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전기요금 구성항목까지 국민이 알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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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목별 전기요금 따로 발표
조금씩 여러번 올리기 '꼼수'
이슬기 경제부 기자
조금씩 여러번 올리기 '꼼수'
이슬기 경제부 기자
“지난달에 올린 전기요금은 뭐고 이번에 또 올린 전기요금은 뭐야?”
한국전력을 취재한다는 얘길 주변 지인에게 하면 최근 이런 질문이 자주 돌아온다. 전기요금 인상 관련 뉴스가 줄지어 나오는데 너무 복잡해서 당최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전기요금 구성 항목은 총 네 개다.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이다. 각 분기 직전마다 수입 연료의 가격 변동을 요금에 반영해 연료비조정요금을 ±5/㎾h원 내에서 조절하고, 나머지 요금을 상황에 따라 조절한다. 그런데 얼마 전까지는 국민들이 전기요금 항목까지 알 필요는 없었다. 이전에는 전기요금을 인상할 때 주택용인지 산업용인지 등에 따른 인상폭만 달랐을 뿐 용도별 내 전기요금의 구성 항목을 각각 다른 시점에 올리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들어선 항목별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따로 발표하는 일이 잦아졌다. 3월 말 2분기 연료비조정단가를 ‘5원 인상을 유지한다’고 발표해 놓고는, 한 달 반이 지나서인 5월 15일 전력량요금을 또다시 올린 게 대표적이다. 이번 4분기 역시 9월 말 연료비조정단가를 5원 인상을 유지한다고 발표한 뒤 지난 8일 산업용(을) 전력량요금만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전력량요금 인상만 따로 늦게 발표하는 것을 두고 8일 전기요금 인상을 주제로 한 백브리핑에선 “총선 눈치 보기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나왔다. 한 번에 많이 올리면 표심에 악영향을 주니 찔끔찔끔 자주 올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전력량요금은 언제 인상해야 한다는 규칙이 없으므로 늦어진 게 아니다”고 답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전기요금은 항목별로 따로 인상한 적이 없다. 올 들어 유독 전기요금 인상을 항목별로 따로 하기 시작한 건 그저 우연이란 뜻인가.
국민 입장에선 전기요금 뉴스를 분기에 한 번 맞닥뜨리는 것도 피로하다. 그런데 분기에 두 번씩, 그것도 복잡한 항목까지 들어가며 봐야 하는 형편이다. 그럼에도 전기요금 인상이 시장에 제대로 된 가격 신호도 못 주고 있다. 지난 8월 유독 무더웠다고는 하지만 전기 사용량이 역대 여름 중 최대치를 기록한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전기요금을 어차피 올릴 수밖에 없다면 국민에게 이해를 구하고 단순하고 효과적으로 올리는 게 낫지 않을까. 적절한 가격 신호를 준다면 전기 사용량도 줄이고 한전의 정상화도 더욱 앞당겨질 것이다.
한국전력을 취재한다는 얘길 주변 지인에게 하면 최근 이런 질문이 자주 돌아온다. 전기요금 인상 관련 뉴스가 줄지어 나오는데 너무 복잡해서 당최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전기요금 구성 항목은 총 네 개다.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이다. 각 분기 직전마다 수입 연료의 가격 변동을 요금에 반영해 연료비조정요금을 ±5/㎾h원 내에서 조절하고, 나머지 요금을 상황에 따라 조절한다. 그런데 얼마 전까지는 국민들이 전기요금 항목까지 알 필요는 없었다. 이전에는 전기요금을 인상할 때 주택용인지 산업용인지 등에 따른 인상폭만 달랐을 뿐 용도별 내 전기요금의 구성 항목을 각각 다른 시점에 올리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들어선 항목별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따로 발표하는 일이 잦아졌다. 3월 말 2분기 연료비조정단가를 ‘5원 인상을 유지한다’고 발표해 놓고는, 한 달 반이 지나서인 5월 15일 전력량요금을 또다시 올린 게 대표적이다. 이번 4분기 역시 9월 말 연료비조정단가를 5원 인상을 유지한다고 발표한 뒤 지난 8일 산업용(을) 전력량요금만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전력량요금 인상만 따로 늦게 발표하는 것을 두고 8일 전기요금 인상을 주제로 한 백브리핑에선 “총선 눈치 보기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나왔다. 한 번에 많이 올리면 표심에 악영향을 주니 찔끔찔끔 자주 올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전력량요금은 언제 인상해야 한다는 규칙이 없으므로 늦어진 게 아니다”고 답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전기요금은 항목별로 따로 인상한 적이 없다. 올 들어 유독 전기요금 인상을 항목별로 따로 하기 시작한 건 그저 우연이란 뜻인가.
국민 입장에선 전기요금 뉴스를 분기에 한 번 맞닥뜨리는 것도 피로하다. 그런데 분기에 두 번씩, 그것도 복잡한 항목까지 들어가며 봐야 하는 형편이다. 그럼에도 전기요금 인상이 시장에 제대로 된 가격 신호도 못 주고 있다. 지난 8월 유독 무더웠다고는 하지만 전기 사용량이 역대 여름 중 최대치를 기록한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전기요금을 어차피 올릴 수밖에 없다면 국민에게 이해를 구하고 단순하고 효과적으로 올리는 게 낫지 않을까. 적절한 가격 신호를 준다면 전기 사용량도 줄이고 한전의 정상화도 더욱 앞당겨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