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격에 시스템 차단…시드니·멜버른 등 터미널 사흘째 운영 중단
호주 2대 항만사 사이버 공격 당해…주요 항구 터미널 폐쇄
호주에서 두 번째로 큰 항만회사가 사이버 공격을 당하면서 호주 내 주요 항구 터미널들의 운영이 사흘째 중단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DP월드 호주법인(DP월드)은 지난 10일 알 수 없는 사이버 보안 공격을 받았고, 이를 감지한 DP월드는 즉시 인터넷 연결을 끊었다.

이 대응 덕에 네트워크에 대한 무단 침입은 차단했지만, DP 월드의 시스템 역시 중단되면서 회사가 운영하는 항만 터미널도 잠정 폐쇄됐다.

DP월드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항만 운영사로, 호주 법인은 멜버른과 시드니, 브리즈번, 프리맨틀 등에서 컨테이너 터미널을 운영하며 호주 해상 화물의 40%를 처리하는 호주 2대 항만 회사다.

이와 관련, DP월드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으로 개인 정보 등 주요 데이터가 유출됐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며 "민감한 화물들을 먼저 식별하고 찾아내기 위해 정부 등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과 협력해 항구에서 육상 화물 운영을 재건하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정상 운영 재개를 위해 24시간 내내 작업하고 있으며 필수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컨테이너 터미널들이 언제 정상 운영될 수 있을지는 밝히지 않았다.

호주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클레어 오닐 내무부 장관은 호주 연방 경찰(AFP)이 사건 조사를 시작했다며 "정부가 사이버 사고에 대한 대응을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의 국가 사이버 보안 담당관인 대런 골디는 DP월드의 터미널 운영 중단이 며칠 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 안팎에서 물류 이동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호주 항만청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터미널 폐쇄는 DP월드가 운영 중인 터미널에만 국한된 것이라며 "다른 터미널은 정상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호주는 지난해 2위 이동통신사 옵터스와 최대 건강보험회사 메디뱅크가 해커 집단의 공격으로 개인정보가 대거 유출되는 등 각종 사이버 범죄에 시달리고 있다.

호주 사이버보안센터(ACSC)는 호주에서 랜섬웨어 등을 이용한 사이버 범죄가 7분에 한 번꼴로 발생하고 있다며 호주의 낡은 시설과 부족한 기술 인력으로 사이버 보안이 취약해 해킹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