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SNS로 일정 짜고 단체관광 NO" 달라진 中 제주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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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단체관광은 옛말…"제주 관광업계 적극 변화해야"
중국 관광객 "한국서 중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기도"
13일 오전 제주시 연동에 있는 한 호텔. 이 호텔에 머무는 중국인은 대부분이 중국 개별관광객(FIT)이다.
호텔에서 만난 탕쟈치(25·여·상하이)씨는 지난주 금요일 베이징에 있는 친구와 단둘이 나흘간의 일정으로 제주를 찾았다.
그는 "단체여행은 시간을 자기 마음대로 쓸 수 없는 등 제약이 많아 자유여행 방식을 선호한다"며 중국의 대부분의 젊은 층이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탕쟈치씨는 "샤오홍슈, 웨이보, 틱톡 등 중국의 주요 사회관계망(SNS) 플랫폼을 통해 제주를 비롯한 한국 관광 정보를 얻어 일정을 짠다"며 "제주만의 지역색을 느낄 수 있는 곳, 아름다운 곳, 현지 맛집을 찾아 돌아다녔다"고 설명했다.
이날 밤 중국으로 돌아간다는 탕쟈치씨 일행은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호텔 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다른 관광지로 이동했다.
호텔에서 도보로 5분 거리 떨어진 한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이곳은 화장품뿐만 아니라 술, 과자 등 일명 K-뷰티 상품, K-기념품 등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중국인 관광객 사이에 인기가 높았다.
오전 10시 30분 가게 문을 열자마자 들어간 상당수의 중국인 관광객이 쇼핑에 열을 올렸다.
친구들과 함께 제주를 찾은 선자난(28·항저우)씨는 "이곳은 중국내에 홍보가 잘 돼 있고, 예쁘고 다양한 제품군을 한꺼번에 살 수 있어 편리하다"며 "중국 내에도 면세점이 있고 가격이 많이 낮아졌기 때문에 구태여 제주까지 와서 면세점을 들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제주를 찾은 이유에 대해서는 "비자를 받을 필요 없어서 편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 매장 관계자는 "현재 여기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 비중은 약 80∼90% 수준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해 가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친구와 함께 자유여행 온 젊은이들(MZ세대)이 많다.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중국 관광객들이 쓰는 간편결제 시스템이 가능하고 중국어 안내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의 주요 관광지 중 하나인 제주목관아에선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중국인 관광객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한국의 옛 건축물과 정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친구와 함께 전날 제주에 도착한 왕이린(24·여·상하이)씨는 "한복을 입고 예쁘게 나온 사진을 SNS에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 역시 "예쁜 곳, 사진 촬영 장소, 맛집, 쇼핑할 곳 등을 모두 SNS를 통해 검색한다"며 제주목관아 구경을 마치고 칠성로 쇼핑, 애월 한담 등을 관광할 예정이다.
인근에서 한복 대여점을 하는 업체 역시 중국인이 운영하고 있었다.
가게에서 근무하는 직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문을 연 한복 대여점에선 한복 대여 뿐만 아니라 사진작가 촬영, 메이크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하루에 70여명의 중국 관광객이 찾는다고 귀띔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제주 또는 한국 관광에 대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들은 "한국에서 중국 사람들에 대해 비우호적이거나 불친절하게 대하는 곳이 많다"며 "중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았다는 (관광 후기가) SNS에 올라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
이런 부분이 개선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달라진 중국 제주 관광 "변화 모색해야"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이 재개된 이후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조금씩 늘고 있다.
올해들어 10월 말까지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잠정 31만13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천59명) 보다 40배 이상 늘었다.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55만6천35명의 절반 이상인 55.8%를 차지한다.
하지만 제주를 찾는 중국 관광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달의 34.9% 수준에 그친다.
또 중국 관광객이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70∼80%를 차지하던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든 수치다.
전문가들과 관광업계는 중국인 관광객 유형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유형이 단체 여행객에서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 중심의 개별 여행객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도관광공사는 지난 2021년 10월 12∼26일 15일간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와 설문조사 플랫폼 원줸싱을 통해 중국인 총 1만1천25명을 대상으로 중화권 소비자 여행 트렌드 설문조사를 벌였다.
당시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이 재개됐을 때 희망하는 여행방식을 묻는 질문에 '자유여행'(41.7%)과 '단체여행'(39.6%)으로 자유여행 비중이 근소한 차이로 많았다.
SNS를 통한 설문조사의 특성상 MZ세대(20∼30대)가 주를 이뤘을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 단체여행 중심 관광에서 조금씩 변화하는 추세를 엿볼 수 있다.
지난 9월 중소벤처기업연구원(중기연)이 발표한 '중국 유커 유입과 중소·소상공인 대응 전략' 보고서는 코로나19 이후 중국인 관광객 소비패턴 변화의 주요 특징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그중 첫 번째가 최근 중국 해외여행을 1980년대 이후 출생한 MZ세대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어 체험 중심 여행 선호, 모바일 페이를 통한 간편결제 중심 소비 증가 등 세 가지를 꼽았다.
단체관광 중심의 쇼핑이나 인기명소 중심 여행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맛집투어, 지역관광 등 로컬 체험 중심의 관광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관광공사 글로벌마케팅 노석주 매니저는 "과거와 달라진 중국인 관광객들의 여행 경향과 특징을 분석해 제주 관광업계가 개별 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 준비를 해야 하고 이들을 맞을 준비는 물론 적극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의 젊은 세대들은 자칫 제주 또는 한국에서 불쾌한 일을 겪었다고 하면 바로 SNS에 관련 후기를 남겨 중국 내 상당한 파장을 불러오는 경우가 있어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중국 관광객 "한국서 중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기도"
13일 오전 제주시 연동에 있는 한 호텔. 이 호텔에 머무는 중국인은 대부분이 중국 개별관광객(FIT)이다.
