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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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식자재 유통기업들이 올 3분기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에 따른 기업·학교의 단체급식 정상화로 신규 거래처가 유입됐고, 1만원으로 비빔밥 한 그릇 사먹기 어려운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에 구내식당·간편식 수요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 현대그린푸드 등 식자재 유통·단체급식 기업의 3분기 급식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사진=CJ프레시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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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프레시웨이의 3분기 단체급식 식자재 사업 매출은 15.6% 늘어난 2167억원을 기록했다. 급식 식자재 사업은 '아이누리'(어린이), '헬씨누리'(시니어) 등 생애주기별 솔루션을 적용한 차별화 상품에 힘입어 같은 회사 외식 식자재 사업(매출 증가율 5.3%)의 3배 가까운 성장세를 나타냈다. 이에 힘입어 전사 매출은 7.6% 늘어난 8090억원을 보였으나 영업이익은 인프라 투자 등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CJ프레시웨이의 단체급식 사업에 대해 "산업체·오피스(29.2%), 병원·학교(14.6%), 레저·컨세션(13.4%) 매출이 증가했고 구인난 환경에 대응하는 '키친리스'를 접목해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급식 식자재 사업을 하는 삼성물산 자회사 삼성웰스토리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1%과 8.1% 증가한 7260억원, 400억원을 거뒀다. 삼성웰스토리 측은 "대외 급식 및 식자재 사업 매출 확대와 사업장 운영 효율 제고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사진=한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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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푸드는 연결 기준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3%와 81.6% 늘어난 3930억원, 78억원을 기록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체급식 수주 증가와 원가율 안정화로 마진이 개선됐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노브랜드버거' 직영점 축소와 가맹점 전환에 따른 효율화, 스타벅스코리아 공급 물량 확대가 긍정적 실적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 역시 신규 수주에 힘입어 매출이 성장세를 나타냈다. 올해 3월 인적분할한 현대그린푸드 실적에서 현대지에프홀딩스 실적을 제외한 별도 기준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570억원, 245억원으로 6.3%, 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현대그린푸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네이버, 네오플 등 40여 곳의 단체급식사업을 수주하며 단체급식 매출이 20% 이상 늘었다. 김정욱 연구원은 "현대차, 기아 등 주요 고객사 조업도 개선과 신규 수주 효과로 급식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식수는 9.9% 증가한 34만4000식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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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으로 기업 재택근무가 줄어든 데다 외식을 비롯한 먹거리 물가 급등 속 구내식당 수요가 꾸준히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음식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뛰었다. 지난해 7.7% 올라 1992년(10.3%)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우상향 추세다.

인기 외식 메뉴 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 서울에선 1만원으로는 웬만한 식사 한 끼를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대표 외식품목 8개의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7% 상승했다. 냉면(1만1308원), 비빔밥(1만577원), 삼계탕(1만6846원) 모두 가격이 1만원을 웃돌았고 삼겹살(1만9253원)은 2만원에 육박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