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만든 '근본 없는 음악가'...정재일, 콘서트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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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기생충, 브로커…. 최근 몇년간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한국 콘텐츠의 숨은 주역이 있다. 작품의 배경 음악을 만든 음악 감독이자 작곡가 겸 연주자 정재일(사진·41)이 그 주인공이다.
대중음악부터 클래식, 국악 등 폭넓은 음악활동을 펼쳐온 그는 올해 두 차례 클래식 레이블 데카를 통해 음반 '어 프레이어'와 '리슨'을 발매했다. 이중 지난 3일 발표한 음반 '어 프레이어'에는 국악 크로스오버 작품을, 리슨에서는 피아노와 오케스트라, 전통악기로 이루어진 곡을 수록했다. 정재일은 이를 토대로 내달 15~1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콘서트를 연다.
지난 13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정재일은 "영화음악 메들리와, 현대음악, 국악 등 저의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들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20년이 넘도록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해온 정재일은 17세 때 밴드 긱스의 베이시스트로 음악 활동을 시작해 박효신, 아이유 등 유명 가수의 작곡과 프로듀싱을 맡았다. 이와 함께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늑대의 유혹, 옥자, 브로커 등의 영화와 드라마 사운드트랙 작업을 했다.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 '미키 17' 음악 작업에도 참여했다.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그는 스스로를 "근본없는 음악가"라고 낮춘다. 중학교 이후로 학교를 제대로 다닌 적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중학생 시절 서울 재즈아카데미를 다닌 이후로는 학교에서 정규 음악교육을 받은 적 없이 현업에 뛰어들었다.
"제가 학교를 제대로 안 다녀서 고등교육에 상당히 목마른 사람입니다. '교육 받았으면 더 잘했을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그럼에도 오징어게임 덕분에 음반 낼 기회를 얻고, 여러 제안을 받아서 용기를 얻고 있습니다. 근본은 없지만,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요."그는 특히 신보 '어 프레이어'를 통해 국악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앞서 그는 지난 달 영국 런던 바비칸 센터에서 런던 심포니와 협연했다. 이때도 피아노, 국악, 오케스트라를 접목한 혁신적인 음악으로 영국 현지 관객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는 국악에 대해 "소비자로서 30년 이상 즐겨왔다"며 "(국악은) 처음에는 압도적이지 않지만 깊이 들어가면 상상할 수 없는 넓은 세계가 있다"고 말했다.
"국악 연주는 '록 밴드'를 하는 느낌이에요. 자유롭고, 디테일보다는 전체적인 다이내믹을 신경써요. 섬세한 연주가 필요한 클래식 음악과는 다르게요. 3~4시간 짜리 판소리를 보면서 우리말도 모르는 유럽인들이 감동하는 걸 많이 봤어요. 우리 전통 예술은 강력한 힘이 있다고 느껴요. " 이번 공연은 국악계 정상급 연주자들이 함께한다. 2023년 여우락페스티벌 음악감독을 역임한 대금 연주자 이아람, 가야금 연주자 박순아, 소리꾼 김율희, 사물놀이패 느닷 등이다. 여기에 정재일 감독이 꾸린 25인조 오케스트라 '오케스트라 더 퍼스트'가 합류한다.
"저는 항상 무대 뒤에 있는 아티스트라고 생각해 왔어요. 저 말고도 무대 뒤에 있지만 보석같은 이들이 많은데, 더 밖으로 드러나면 좋겠습니다. 중국의 탄둔이나 일본의 사카모토 류이치처럼 내밀하고 아카데믹한 음악을 즐기는 것도 재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젊은 사람들에게 이런 세계를 알려주고 싶습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대중음악부터 클래식, 국악 등 폭넓은 음악활동을 펼쳐온 그는 올해 두 차례 클래식 레이블 데카를 통해 음반 '어 프레이어'와 '리슨'을 발매했다. 이중 지난 3일 발표한 음반 '어 프레이어'에는 국악 크로스오버 작품을, 리슨에서는 피아노와 오케스트라, 전통악기로 이루어진 곡을 수록했다. 정재일은 이를 토대로 내달 15~1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콘서트를 연다.
지난 13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정재일은 "영화음악 메들리와, 현대음악, 국악 등 저의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들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20년이 넘도록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해온 정재일은 17세 때 밴드 긱스의 베이시스트로 음악 활동을 시작해 박효신, 아이유 등 유명 가수의 작곡과 프로듀싱을 맡았다. 이와 함께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늑대의 유혹, 옥자, 브로커 등의 영화와 드라마 사운드트랙 작업을 했다.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 '미키 17' 음악 작업에도 참여했다.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하고 그는 스스로를 "근본없는 음악가"라고 낮춘다. 중학교 이후로 학교를 제대로 다닌 적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중학생 시절 서울 재즈아카데미를 다닌 이후로는 학교에서 정규 음악교육을 받은 적 없이 현업에 뛰어들었다.
"제가 학교를 제대로 안 다녀서 고등교육에 상당히 목마른 사람입니다. '교육 받았으면 더 잘했을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그럼에도 오징어게임 덕분에 음반 낼 기회를 얻고, 여러 제안을 받아서 용기를 얻고 있습니다. 근본은 없지만,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요."그는 특히 신보 '어 프레이어'를 통해 국악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앞서 그는 지난 달 영국 런던 바비칸 센터에서 런던 심포니와 협연했다. 이때도 피아노, 국악, 오케스트라를 접목한 혁신적인 음악으로 영국 현지 관객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는 국악에 대해 "소비자로서 30년 이상 즐겨왔다"며 "(국악은) 처음에는 압도적이지 않지만 깊이 들어가면 상상할 수 없는 넓은 세계가 있다"고 말했다.
"국악 연주는 '록 밴드'를 하는 느낌이에요. 자유롭고, 디테일보다는 전체적인 다이내믹을 신경써요. 섬세한 연주가 필요한 클래식 음악과는 다르게요. 3~4시간 짜리 판소리를 보면서 우리말도 모르는 유럽인들이 감동하는 걸 많이 봤어요. 우리 전통 예술은 강력한 힘이 있다고 느껴요. " 이번 공연은 국악계 정상급 연주자들이 함께한다. 2023년 여우락페스티벌 음악감독을 역임한 대금 연주자 이아람, 가야금 연주자 박순아, 소리꾼 김율희, 사물놀이패 느닷 등이다. 여기에 정재일 감독이 꾸린 25인조 오케스트라 '오케스트라 더 퍼스트'가 합류한다.
"저는 항상 무대 뒤에 있는 아티스트라고 생각해 왔어요. 저 말고도 무대 뒤에 있지만 보석같은 이들이 많은데, 더 밖으로 드러나면 좋겠습니다. 중국의 탄둔이나 일본의 사카모토 류이치처럼 내밀하고 아카데믹한 음악을 즐기는 것도 재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젊은 사람들에게 이런 세계를 알려주고 싶습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