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격호' 이름 딴 청년창업상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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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 창업주 /사진=한경DB](https://img.hankyung.com/photo/202311/01.35065593.1.jpg)
14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신격호 청년기업가 대상(가칭)'을 제정한다는 내용의 안건이 이날 롯데장학재단 이사회에서 의결됐다. 롯데장학재단과 재단법인 한국기업가정신재단이 함께 제정하는 이 상은 창업을 한 대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한 상이다. 내달 초 한국기업가정신재단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수상자 모집 절차가 시작될 계획이다.
이번에 새로 제정되는 신격호 청년기업가 대상은 상 이름에 창업주의 이름이 들어갔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그동안 롯데그룹은 신 명예회장의 호인 '상전(象殿)'에서 유래한 '상전 유통학술상'을 수여해왔는데, 신 명예회장의 이름 석자를 사용한 상을 제정한 적은 없다.
다른 대기업들도 창업주의 정신을 기리는 상을 매년 수여하고 있지만, 상 이름이 창업주의 이름이 직접 들어가는 사례는 많지 않다. 삼성그룹의 경우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호를 딴 '삼성 호암상'을 매년 수여한다. 현대그룹의 창업주 정주영 회장의 호를 딴 '아산상'과 포스코그룹을 세운 고 박태준 회장의 호 '청암'에서 이름을 가져온 '포스코청암상'도 그 예시다.
롯데장학재단이 '신격호'라는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건 신 명예회장의 기업가로서의 면모를 본격적으로 알리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1922년 울산의 빈농 집안에서 장남으로 태어난 신 명예회장은 혈혈단신으로 일본에 건너가 사업에 성공한 후, 고국에 돌아와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지금의 롯데그룹을 일궈낸 '뼛속까지 기업인'이다. 하지만 신 명예회장의 경영 역량과 상관 없는 요인으로 이같은 면모가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롯데그룹이 신 명예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기리는 여러 지원사업을 꾸준히 추진해온 만큼 내년 신격호 청년기업가 대상을 계기로 '신격호 리브랜딩'이 더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21년에는 신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을 맞아 서울 롯데월드타워에 신격호 기념관을 만들었고, '리틀 신격호'를 육성하자는 취지의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도 신설한 바 있다.
최근에는 일본에서 신 명예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다룬 연구가 진행되기도 했다. 지난 11일 일본 '기업가연구포럼'은 오사카 기업가 박물관에서 '경계 없는 시장 개척자, 롯데 신격호'를 주제로 한 연구 발표를 했다. 이 포럼이 한국인 기업가를 연구 대상으로 삼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