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동생 박찬경 100년된 美미술관 첫 미디어 전시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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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 이한빛의 아메리칸 아트 살롱
“전쟁은 누군가의 신념이 옳다 그르다를 가리는 곳이 아니예요. 인간이 가장 비참한 형태로 버려지는 현장인데 우리는 곧잘 망각하죠. 그 본질을. 작가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네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왔다는 노부부는 한국의 현대미술작가 박찬경의 ‘소년병’(2017) 앞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앳된 소년이 주인공인 이 사진-영상 작업은 지난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 ‘역사를 몸으로 쓰다’전에서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어른의 것이 분명한 헐렁한 인민복을 입은 소년병사는 (전쟁이고 뭐고) 산에서 이곳 저곳을 쏘다니며 시간을 보냅니다. 책도 읽고 하모니카도 불고, 나무와 풀도 헤집어가면서요. 그러나 영상의 마지막에 피로 얼룩진 옷을 보여주며, 이 모든 행동이 사실은 소년병의 꿈이거나 죽기 전의 상상일지 모른다는 암시를 줍니다.
작품이 발표될 당시로 시계를 돌려볼까요? 그때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늙다리 미치광이’로 부르는 등 한창 긴장관계 였습니다. 아무리 소년이지만 북한 병사를 서정적으로 그린 이 작품을 국가기관에서 전시하는 것이 시끄러웠을 법도 합니다. (웃프게도 현대미술에대한 관심이 크지 않아서인지 별 문제 없이 넘어갔습니다.)
작가는 당시 인터뷰에서 “우리가 북한 하면 강한 이념이나 막강한 권력 이미지를 떠올리는데, 이념적이거나 정치적이지 않게 볼 수 있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를 생각하며 작업했다”고 설명합니다. 사회적 통념이나 미디어를 통해 만들어진 우리의 인식, 냉전의 결과물로 한국사회에 거대하게 자리한 ‘유령’을 박찬경 작가는 늘 작업의 소재로 삼아왔습니다. 100년 역사 미국 대표 국립미술관서 마침내 한국작가의 개인전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의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NMAA· Smithsonian National Museum of Asian Art)은 박찬경의 개인전 ‘모임(Gathering)’을 개최합니다. 지난 10월 7일 시작한 전시는 내년 10월 13일까지 약 1년간 열립니다. 작가 개인적으로는 미국 미술관에서 열리는 첫 개인전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소년병’ 외에도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에서 선보인 ‘늦게 온 보살’, ‘후쿠시마’, ‘모임’ 등 영상과 사진작업을 선보입니다. 지난달 22일 영화상영이벤트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 작가는 장시간 비행으로 다소 피곤한 모습이었지만 관객과의 대화가 잘 마쳤다며 이번 전시에 대해 “놀랍고, 감사한 기회”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잠깐 미술관 이야기를 하자면,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은 미국 정치의 상징으로 꼽히는 내셔널몰에 가장 처음 문을 연 미술관입니다. 철도거물이었던 찰스 랭 프리어가 1905년 대통령인 시어도어 루즈벨트에게 “미국 수도 위상에 걸맞는 미술관을 짓자”며 작품을 기증한 것이 그 시작입니다. 준비를 거쳐 1923년 공식 개관했기에, 올해가 설립 100년입니다. 이를 기념하며 지난 봄 미술관은 100년 기념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합니다. 미술관의 상징인 피콕룸1) 도 재단장 후 오픈했고, 미술관 가운데 자리한 중정도 공사를 마쳤습니다. 미술관은 새로운 100년을 맞아 관객에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선언합니다. (그리고 2025년에는 이곳에서 이건희 컬렉션 순회전이 열릴 예정입니다.) 프리어 기증품을 보면 중국 도자기, 일본 판화의 비중이 높고 한국 컬렉션은 1000점에 못 미칩니다. 한국 컬렉션 중에선 고려청자와 고려불화가 있는데, 그 중엔 전 세계 단 석 점 뿐인 고려 청자 진사 주전자가 있습니다. (나머지 두 점은 서울의 리움과 독일 함부르크 미술공예박물관이 소장하고 있습니다. 리움에 있는 주전자는 국보입니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백지수표를 주고 사들였다는 설이 전해집니다.)
