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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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I를 통한 사업계획

많은 직장의 조직장들에게 11월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내년도 사업계획’ 작성이다.
내년도 사업계획은 크게 4가지로 이루어진다.
첫째, 금년도 목표에 대한 성과와 반성이다.
설정된 목표에 대해 무슨 성과를 냈는가를 점검하고 달성율을 중심으로 작성하고, 미진한 목표달성에 대한 사유를 기술한다.
둘째, 내년도 사업과 관련된 환경의 분석이다. 사업 또는 담당하는 직무와 관련하여, 국내외 정세, 산업 동향, 시장과 고객 니즈 변화, 경쟁사 전략 및 실적 등을 분석하여 기회와 위협, 강점과 약점을 파악한다.
셋째, 내년도 사업계획의 방향, 전략, 방안의 결정이다. 전사 사업계획을 기준으로 본부 - 팀으로 이어지는 MBO(Management by Objectives, 목표 관리) 방식의 한 방향 정렬을 가져간다.
넷째, 각 조직의 목표가 결정되는 세부 실행 계획으로 많은 기업들이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핵심 성과 지표)를 작성한다.

KPI 방식의 사업계획 양식은 크게 KPI, 산출근거, 가중치, 전년 실적, 금년 목표, 세부 실행 계획, 담당부서(담당자) 순으로 되어 있다.

KPI 방식의 사업계획 작성의 문제점

HR이나 전략 부서의 구성원이 아니면 KPI(핵심성과지표)에 대한 개념을 알지 못한다.
KPI를 정하라고 하는데, KPI를 알지 못하니까 혼란스러워 한다. 어느 팀은 KPI가 핵심과제이고, 어느 팀은 달성률로 통일하여 작성해 제출한다. 검토하는 조직장도 KPI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나 지시를 하지 못한다. MBO(목표 관리)방식이라면, 팀들의 사업계획 목표를 달성하면 본부의 목표가 달성되고, 본부의 목표가 달성되면 전사 목표가 달성되어야 한다.
하지만, 팀의 사업계획 목표인 KPI가 달성되면 본부 KPI의 목표가 달성된다는 보장이 없다.
KPI가 본부와 팀이 일치하지 않는 경향이 있고, 산출방식, 결과물, 실행계획이 다른 경우가 많다.

A회사의 사업계획 전체를 자문하며 5가지 KPI 방식의 사업계획 작성의 문제점을 확인하였다.

첫째, 전사 핵심과제와 팀 KPI와의 연계이다. 사업계획의 회사 목표는 매출 1조, 당기순이익 800억원으로 명확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R&D, 생산, 영업, 경영관리의 세부 실행 전략과 추진과제는 KPI가 아닌 반드시 해야할 일인 핵심과제였다.
반면, 팀 단위로 작성하는 사업계획은 KPI이기 때문에 핵심과제와 KPI와의 연계성이 떨어진다.
둘째, KPI 도출에 대해 각 팀과 담당자의 이해 부족이다. KPI는 사실 핵심과제, 결과물, KPI 순으로 정하는 것이 옳다. 대부분 직장인이 자신이 하는 일 중 핵심 과제가 무엇이고, 그 과제의 현재 수준과 미래 모습이 무엇인가 물으면 대답을 한다.
하지만, 핵심성과지표가 무엇이냐 물으면 가장 먼저 KPI가 무엇이냐? 의미를 안다면 무슨 일에 대한 KPI냐? 질문할 것이다. KPI를 강조하다 보니 앞 단의 핵심 과제와의 연계 부분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셋째, KPI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성과는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다.
프로야구에서 도로성공회수와 도로성공율은 어떤 차이가 있겠는가? 도로성공횟수에 따라 혜택이 주어지면, 많은 선수들이 기회를 만들어서 뛸 것이다. 공격적 야구가 된다.
하지만 도로성공율로 정하면 실패를 고려하여 신중한 보수적 야구가 된다.
핵심 과제를 수행하는데, KPI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도전적으로 큰 성과를 낼 수도 있고, 보수적으로 안정적 성과를 낼 수도 있다. 결국 조직장이 방향을 정해 결정해줘야 하는데, 지식이나 확신이 없다.
넷째, KPI에 대한 실적관리이다. KPI를 정해놓고 매년 동일 KPI에 대한 기록관리를 해야 하는는데, 핵심과제에 따른 KPI를 지속적으로 가져가지 않고 매년 변경하는 경향이 있어 전년도 실적을 알 수 없는 상황이 된다. 비교 잣대가 없으니 도전적 목표를 정하기도 쉽지 않다.
다섯째, KPI 달성을 위한 세부 실행 계획의 작성은 실행과제 중심으로 될 수밖에 없다.
실행과제, 결과물, 이 결과를 위한 측정 지표가 KPI이다. 세부실행계획은 실행과제의 결과물을 내기 위한 구체적 방안이다. KPI 중심의 실행 계획을 작성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모든 과제는 측정되어야 한다. 사실 측정할 수 있다. 우리가 가장 측정하기 어렵다는 핵심가치도 행동특성을 기반으로 수준별 점수를 달리해 측정할 수 있다.
A사 사례를 보면 핵심가치도 측정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례, A사의 고객만족 측정)
1점: 타인을 존경하고 언제나 회사의 이미지를 보호한다.
2점: 질책 받거나 억울해도 웃음을 띄며 적극적인 자세로 고객과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한다.
3점: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중 자신이 잘못이 아니더라도 공손하게 받아들인다.
4점: 고객입장에서 고객만족을 실현하며, 원칙을 지키고 회사와 고객이 윈-윈 하도록 힘쓴다.
5점: 고객의 요구에 앞서 미리 미리 서비스를 해준다.

KPI기반의 사업계획 보다는 핵심과제 중심의 사업계획 작성이 보다 도전적이고, 객관적이며, 명확하다. 전사 전략과 핵심과제와의 연계도 자연스럽고, 달성의 결과물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조직과 구성원의 이해가 쉽다. 그렇다고 KPI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KPI는 측정지표로서의 중요한 역할이 있다.

조직장의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 사업계획 작성에 있어, 환경 분석, 방향 제시, 목표의 명확화, 무엇을 어떻게, 언제까지,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 전체를 고려하여 성과를 창출하도록 하는 원동력이 조직장이다. 결국 사업계획의 작성과 실행, 나아가 성과도 조직장의 역량 크기에 비례한다.
사업계획 작성에 앞서 전 조직장에 대한 사전 교육이 매우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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