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입장하며 청년 새마을 지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입장하며 청년 새마을 지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새마을운동을 바탕으로 과거 고도성장의 대한민국을 다시 만들어내고, 그 영광을 재현하자”고 말했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을 주도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위대한 지도자’라는 표현을 썼다. 지난 7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박정희 시절 배울 점을 국정 운영에 반영하고 있다”고 밝힌 연장선이다. 정치권에서는 “‘박정희 향수’를 불러일으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움직임에 흔들리는 대구·경북(TK) 보수층을 다잡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 ‘청년의 약속’ 선포식에 참석해 “근면·자조·협동의 ‘새마을정신’은 우리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해 성장과 번영의 토대가 됐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그동안의 눈부신 성장과 번영은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세’라는 국민들의 의지와 ‘하면 된다’는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이런 의지와 신념을 이끌어 준 ‘위대한 지도자’도 있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새마을운동정신을 지구촌 곳곳으로 확산해 대한민국을 글로벌 중추 국가로 우뚝 서게 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박정희 대통령 44주기 추도식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정신과 위업을 다시 새기고, 이를 발판으로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도식을 마친 뒤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산책했다. 그로부터 불과 12일 만인 7일에는 박 전 대통령의 대구 사저를 찾아 1시간 넘게 환담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대통령실 안팎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주된 지지 세력인 TK에서의 지지율이 신통치 않다는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여론조사업체 알앤써치가 CBS노컷뉴스 의뢰로 8~10일 전국 성인남녀 102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를 보면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직전 조사(1~3일) 대비 3.4%포인트 하락한 35.7%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TK에서 지지율이 42.2%로 전주 대비 15.7%포인트 떨어졌다.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TK 지역 지지율은 40~50% 수준을 맴돌고 있다. 대통령 취임 직후였던 작년 5월 둘째주(68%)와 비교하면 지지 강도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는 평가다.

한편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12일 발표했다. IPEF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도로 지난해 5월 공식 출범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은 물론 인도 호주 인도네시아 등 14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무역질서 구축과 탈탄소, 반부패 등의 현안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또 이날 박민 KBS 사장 임명안을 재가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