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불법파업조장법’이라고 비판받는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과 ‘방송3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다음주부터 유튜브를 통해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를 포기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했지만, 온라인을 통해서라도 이들 법안의 부당성을 알리겠다는 취지다.

김성원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장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법의 부당함을 알리고자 대국민 보고를 위한 필리버스터를 하겠다”며 “(개정안이) 왜 정쟁을 유발하는지, 왜 악법인지, 국민에게 어떤 피해가 발생하는지 소상히 설명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당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를 통해 필리버스터에 나설 계획이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른소리에서 생방송으로 해도 좋고 국회 스튜디오에서 영상을 제작해 보내줘도 좋다”며 “(본회의 필리버스터에 참여할 예정이던) 의원 60명을 기준으로 하되 희망하는 의원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전날 본회의에서 하려던 필리버스터 계획을 철회했다. 민주당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 등의 탄핵안을 보고하자 본회의 표결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이 본회의에 보고되면 24시간 이후~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하는데, 필리버스터를 포기하면 본회의가 산회돼 표결이 불가능해진다.

정부와 여당은 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노조법 개정안에 대해 비판 수위를 높였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노조법 개정안은 이미 정치화한 노동조합의 무분별한 파업을 조장하고 산업 현장의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매우 큰 악법”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노조법 개정안과 방송3법에 대해 즉각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민주당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통해 국정 운영에 부담을 주려는 것”이라며 “노조법 개정안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계속 요구해 온 것으로, 밀린 숙제를 하기 위해 무리하게 예산 심사를 뒤로 미뤄가면서 통과시켰다”고 지적했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도 이날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열린 ‘제37회 섬유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최근 국회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이 현장에 적용되면 어렵게 쌓아온 노사관계의 토대를 뿌리째 흔들 수 있다”며 “산업현장의 무분별한 파업을 야기해 우리 경제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밝혔다.

양길성/이슬기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