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도 없다" 애타던 사장님들…드디어 등장한 구세주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인구감소의 역습이 시작됐다⑤에서 계속
인구감소의 여파로 2040년 일본에서는 일손이 1100만명 부족할 전망이다. 일본 기업들도 '가장 먼저 대처할 리스크'로 자연재해보다 '인력부족'을 꼽을 정도로 인력난을 심각한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기존의 근로자가 더 많이 일하도록 만들거나(노동생산성 향상), 사람을 쓰지 않고도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대응책을 만드는데 필사적이다. 일손을 줄이는 자동화와 기계화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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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유통회사 이온그룹은 2021년부터 대형 슈퍼마켓인 이온몰과 슈퍼마켓 체인인 마루에쓰에 ‘개별 셀프계산시스템’을 도입했다. 매장을 찾는 고객은 입구의 전용 단말기로 상품의 바코드를 직접 찍어 결제한다. 시스템 도입 후 결제 시간이 평균 2분에서 2초로 줄고 매출은 5%가량 늘었다.

자동화와 기계화의 수단으로 일본에서도 서빙로봇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하지만 자동화와 기계화가 정말 일손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까. 그러한 의문에서 출발한 게 조리용 로봇이다. 아르바이트생 구하기보다 조리용 로봇을 도입하는 편이 수월하고 싼 시대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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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프랜차이즈 프론토를 운영하는 프론토코퍼레이션은 2022년 6월 도쿄 마루노우치에 스파게티 전문점 '에비노스파게티'의 문을 열었다. 이 가게의 조리 담당은 조리로봇 'P-로보'다. P-로보는 스파게티 한 접시를 45초만에 만들 수 있다. 종업원은 완성된 스파게티를 접시에 담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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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로보를 개발한 스타트업 테크매직의 시라키 유지 사장은 "터치패널 주문 등 작업 일부를 기계화해도 인력 부족이 해소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점원이 4명 있는 가게에서 기계화·자동화를 통해 각각의 담당 업무를 20% 줄여도 운영 인력을 3명으로 줄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반면 로봇이 조리를 전담하는 에비노스파게티는 동일한 규모의 주방과 비교해 필요한 인원을 1~2명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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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로보의 본체 가격은 1600만엔 이다. 6년 분할로 구입할 경우 유지비와 소프트웨어 라이센스 비용 등을 포함해 월 45만엔이 든다. 한 달에 30일 동안 하루 12시간 가동할 경우 P-로보의 시급은 1250엔(약 1만1379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주방 인원을 1~2명 줄여 종업원 1.5인분을 해낸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실질적인 시급은 833엔이다.

인재정보 기업 리크루트에 따르면 2023년 8월 도쿄도의 외식업 아르바이트 평균 시급은 1202엔이었다. 수도권과 오사카, 나고야 등 3대 도시권의 평균 시급은 1156엔이다. P-로보가 가뜩이나 구하기 힘든 알바생보다 30% 가량 더 싼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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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토는 2027년까지 P-로보를 50개 점포에 도입할 계획이다. 로봇이 조리를 담당하는 우동, 소바 가게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무인 서점과 무인 편의점 등도 늘고 있다. 9월26일에는 도쿄 아카사카의 다메이케산노역에 '혼타스 다메이케산노 메트로피아점'이 문을 열었다. 일본 최초의 지하철역 완전 무인서점이다.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쓰는 SNS 메신저인 라인으로 고객의 출입을 관리하고, 계산은 셀프 계산대를 이용한다. 여러 대의 방범 카메라로 점포를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다.
"알바생도 없다" 애타던 사장님들…드디어 등장한 구세주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2016년 이후 5년간 도쿄의 지하철역 안이나 역 주변에 새로 문을 연 서점은 60여곳이다. 반면 폐점한 서점은 120곳으로 두 배에 달했다. 출판유통전문 기업 니혼출판판매는 "인건비 급등과 임대료 부담이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완전 무인서점은 아주 작은 공간에도 매장을 낼 수 있어 임대료를 극한의 수준까지 낮추는게 가능하다. 혼타스 다메이케산노점도 50㎡(약 15평)의 공간에 300여 가지의 단행본과 잡지 4500권을 진열하고 있다. 월 매출 목표는 500만엔이다. 인구감소의 역습이 시작됐다⑦로 이어집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