이렇듯 중국(약 1만 3천점)과 일본(1만 5천점)의 유물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미술관은 아시아 문화 전체를 아우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추석이나 설 행사는 물론 동남아시아, 중동의 문화행사도 주요하게 다루고 있는 상황입니다. 체이스 NMAA관장은 지난해 한국을 찾아 “유물을 전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려고 한다. 근현대작품 확대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의 역할은 다리를 놓는것(Briding)이다. 오랜 유물과 역사, 그리고 현재의 문화를 말이죠”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박찬경의 개인전은 이 같은 미술관의 움직임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미술관은 100년을 맞아 갤러리 한 곳을 미디어 작업을 선보이는 전용 전시장으로 용도를 변경했는데, 리모델링 이후 첫 작가가 바로 박찬경입니다.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커진 것이 한국현대미술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미술관의 전시를 기획한 캐롤 허 큐레이터는 “우리 미술관 소장품의 강점이 사진이다. 영상이나 미디어작업에 대한 관심이 크다. 특히 전통을 바라보는 현대미술작가들의 시각이 흥미로운데, 특히 박찬경의 작업은 식민시대를 거쳐 민주화와 급속한 경제적 번영을 이룬 가운데 살아남은 한국의 전통, 민속 문화에 대해 질문한다”며 “격동의 세기 동안 특정 문화가 강조·소외 되는 과정을 거쳤고 그 기저엔 제도와 권력, 정치가 작동한다”고 설명합니다. 전쟁과 산업화 민주화…한국의 복잡다단함, 그 층위를 드러내다
그렇습니다. 박찬경의 작업을 읽어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현대미술 작품들이 대부분 어느 정도의 허들이 있습니다. 맥락과 역사, 레퍼런스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그저 한 장의 아름다운 사진, 영상, 그림, 텍스트일 뿐입니다. (이러한 감상도 나쁘진 않습니다만, 좀 더 작품에 대해 알고 싶다면 공부가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나 한국 역사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다면 그의 작업은 더 거리감이 느껴지겠죠. 그러나 그렇다고 꼭 한국에 대해 잘 알아야만 할까요? 흥미롭게도 전시장에서 만난 관객들은 자신만의 기준으로 작업을 이해하고, 한국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어떤 이는 전쟁 그 자체의 참상을, 어떤 이는 코로나 기간 동안 가까운 이의 죽음을 애도 하지도 못하고 떠나 보내야 했던 기가 막힌 상황을, 어떤 이는 후쿠시마 대지진과 원전사고, 자본주의의 탐욕에 빠져 우리가 사는 지구 마저도 파멸시키고 있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읽어냅니다.
굉장히 한국적이고 또한 무척이나 전지구적인 소구인 셈이죠. 다양한 의미의 층위 속에서 그들이 만나는 한국은 현재진행형일 것입니다. 미술관이 더 이상 죽은 유물을 전시하는 곳이 아니라, 그 유물들의 현재적 가치를 발견하길 바라는 것처럼 말이죠.
박찬경의 개인전이 시작한 2023년 가을의 워싱턴은 ‘전쟁’ 이슈에 휘말린 상황입니다. 이제 2년을 향해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을 비롯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까지 말이죠. 러시아 대사관 앞엔 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해바라기가 심어졌고, 이스라엘 대사관엔 백합이 놓였습니다.
몇 번이나 뿌리가 뽑혔던 해바라기는 그럼에도 끈질기게 심고 또 심어 이제는 씨를 맺고 있습니다. 백합위엔 새로운 백합이 계속 놓이고 있고요. ‘소년병’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르는 건 명분 싸움에 대한 자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의도와 대의가 모여드는 국제정치의 본령과 같은 곳에서, 박찬경의 이야기가 좀 다른 물꼬를 가져올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무리한 소망이란건 알지만) 예술의 힘이란 그런 것이니까요.
