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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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전기수직 이착륙 항공기(eVTOL) 인증을 획득한 중국 도심항공교통(UAM) 회사인 이항이 2년여만에 또다시 미국 공매도 공격으로 주가가 12% 폭락했다. 이항은 해당 보고서가 허위 정보라고 반박했지만, 당분간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서 이항 주가는 전날보다 6.5% 하락한 13.08달러에 마감했다. 이항 주가는 지난 7일 미국 공매도 투자회사인 힌덴버그리서치가 이항 관련 보고서를 발표한 후 12% 넘게 폭락했으며 이날까지 크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힌덴버그리서치는 이번 보고서에서 이항이 발표한 선주문 1300대 가운데 92%가 '죽거나 버려진' 거래라고 지적했다. 특히 주문 건수의 74%인 약 1000대는 이항이 기업공개(IPO) 전 투자사인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와 체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주문은 2016년에 이뤄진 것이라 6년이 지난 현재 큰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또한 힌덴버그리서치는 이항이 취득한 형식인증서에는 수많은 비행 제한 사항이 있는데, 회사가 투자자에 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고도 비판했다. 이항은 지난달 13일 중국 민용항공국으로부터 자율주행 2인승 드론인 EH216-s에 감항성(안전한 비행을 하기 위한 신뢰성) 인증받았다고 발표했다.

이항은 즉각 반발했다. 이항은 7일 성명을 내고 "힌덴버그 리서치가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허위 정보와 잘못된 해석이 담겨 있다"며 "회사의 과거 누적 주문 및 예약 주문은 서명된 계약을 기반으로 하고, 이항의 혁신적인 eVTOL 제품에 대한 고객 관심과 수요를 실제로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주문은 고객 요청에 따라 규제 당국의 승인을 획득한 후 납품될 예정"이라며 "신규 주문을 포함해 앞으로 관련된 업데이트를 수시로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성명에도 논란이 지속되자 이항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후화즈도 다음날 성명을 냈다. 그는 "나는 창립자이자 회장이나 CEO로서 투자자들과 대중이 루머와 허위 정보에 현혹되지 않도록 방지해야 할 책임을 지고 있다"며 "루머를 극복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우수한 영업 및 재무적 성과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항은 중국 대표 UAM 업체로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안전 승인 획득도 추진하는 등 빠른 행보를 보여왔다. 이에 이항 주가는 1년 전보다 240% 넘게 오르고, 올해만 40% 가까이 상승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로 이항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중국 대표 UAM인 이항이 사기 논란에 휩싸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특히 지난 2021년 2월 미국 투자정보업체 울프팩리서치는 이항에 대한 보고서를 내고 생산공장이 사실상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고 가짜 판매 계약과 허위광고를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에 당시 이항 주가는 63% 폭락했다. 이항이 곧바로 박 성명을 내면서 주가는 회복했다. 이번 공매도 보고서는 2년 전만큼 이항 주가에 큰 충격을 주지 않았지만, 반박 자료 이후에도 크게 회복되지 않는 모습이다.

한편 힌덴버그리서치는 지난 2020년 미국 전기차 업체 니콜라의 사기 행각이 담긴 보고서를 내고 공매도로 큰 수익을 올린 행동주의 펀드다. 올해 1월에는 인도 갑부 아다니 그룹의 분식 회계 의혹 등을 제기하기도 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