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스마트폰 핵심은 카메라…고부가 '카메라 부품사'로 우뚝 선 재영솔루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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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재 재영솔루텍 대표

스마트폰 카메라 부품 시장, 양·질적 성장中

카메라 부품 3가지 타입 모두 삼성전자 공급
향후 오버행 대응과 자사주 매입 등 검토

키코 사태와 개성공단 폐쇄에도 체질개선 이뤄내
"업종 편견으로 기업가치 저평가…고부가 제품 생산"
김승재 재영솔루텍 대표는 13일 인천 송도 본사에서 한경 마켓PRO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류은혁 기자
김승재 재영솔루텍 대표는 13일 인천 송도 본사에서 한경 마켓PRO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류은혁 기자
"2009년 외환 파생상품 키코(KIKO) 사태에 이어 2016년 개성공단 폐쇄에도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나 스마트폰 카메라 부품사로 체질 개선을 이뤄냈습니다. 최근 시장에서 반도체나 2차전지 업종에 가려져 스마트폰 카메라 부품 업종이 소외됐으나 최소 10년간 안정적인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봅니다."

스마트폰 카메라 부품사인 재영솔루텍의 김승재 대표는 13일 인천 송도 본사에서 한경 마켓PRO와 만나 스마트폰 카메라 부품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스마트폰 장비사들이 2차전지 테마 등에 가려져 소외를 받고 있으나 재영솔루텍은 꾸준한 기술개발로 삼성전자로부터 기술력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전통적인 비수기에도 실적 개선

재영솔루텍은 1976년 설립 이래 금형생산 기술력을 바탕으로 광학부품 사업인 카메라 액추에이터(구동장치) 생산에 뛰어들었다. 과거 키코 사태와 개성공단 폐쇄를 겪기도 했으나 수입에만 의존하던 초정밀 플라스틱 부품들을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광학 엔지니어링 기술력을 갖추게 됐다. 현재는 고화소용 스마트폰 카메라 구동장치를 생산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모델에 공급하고 있다.

김승재 대표는 "스마트폰 카메라 주요 부품인 보일스코일모터(VCM), 엔코더, 손떨림방지(OIS)까지 모든 타입의 액추에이터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현재 3가지 타입 모두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영솔루텍은 전통적 비수기인 3분기에도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연결 기준 3분기 매출액이 24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순손실은 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손실 폭을 줄였다. 재영솔루텍은 경기 침체로 스마트폰 시장이 둔화됐음에도 매년 1000억원대 안팎의 매출액을 유지 중이다. 작년엔 매출액 1196억원과 영업이익 54억원을 달성했다.

3가지 타입 삼성전자에 납품…향후 OIS 성장성 높아

최근 스마트폰 카메라 부품 시장은 반도체나 OLED처럼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카메라 화소나 흔들림 정도에 따라 스마트폰 경쟁력이 차별화를 가진다. 실제로 스마트폰 TV광고에서 카메라의 성능을 부각하는 등 여전히 스마트폰에서 카메라 성능은 차별화 요소다.

김 대표는 "스마트폰 부품시장 중에서도 카메라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데, 스마트폰 한 대당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도 늘어나는 등 양적 성장을 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500만~2억만화소까지 고도화로 인한 질적 성장까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재영솔루텍이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카메라 부품. /사진=류은혁 기자
재영솔루텍이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카메라 부품. /사진=류은혁 기자
재영솔루텍이 최근 집중하는 분야는 OIS이다. 이 제품은 재영솔루텍이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공급하는 고가 부품이다. OIS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피사체를 찍을 때 손 떨림을 최소화해 선명히 촬영되도록 한다. 그간 삼성전자는 갤럭시S 등 플래그십 모델 위주로 OIS를 탑재시켰는데,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A23(인도출시)에 OIS를 탑재시켰다. OIS 탑재가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갤럭시S23 FE OIS 공급을 시작하는 등 4분기부터는 고가의 액추에이터(구동장치) 판매 비중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본다"면서 "여기에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4에 적용되는 엔코더도 양산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간 쌓아온 성공적인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다음엔 갤럭시 Z시리즈에도 카메라 부품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키코에 이어 개성공단 폐쇄에도 살아남아…오버행도 대응 예정

재영솔루텍은 안정적인 스마트폰 카메라 부품 사업을 기반으로 재무구조 안정화에 나설 계획이다. 키코 사태에서 1000억원가량의 순현금 유출과 개성공단 폐쇄에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여파로 몇 년간 회사 재무가 급격히 나빠졌으나 향후 실적 개선으로 재무구조가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봤다.

김 대표는 "주식시장 약세와 스마트폰 성장 둔화라는 업종 편견으로 인해 기업가치나 성장성이 저평가됐다고 본다"면서 "스마트폰 시장 정체라는 우려 속에서도 보급형에서 고급형으로, 나아가 단일제품에서 모든 타입을 생산할 수 있는 액추에이터 기업으로 성장하는 등 최소 10년간의 먹거리는 확보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오버행 우려와 관련해선 시장에 과잉 물량이 나오지 않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재영솔루텍은 3분기 말 기준 180억원가량의 전환사채(CB) 잔액이 남아있다. 전환가액(662~803원)이 현 주가보다 높아 당장은 시장에 나오진 않겠으나 주가가 급등할 경우 오버행 우려가 커질 수 있다.

김 대표는 향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그는 "장기적인 비전을 투자자들과 공유하고 있으므로 갑자기 시장에 물량이 쏟아져 나올 우려는 낮은 상황"이라며 "최근 시장의 오버행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하여 12회차 전환사채 중 15% 해당하는 콜옵션 중 일부를 행사하는 등 향후 콜옵션 부문은 전량 권리를 행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