호텔에서 만난 탕쟈치(25·여·상하이)씨는 지난주 금요일 베이징에 있는 친구와 단둘이 나흘간의 일정으로 제주를 찾았다.
그는 "단체여행은 시간을 자기 마음대로 쓸 수 없는 등 제약이 많아 자유여행 방식을 선호한다"며 중국의 대부분의 젊은 층이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탕쟈치씨는 "샤오홍슈, 웨이보, 틱톡 등 중국의 주요 사회관계망(SNS) 플랫폼을 통해 제주를 비롯한 한국 관광 정보를 얻어 일정을 짠다"며 "제주만의 지역색을 느낄 수 있는 곳, 아름다운 곳, 현지 맛집을 찾아 돌아다녔다"고 설명했다.
이날 밤 중국으로 돌아간다는 탕쟈치씨 일행은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호텔 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다른 관광지로 이동했다.
호텔에서 도보로 5분 거리 떨어진 한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이곳은 화장품뿐만 아니라 술, 과자 등 일명 K-뷰티 상품, K-기념품 등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중국인 관광객 사이에 인기가 높았다.
오전 10시 30분 가게 문을 열자마자 들어간 상당수의 중국인 관광객이 쇼핑에 열을 올렸다.
친구들과 함께 제주를 찾은 선자난(28·항저우)씨는 "이곳은 중국내에 홍보가 잘 돼 있고, 예쁘고 다양한 제품군을 한꺼번에 살 수 있어 편리하다"며 "중국 내에도 면세점이 있고 가격이 많이 낮아졌기 때문에 구태여 제주까지 와서 면세점을 들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제주를 찾은 이유에 대해서는 "비자를 받을 필요 없어서 편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 매장 관계자는 "현재 여기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 비중은 약 80∼90% 수준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해 가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친구와 함께 자유여행 온 젊은이들(MZ세대)이 많다.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중국 관광객들이 쓰는 간편결제 시스템이 가능하고 중국어 안내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의 주요 관광지 중 하나인 제주목관아에선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중국인 관광객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한국의 옛 건축물과 정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친구와 함께 전날 제주에 도착한 왕이린(24·여·상하이)씨는 "한복을 입고 예쁘게 나온 사진을 SNS에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 역시 "예쁜 곳, 사진 촬영 장소, 맛집, 쇼핑할 곳 등을 모두 SNS를 통해 검색한다"며 제주목관아 구경을 마치고 칠성로 쇼핑, 애월 한담 등을 관광할 예정이다.
인근에서 한복 대여점을 하는 업체 역시 중국인이 운영하고 있었다.
가게에서 근무하는 직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문을 연 한복 대여점에선 한복 대여 뿐만 아니라 사진작가 촬영, 메이크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하루에 70여명의 중국 관광객이 찾는다고 귀띔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제주 또는 한국 관광에 대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들은 "한국에서 중국 사람들에 대해 비우호적이거나 불친절하게 대하는 곳이 많다"며 "중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았다는 (관광 후기가) SNS에 올라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
이런 부분이 개선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달라진 중국 제주 관광 "변화 모색해야"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이 재개된 이후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조금씩 늘고 있다.
올해들어 10월 말까지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잠정 31만13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천59명) 보다 40배 이상 늘었다.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55만6천35명의 절반 이상인 55.8%를 차지한다.
하지만 제주를 찾는 중국 관광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달의 34.9% 수준에 그친다.
또 중국 관광객이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70∼80%를 차지하던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든 수치다.
전문가들과 관광업계는 중국인 관광객 유형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유형이 단체 여행객에서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 중심의 개별 여행객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도관광공사는 지난 2021년 10월 12∼26일 15일간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와 설문조사 플랫폼 원줸싱을 통해 중국인 총 1만1천25명을 대상으로 중화권 소비자 여행 트렌드 설문조사를 벌였다.
당시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이 재개됐을 때 희망하는 여행방식을 묻는 질문에 '자유여행'(41.7%)과 '단체여행'(39.6%)으로 자유여행 비중이 근소한 차이로 많았다.
SNS를 통한 설문조사의 특성상 MZ세대(20∼30대)가 주를 이뤘을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 단체여행 중심 관광에서 조금씩 변화하는 추세를 엿볼 수 있다.
지난 9월 중소벤처기업연구원(중기연)이 발표한 '중국 유커 유입과 중소·소상공인 대응 전략' 보고서는 코로나19 이후 중국인 관광객 소비패턴 변화의 주요 특징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그중 첫 번째가 최근 중국 해외여행을 1980년대 이후 출생한 MZ세대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어 체험 중심 여행 선호, 모바일 페이를 통한 간편결제 중심 소비 증가 등 세 가지를 꼽았다.
단체관광 중심의 쇼핑이나 인기명소 중심 여행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맛집투어, 지역관광 등 로컬 체험 중심의 관광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관광공사 글로벌마케팅 노석주 매니저는 "과거와 달라진 중국인 관광객들의 여행 경향과 특징을 분석해 제주 관광업계가 개별 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 준비를 해야 하고 이들을 맞을 준비는 물론 적극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의 젊은 세대들은 자칫 제주 또는 한국에서 불쾌한 일을 겪었다고 하면 바로 SNS에 관련 후기를 남겨 중국 내 상당한 파장을 불러오는 경우가 있어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