글로벌 투자자금의 유출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조연 기자입니다.



<기자>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아시아증권협회) 린든 차오 총괄은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믿기 어려웠다며, 한국 시장 스스로에게 좋지 않다고 강조합니다.

[린든 차오 ASIFMA 주식 부문 총괄 : 솔직히 미친 짓이죠. 지금 회원사들은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한국은 정책이 시장에 가장 이익이 되는 방향보다 거리 위 시위로 추진되는 매우 독특한 시장입니다. 진심으로 우리는 이번 조치가 한국 시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차오 총괄은 글로벌 시장의 공통적인 고민은 바로 '유동성'이며 공매도가 유동성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매수와 매도 중 한 쪽만 일방적으로 막는 조치는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가격 안정성을 해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아시아증권협회는 앞서 지난해 한국 자본시장 백서를 발간하며 공매도 전면 재개를 권고한바 있습니다.

또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 중 하나로 규제 불확실성을 꼽았는데, MSCI 선진지수 편입 전제 조건으로 공매도 전면 재개를 검토해오던 한국이 돌연 금지로 전환한 이번 조치도 일례라는 겁니다.

한편, 아시아금융협회는 이번 BNP 파리바와 HSBC 무차입 공매도에 대해서도 "불법적이라 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린든 차오 ASIFMA 주식 부문 총괄 : 우리는 '불법적 무차입 공매도'라는 판단을 거부합니다.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어쩌면 엉성하거나, 기술적 위반을 불러일으킨 잘못된 포지션이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악의적이고 의도적인 무차입 공매도는 아닙니다.]

이에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글로벌 IB 측에서 이의를 제기한 부분이 있다"면서, "시스템 상 차이로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우리는 우리 법 규정을 따르는 것이며 최종 판단에 충분한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차오 총괄은 공매도 전면 금지로 많은 투자전략들이 실행되기 어려워지게 되면, 다수의 해외 기관들이 거래 제한을 이유로 한국 시장을 외면할 것이며 결국 그에 따른 고통은 개인투자자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린든 차오 ASIFMA 주식 부문 총괄 : 많은 투자자들이 자금 유출을 걱정하시는데, 이번 조치는 그 유출을 가속화할 뿐입니다. 통제하려 할 수록 더 달아날 겁니다. 비생산적인 조치죠.]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


조연기자 ycho@wowtv.co.kr
[단독] "공매도 금지는 정치적 결정...韓 소탐대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