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E클래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제공
벤츠 E클래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제공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 아우디코리아 등 수입차 회사들이 연말 파격 할인에 나섰다. 연말에는 연식변경 모델 재고정리 등으로 대폭 할인하는 게 관례였지만 올해는 고금리 등으로 신차 수요가 위축되면서 할인폭이 더 커졌다.

14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벤츠는 고급 전기차를 대폭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전기 대형 세단 EQS 450+는 23%(3800만원) 할인한 1억2590만원으로 낮췄다. EQS 450 4MATIC 모델은 22%(4200만원) 할인한 1억4800만원에 판매한다.

베스트셀링 모델인 E클래스도 할인한다. 8600만원대 E 220d 4MATIC AMG는 16%(1400만원) 내린 7240만원에 판매한다. E 450 4MATIC 익스클루시브(1억1570만원)도 15% 할인 중으로 1억원 이하(9834만원)에 살 수 있다.

BMW코리아는 3시리즈를 중심으로 할인에 들어갔다. 이달 초부터 320i 모델을 5680만원에서 19%(1130만원) 내린 4550만원에 판매 중이다. X2 xDrive 20i M 스포츠는 25%(1500만원) 할인을 적용해 446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4시리즈의 경우 최대 1000만원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아우디코리아는 S5 쿠페 TFSI를 정가보다 26%(2345만원) 낮춘 6684만에 판매하고 있다. 베스트셀링 모델인 A6도 최대 24% 가격을 낮췄다. 여기에 딜러사별 별도의 판매촉진(프로모션)이 투입되면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수입차업체들이 연말 들어 할인폭을 키우는 것은 오토론 고금리에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신차 구매 수요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1~10월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21만9071대로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올해 월 평균 판매량이 2만1900대 수준임을 고려하면 올해 수입차 시장은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이 유력하다.

수입 승용차 비중도 줄었다. 자동차 데이터 제공업체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1~10월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신규 승용차 총 125만8089대 중 수입 승용차는 22만6602대로 점유율 18.0%를 기록했다. 연말까지 아직 두 달이 남았으나 점유율 20% 돌파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입 승용차 점유율은 지난해 20.1%를 기록해 최초로 20%를 너었다. 수입 승용차 점유율은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스캔들(디젤게이트)로 잠시 정체했지만 2019년 16.0%, 2020년 16.7%, 2021년 19.2%, 2022년 20.1%로 매년 상승세였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같은 차급이라도 수입차가 국산차 대비 오토론 금리 등이 높아 소비자 부담이 크다"며 "경기침체 등에 따라 경제성이 부각되는 하이브리드 모델 선호 현상도 수입차 비중이 줄어든 요인"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