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10분기 만에 흑자냈지만…앞길은 캄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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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영업이익 1조9966억
에너지값 하락·전기료 인상 효과
고유가·환율에 흑자 지속 불투명
4분기 다시 6700억 적자 가능성
이번 흑자로 요금 인상 멈추면
45兆 누적적자 해소 갈길 멀어
에너지값 하락·전기료 인상 효과
고유가·환율에 흑자 지속 불투명
4분기 다시 6700억 적자 가능성
이번 흑자로 요금 인상 멈추면
45兆 누적적자 해소 갈길 멀어
한국전력이 지난 3분기 2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10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과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역마진 구조가 해결됐기 때문이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해 유가 등이 다시 올랐고, 원·달러 환율도 높게 형성돼 있어 4분기에는 다시 적자 전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락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그간 전기요금을 올려온 것이 흑자 전환에 영향을 미쳤다. 한전에 따르면 3분기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입한 단가는 ㎾h(킬로와트시)당 145.9원이었는데 판매단가는 이보다 14.57원 높은 ㎾h당 160.47원이었다. 2분기 전력 판매단가(145.48원)와 구입단가(133.4원)의 차이(12.08원)보다 더 벌어지면서 송·배전망 투자 등 기타 비용을 반영해도 흑자 전환할 수 있었다.
증권가에선 3분기 ‘반짝 흑자’를 뒤로하고 한전이 4분기 다시 6700억원대 영업적자를 내며 올해 총 7조66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에 따른 국제 유가와 환율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흑자 지속은 불투명하다”며 “전력 판매단가와 구입단가의 차이가 최소 20원 이상은 벌어져야 안정적으로 흑자 지속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9일부터 올해 4분기 전기요금을 산업용(을)에 한해 ㎾h당 평균 10.6원(6.9%) 인상했지만, 그 결과 이달부터 내년까지 추가로 얻을 수 있는 영업이익은 2조8000억원 수준에 불과할 전망이다. 막대한 한전 누적적자를 감안하면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2021년 2분기부터 지난 3분기까지 한전의 누적적자는 45조5000억원에 달한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총부채는 201조3500억원에 이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전후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한 상황에서 정부·여당이 전기요금 인상을 유보하면서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전기를 팔아왔기 때문이다. 대규모 적자로 인해 한전은 회사채·기업어음(CP) 등을 통한 자금 조달로 영업을 이어가면서 하루 이자 비용만 118억원가량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전이 향후 한 해에 3조~4조원씩 순이익을 낸다고 해도 누적적자를 해소하기에 역부족”이라며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추가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국제 에너지 가격 하락에 마진폭 확대
한전은 올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24조4700억원, 영업이익은 1조9966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공시했다. 2021년 1분기 이후 10개 분기 만의 영업흑자다. 당기순이익 역시 8333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번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 평균(1조5562억원)을 28%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이로써 올 상반기 8조원대까지 불어난 올해 한전의 영업적자는 6조453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날 증권시장에서 한국전력은 전 거래일 대비 920원(5.43%) 오른 1만7870원에 거래를 마쳤다.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락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그간 전기요금을 올려온 것이 흑자 전환에 영향을 미쳤다. 한전에 따르면 3분기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구입한 단가는 ㎾h(킬로와트시)당 145.9원이었는데 판매단가는 이보다 14.57원 높은 ㎾h당 160.47원이었다. 2분기 전력 판매단가(145.48원)와 구입단가(133.4원)의 차이(12.08원)보다 더 벌어지면서 송·배전망 투자 등 기타 비용을 반영해도 흑자 전환할 수 있었다.
증권가에선 3분기 ‘반짝 흑자’를 뒤로하고 한전이 4분기 다시 6700억원대 영업적자를 내며 올해 총 7조66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에 따른 국제 유가와 환율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흑자 지속은 불투명하다”며 “전력 판매단가와 구입단가의 차이가 최소 20원 이상은 벌어져야 안정적으로 흑자 지속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상화 위해선 추가 요금인상 필요”
이번 흑자 전환을 계기로 정부·여당이 당분간 전기요금 인상을 멈출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도 나온다. 한전의 누적적자 해소를 위해선 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필요한데, 이번 흑자가 내년 4월 총선 이전까지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않는 명분이 될 수 있어서다.정부는 지난 9일부터 올해 4분기 전기요금을 산업용(을)에 한해 ㎾h당 평균 10.6원(6.9%) 인상했지만, 그 결과 이달부터 내년까지 추가로 얻을 수 있는 영업이익은 2조8000억원 수준에 불과할 전망이다. 막대한 한전 누적적자를 감안하면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2021년 2분기부터 지난 3분기까지 한전의 누적적자는 45조5000억원에 달한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총부채는 201조3500억원에 이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전후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한 상황에서 정부·여당이 전기요금 인상을 유보하면서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에 전기를 팔아왔기 때문이다. 대규모 적자로 인해 한전은 회사채·기업어음(CP) 등을 통한 자금 조달로 영업을 이어가면서 하루 이자 비용만 118억원가량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전이 향후 한 해에 3조~4조원씩 순이익을 낸다고 해도 누적적자를 해소하기에 역부족”이라며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추가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