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직관’을 온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LG 트윈스의 29년 만의 우승이 확정되자 2만3750명 만원 관중 사이에서 누구보다 펄쩍 뛰며 기뻐했다. 구 회장은 시상식에서 응원석을 향해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드디어 우승했다”며 “오래 기다려주고, 응원해주고, 사랑해준 LG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어 “매 순간 최고의 감동을 선사해준 자랑스러운 선수단과 스태프에도 감사하고 축하한다”고 덧붙였다. 구 회장은 지난 1차전과 4차전에 이어 이날도 유광점퍼 차림으로 야구장을 찾았다.

구 회장을 비롯해 LG 가문은 남다른 야구 열정을 지닌 것으로 유명하다. 고(故) 구본무 전 LG 회장은 직접 구단주(1990~2007년)를 맡았다. 구 전 회장은 럭키금성 시절인 1990년 MBC 청룡을 인수해 ‘LG 트윈스’를 출범시켰다.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자 이듬해 그룹명을 아예 야구단 이름인 LG로 바꿨을 정도다. 2018년 세상을 떠난 구 전 회장은 1998년 “우승하면 한국시리즈 MVP에게 전달하라”며 당시 8000만원이던 롤렉스 시계와 아와모리 소주를 ‘야구 유산’으로 남겼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