1) Harmony in Blue and Gold : The Peacock Room – 해운업자로 동양 도자기를 수입했던 프레드R. 레이랜드(Frederic R. Leyland)의 런던 저택 거실로 1877년 만들어졌음. Leyland 사망 이후 프리어가 이 방을 통째로 구입해(1904년) 본인 집(미국 디트로이트)으로 옮겼다가 1919년 재단에서 미술관으로 옮겨왔음. 방을 디자인한 사람은 미국 화가인 제임스 맥닐 휘슬러(James McNeill Whistler). 방 가운데 ‘도자기 나라에서 온 공주’(The Princess form the land of Porceline)가 그의 작품임. 청화백자, 청자, 백자가 나라와 시기와 관계없이 모양과 색의 조화에 따라 전시되어 있음.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왔다는 노부부는 한국의 현대미술작가 박찬경의 ‘소년병’(2017) 앞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앳된 소년이 주인공인 이 사진-영상 작업은 지난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 ‘역사를 몸으로 쓰다’전에서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어른의 것이 분명한 헐렁한 인민복을 입은 소년병사는 (전쟁이고 뭐고) 산에서 이곳 저곳을 쏘다니며 시간을 보냅니다. 책도 읽고 하모니카도 불고, 나무와 풀도 헤집어가면서요. 그러나 영상의 마지막에 피로 얼룩진 옷을 보여주며, 이 모든 행동이 사실은 소년병의 꿈이거나 죽기 전의 상상일지 모른다는 암시를 줍니다.
작품이 발표될 당시로 시계를 돌려볼까요? 그때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늙다리 미치광이’로 부르는 등 한창 긴장관계 였습니다. 아무리 소년이지만 북한 병사를 서정적으로 그린 이 작품을 국가기관에서 전시하는 것이 시끄러웠을 법도 합니다. (웃프게도 현대미술에대한 관심이 크지 않아서인지 별 문제 없이 넘어갔습니다.)
작가는 당시 인터뷰에서 “우리가 북한 하면 강한 이념이나 막강한 권력 이미지를 떠올리는데, 이념적이거나 정치적이지 않게 볼 수 있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를 생각하며 작업했다”고 설명합니다. 사회적 통념이나 미디어를 통해 만들어진 우리의 인식, 냉전의 결과물로 한국사회에 거대하게 자리한 ‘유령’을 박찬경 작가는 늘 작업의 소재로 삼아왔습니다. 100년 역사 미국 대표 국립미술관서 마침내 한국작가의 개인전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의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NMAA· Smithsonian National Museum of Asian Art)은 박찬경의 개인전 ‘모임(Gathering)’을 개최합니다. 지난 10월 7일 시작한 전시는 내년 10월 13일까지 약 1년간 열립니다. 작가 개인적으로는 미국 미술관에서 열리는 첫 개인전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소년병’ 외에도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에서 선보인 ‘늦게 온 보살’, ‘후쿠시마’, ‘모임’ 등 영상과 사진작업을 선보입니다. 지난달 22일 영화상영이벤트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 작가는 장시간 비행으로 다소 피곤한 모습이었지만 관객과의 대화가 잘 마쳤다며 이번 전시에 대해 “놀랍고, 감사한 기회”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잠깐 미술관 이야기를 하자면,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은 미국 정치의 상징으로 꼽히는 내셔널몰에 가장 처음 문을 연 미술관입니다. 철도거물이었던 찰스 랭 프리어가 1905년 대통령인 시어도어 루즈벨트에게 “미국 수도 위상에 걸맞는 미술관을 짓자”며 작품을 기증한 것이 그 시작입니다. 준비를 거쳐 1923년 공식 개관했기에, 올해가 설립 100년입니다. 이를 기념하며 지난 봄 미술관은 100년 기념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합니다. 미술관의 상징인 피콕룸1) 도 재단장 후 오픈했고, 미술관 가운데 자리한 중정도 공사를 마쳤습니다. 미술관은 새로운 100년을 맞아 관객에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선언합니다. (그리고 2025년에는 이곳에서 이건희 컬렉션 순회전이 열릴 예정입니다.) 프리어 기증품을 보면 중국 도자기, 일본 판화의 비중이 높고 한국 컬렉션은 1000점에 못 미칩니다. 한국 컬렉션 중에선 고려청자와 고려불화가 있는데, 그 중엔 전 세계 단 석 점 뿐인 고려 청자 진사 주전자가 있습니다. (나머지 두 점은 서울의 리움과 독일 함부르크 미술공예박물관이 소장하고 있습니다. 리움에 있는 주전자는 국보입니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백지수표를 주고 사들였다는 설이 전해집니다.)
