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차·기아의 출고 대기 기간이 지난해 말 대비 크게 줄어들었다. 부품 수급 개선으로 생산이 원활해진 데다 고금리 등으로 차량 구매 심리가 위축되면서 차량 인도가 빨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현대차·기아 11월 납기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출고 대기 기간이 1년에 달했던 제네시스 GV60과 GV70 전동화 모델은 이달 기준 3주~1개월이면 인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말 10개월을 기다려야 인도 받을 수 있었던 제네시스 대표 세단 G80도 지금은 2~3주면 받을 수 있다.

현대차 인기 차종인 그랜저 2.5 가솔린의 이달 평균 출고 기간은 3주~1개월이다. 이 모델은 지난해 말 출시 직후 사전계약자가 몰리면서 한때 8개월까지 출고 대기가 밀렸다. 신형 아반떼(더 뉴 아반떼)와 쏘나타 2.0 가솔린 모델은 이달 평균 출고 대기 기간이 2개월로 집계됐다. 기아 중형 세단 K5 가솔린 모델은 3주면 출고 가능하다.

전기차 출고도 빨라졌다. 아이오닉5 1개월, 아이오닉6 3주, 아이오닉5 N 1개월, EV6 3주 정도다. 아이오닉6의 경우 지난해 말 18개월을 기다려야 했지만 크게 단축됐다. 수소차인 넥쏘의 경우 2주면 출고된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하이브리드차 역시 출고 대기 기간이 많이 줄었다.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 가솔린과 디젤 모델 모두 3주~1개월이면 받을 수 있다. 신형 싼타페(디 올 뉴 싼타페) 가솔린 모델은 2~3개월, 쏘렌토(더 뉴 쏘렌토) 가솔린 모델 2~3개월 정도다.

신형 싼타페 하이브리드(10~12개월)와 쏘렌토 하이브리드(12개월)의 경우 여전히 긴 대기가 필요하지만, 지난해 말 출고 대기가 18개월 이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6개월가량 줄어든 것이다. 디 올 뉴 코나는 한 달 안에 받을 수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올 여름을 기점으로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이 상당 부분 개선되면서 생산이 원활해진 영향이 크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최근 열린 3분기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부품 공급 문제가 개선되고 유연한 생산체계를 통해 시장에 면밀히 대응했다"고 말했다.

대출 금리가 오르고 경기 침체 조짐이 나타나면서 신차 수요가 위축된 것도 출고 대기 기간을 앞당기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출고 대기 기간이 짧아진 것은 물론 일부 비인기 차량의 경우 재고 쌓이는 것을 걱정해야 할 정도"라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전기차 등은 빠르게 인도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