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황석영 “장편소설 2~3편 더 쓰겠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펴낸 소설가 황석영
“민담은 우리 이야기의 원천이자 K-콘텐츠의 근원"
“민담은 우리 이야기의 원천이자 K-콘텐츠의 근원"
![어린이 민담집을 펴낸 소설가 황석영. 사진=연합뉴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311/01.35066140.1.jpg)
소설가 황석영이 어린이를 위한 옛날이야기 책을 냈다. 그는 14일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출간 간담회에서 “저만 해도 어릴 적 할머니나 어머니, 늙은 이모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랐다”며 “제가 좀 더 기운이 떨어지기 전에 우리나라 전래 이야기들을 정리해 놓으면, 자라나는 아이들이 민담을 읽으면서 체질이나 본성 속에 자기네 공동체 스토리를 간직한 채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오랑과 세오녀’, ‘해님 달님’, ‘우렁각시’ 등의 이야기를 담은 어린이 민담집은 이번에 첫 다섯 권이 나왔다. 내년 4월까지 모두 50권이 나올 예정이다. 출판사 휴먼큐브는 민담집을 외국어로 번역해 해외에 소개하고, 성우의 목소리를 입힌 영상 콘텐츠로도 제작할 계획이다.
![팔순 황석영 “장편소설 2~3편 더 쓰겠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311/01.35066141.1.jpg)
황석영은 어린이들이 우리 민담을 통해 “앞으로 세계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기 정체성”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자기 것을 사랑했을 때 남의 것도 존중할 수 있어요. 우리 콘텐츠를 갖고 상상력과 창조성이 발현되도록 해야 해요. 한류도 이런 자기 정체성을 바탕으로 했을 때 파급력과 힘이 더 커집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런 콘텐츠 속에서 유년 시절을 출발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민담집은 3~4년쯤 서재를 정리하다 발견한 상자에서 비롯됐다. 그곳엔 여러 민담 제목과 내용 등을 정리한 오래된 노트 20권이 들어 있었다. 그는 “옛날에 석방된 뒤 <손님>이나 <바리데기> 같은 소설에 쓰려고 민담을 정리해 놓은 것 같았다”며 “이걸 버릴까 말까하다 어린이를 위한 민담집을 써보자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고 했다.
올해 여든인 그는 “아직 기운이 있으니 장편소설을 2~3편 더 쓸 생각”이라며 “내년 봄까지 이 민담집을 끝내놓고 장편소설 집필에 전념할 것”이라고 했다.
차기작의 소재는 ‘나무’다. 그는 “나무가 화자가 돼 내레이션하는 형식인데, 명상적인 작품”이라며 “새만금 끄트머리에 650년 된 팽나무가 하나 있는데, 그 나무를 보며 다음 소설을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