이렇듯 중국(약 1만 3천점)과 일본(1만 5천점)의 유물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미술관은 아시아 문화 전체를 아우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추석이나 설 행사는 물론 동남아시아, 중동의 문화행사도 주요하게 다루고 있는 상황입니다. 체이스 NMAA관장은 지난해 한국을 찾아 “유물을 전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려고 한다. 근현대작품 확대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의 역할은 다리를 놓는것(Briding)이다. 오랜 유물과 역사, 그리고 현재의 문화를 말이죠”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박찬경의 개인전은 이 같은 미술관의 움직임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미술관은 100년을 맞아 갤러리 한 곳을 미디어 작업을 선보이는 전용 전시장으로 용도를 변경했는데, 리모델링 이후 첫 작가가 바로 박찬경입니다.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커진 것이 한국현대미술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미술관의 전시를 기획한 캐롤 허 큐레이터는 “우리 미술관 소장품의 강점이 사진이다. 영상이나 미디어작업에 대한 관심이 크다. 특히 전통을 바라보는 현대미술작가들의 시각이 흥미로운데, 특히 박찬경의 작업은 식민시대를 거쳐 민주화와 급속한 경제적 번영을 이룬 가운데 살아남은 한국의 전통, 민속 문화에 대해 질문한다”며 “격동의 세기 동안 특정 문화가 강조·소외 되는 과정을 거쳤고 그 기저엔 제도와 권력, 정치가 작동한다”고 설명합니다. 전쟁과 산업화 민주화…한국의 복잡다단함, 그 층위를 드러내다
그렇습니다. 박찬경의 작업을 읽어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현대미술 작품들이 대부분 어느 정도의 허들이 있습니다. 맥락과 역사, 레퍼런스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그저 한 장의 아름다운 사진, 영상, 그림, 텍스트일 뿐입니다. (이러한 감상도 나쁘진 않습니다만, 좀 더 작품에 대해 알고 싶다면 공부가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나 한국 역사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다면 그의 작업은 더 거리감이 느껴지겠죠. 그러나 그렇다고 꼭 한국에 대해 잘 알아야만 할까요? 흥미롭게도 전시장에서 만난 관객들은 자신만의 기준으로 작업을 이해하고, 한국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어떤 이는 전쟁 그 자체의 참상을, 어떤 이는 코로나 기간 동안 가까운 이의 죽음을 애도 하지도 못하고 떠나 보내야 했던 기가 막힌 상황을, 어떤 이는 후쿠시마 대지진과 원전사고, 자본주의의 탐욕에 빠져 우리가 사는 지구 마저도 파멸시키고 있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읽어냅니다.
굉장히 한국적이고 또한 무척이나 전지구적인 소구인 셈이죠. 다양한 의미의 층위 속에서 그들이 만나는 한국은 현재진행형일 것입니다. 미술관이 더 이상 죽은 유물을 전시하는 곳이 아니라, 그 유물들의 현재적 가치를 발견하길 바라는 것처럼 말이죠.
박찬경의 개인전이 시작한 2023년 가을의 워싱턴은 ‘전쟁’ 이슈에 휘말린 상황입니다. 이제 2년을 향해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을 비롯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까지 말이죠. 러시아 대사관 앞엔 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해바라기가 심어졌고, 이스라엘 대사관엔 백합이 놓였습니다.
몇 번이나 뿌리가 뽑혔던 해바라기는 그럼에도 끈질기게 심고 또 심어 이제는 씨를 맺고 있습니다. 백합위엔 새로운 백합이 계속 놓이고 있고요. ‘소년병’의 마지막 장면이 떠오르는 건 명분 싸움에 대한 자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든 의도와 대의가 모여드는 국제정치의 본령과 같은 곳에서, 박찬경의 이야기가 좀 다른 물꼬를 가져올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무리한 소망이란건 알지만) 예술의 힘이란 그런 것이니까요.
1) Harmony in Blue and Gold : The Peacock Room – 해운업자로 동양 도자기를 수입했던 프레드R. 레이랜드(Frederic R. Leyland)의 런던 저택 거실로 1877년 만들어졌음. Leyland 사망 이후 프리어가 이 방을 통째로 구입해(1904년) 본인 집(미국 디트로이트)으로 옮겼다가 1919년 재단에서 미술관으로 옮겨왔음. 방을 디자인한 사람은 미국 화가인 제임스 맥닐 휘슬러(James McNeill Whistler). 방 가운데 ‘도자기 나라에서 온 공주’(The Princess form the land of Porceline)가 그의 작품임. 청화백자, 청자, 백자가 나라와 시기와 관계없이 모양과 색의 조화에 따라 전시되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