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강국' 러 야망에 제동 건 美…"북극 LNG 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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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미 국무부가 러시아의 대규모 개발 사업인 ‘북극(ARCTIC) LNG-2’에 대해 발표한 제재를 두고 “사실상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이 이 프로젝트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러시아 민간 가스 기업인 노바텍이 전체 프로젝트 지분의 60%를 갖고 있으며,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와 중국천연가스공사(ANPC), 중국해양석유그룹(CNOOC), 일본 미쓰이 및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 컨소시엄 등 외국 투자자 4곳이 각각 10%씩 갖고 있다. 가동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분율에 따라 LNG 10%씩을 가져갈 수 있다.
그러나 지난 2일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도운 기업 등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하며 북극 LNG-2를 추가 제재 대상 명단에 올렸다. 에너지 사업으로 전쟁 자금을 마련하는 러시아를 제지하기 위해서다. 다른 국가들은 이 프로젝트에서 생산되는 LNG를 구매하려면 별도의 라이선스를 받아야 한다. 미국이 거래 종료 기한을 내년 1월 말로 잡은 만큼 외국인 투자사들도 내년 1월 말까지 투자를 마무리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이번 제재가 전 세계 에너지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북극 LNG-2 프로젝트로 내년 초부터 전 세계 LNG 공급이 늘어나면서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해왔기 때문이다. 컨설팅 기업 에너지 에스펙트는 “미 제재가 시장을 압박할 것”이라며 내년 LNG 수급 전망치에서 북극 LNG-2 생산량 전망을 삭제했다.
LNG-2 프로젝트에 투자한 외국계 기업들도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미쓰이는 “제재를 준수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세부사항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토탈에너지도 미 제재의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최근 미 제재에 대해 “사업에 대한 일부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