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최혁 기자
사진=최혁 기자
한국전력이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영업이익이 10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했다고 밝혔지만, 14일 일부 증권사는 눈높이를 낮춰잡았다. 원료 가격 반등, 지속된 자본금 감소 등을 반영한 결과다. 다만 에너지 가격의 하향 안정화로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는 게 대체적인 증권가 의견이다. 당장 4분기에도 흑자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국전력은 전날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회사는 올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99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2021년 1분기 이후 10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했으며, 증권가 컨센서스(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기준) 1조5561억원도 웃돌았다. 전기요금 인상 효과, 원재료가 하락, 기타 비용 감소가 종합적 영향매출은 24조4700억원으로 이 기간 23.8% 늘었고, 순이익은 8333억원으로 역시 흑자전환했다.

올 4분기에 이어 내년에도 한국전력이 에너지 가격 하향 안정 등에 힘입어 이같은 호실적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를 감안했을 때 긴 호흡에서 매수를 권고한단 조언도 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4분기 한전의 연결 영업이익에 대해 1조5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을 예상했다. 그는 "믹스는 크게 바뀌지 않으나 스프레드가 개선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한전의 4분기 영업이익으로 9085억원(흑자전환)을 예상했다. 그는 "4분기에도 3분기 호실적을 견인했던 요인들이 유지되며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전력도매가격(SMP)은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평균 130원 수준까지 하향 안정화됐고, 평균판매단가는 최근 발표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작년 2분기부터 시작된 누적된 전기요금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급등했던 에너지 가격의 하향 안정, 더이상 악화돼선 안되는 동사의 재무구조 부담을 감안하면 2024년은 4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 흑자달성이 확실시된다"며 "특히 내년에도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뚜렷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SK증권, 현대차증권, 키움증권은 목표주가를 낮춰잡았다. 당장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원료 가격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올해 계속 자본금이 감소한 점이 반영됐다. 현대차증권은 "전기 요금 인상 에너지 가격 변동성에 노출된 현재의 가격 체계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에너지 가격이 하락한 상황에서 단기 트레이딩 정도가 가능한 투자에 그칠 것"이라며 "겨울철 전세계 LNG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