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황석영 “장편소설 2~3편 더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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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펴낸 소설가 황석영
“민담은 우리 이야기의 원천이자 K-콘텐츠의 근원"
“민담은 우리 이야기의 원천이자 K-콘텐츠의 근원"
“민담이야말로 우리 이야기의 원천이며, K-콘텐츠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지요.”
소설가 황석영이 어린이를 위한 옛날이야기 책을 냈다. 그는 14일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출간 간담회에서 “저만 해도 어릴 적 할머니나 어머니, 늙은 이모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랐다”며 “제가 좀 더 기운이 떨어지기 전에 우리나라 전래 이야기들을 정리해 놓으면, 자라나는 아이들이 민담을 읽으면서 체질이나 본성 속에 자기네 공동체 스토리를 간직한 채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오랑과 세오녀’, ‘해님 달님’, ‘우렁각시’ 등의 이야기를 담은 어린이 민담집은 이번에 첫 다섯 권이 나왔다. 내년 4월까지 모두 50권이 나올 예정이다. 출판사 휴먼큐브는 민담집을 외국어로 번역해 해외에 소개하고, 성우의 목소리를 입힌 영상 콘텐츠로도 제작할 계획이다. 황석영은 “여러 민담 중에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이야기를 추려냈다”며 “우리 민담에는 그림 동화나 안데르센 동화보다 훨씬 더 인상적인 작품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서구 동화나 민담은 왕후장상, 즉 신분이 높은 왕이나 공주, 영주 등의 이야기가 많지만, 우리 민담은 그야말로 백성들 이야기”라며 “이야기가 매우 거침없고 활달하며, 상상력의 비약이 굉장하다”고 설명했다.
황석영은 어린이들이 우리 민담을 통해 “앞으로 세계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기 정체성”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자기 것을 사랑했을 때 남의 것도 존중할 수 있어요. 우리 콘텐츠를 갖고 상상력과 창조성이 발현되도록 해야 해요. 한류도 이런 자기 정체성을 바탕으로 했을 때 파급력과 힘이 더 커집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런 콘텐츠 속에서 유년 시절을 출발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민담집은 3~4년쯤 서재를 정리하다 발견한 상자에서 비롯됐다. 그곳엔 여러 민담 제목과 내용 등을 정리한 오래된 노트 20권이 들어 있었다. 그는 “옛날에 석방된 뒤 <손님>이나 <바리데기> 같은 소설에 쓰려고 민담을 정리해 놓은 것 같았다”며 “이걸 버릴까 말까하다 어린이를 위한 민담집을 써보자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고 했다.
올해 여든인 그는 “아직 기운이 있으니 장편소설을 2~3편 더 쓸 생각”이라며 “내년 봄까지 이 민담집을 끝내놓고 장편소설 집필에 전념할 것”이라고 했다.
차기작의 소재는 ‘나무’다. 그는 “나무가 화자가 돼 내레이션하는 형식인데, 명상적인 작품”이라며 “새만금 끄트머리에 650년 된 팽나무가 하나 있는데, 그 나무를 보며 다음 소설을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소설가 황석영이 어린이를 위한 옛날이야기 책을 냈다. 그는 14일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황석영의 어린이 민담집> 출간 간담회에서 “저만 해도 어릴 적 할머니나 어머니, 늙은 이모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랐다”며 “제가 좀 더 기운이 떨어지기 전에 우리나라 전래 이야기들을 정리해 놓으면, 자라나는 아이들이 민담을 읽으면서 체질이나 본성 속에 자기네 공동체 스토리를 간직한 채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오랑과 세오녀’, ‘해님 달님’, ‘우렁각시’ 등의 이야기를 담은 어린이 민담집은 이번에 첫 다섯 권이 나왔다. 내년 4월까지 모두 50권이 나올 예정이다. 출판사 휴먼큐브는 민담집을 외국어로 번역해 해외에 소개하고, 성우의 목소리를 입힌 영상 콘텐츠로도 제작할 계획이다. 황석영은 “여러 민담 중에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이야기를 추려냈다”며 “우리 민담에는 그림 동화나 안데르센 동화보다 훨씬 더 인상적인 작품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서구 동화나 민담은 왕후장상, 즉 신분이 높은 왕이나 공주, 영주 등의 이야기가 많지만, 우리 민담은 그야말로 백성들 이야기”라며 “이야기가 매우 거침없고 활달하며, 상상력의 비약이 굉장하다”고 설명했다.
황석영은 어린이들이 우리 민담을 통해 “앞으로 세계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자기 정체성”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자기 것을 사랑했을 때 남의 것도 존중할 수 있어요. 우리 콘텐츠를 갖고 상상력과 창조성이 발현되도록 해야 해요. 한류도 이런 자기 정체성을 바탕으로 했을 때 파급력과 힘이 더 커집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런 콘텐츠 속에서 유년 시절을 출발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민담집은 3~4년쯤 서재를 정리하다 발견한 상자에서 비롯됐다. 그곳엔 여러 민담 제목과 내용 등을 정리한 오래된 노트 20권이 들어 있었다. 그는 “옛날에 석방된 뒤 <손님>이나 <바리데기> 같은 소설에 쓰려고 민담을 정리해 놓은 것 같았다”며 “이걸 버릴까 말까하다 어린이를 위한 민담집을 써보자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고 했다.
올해 여든인 그는 “아직 기운이 있으니 장편소설을 2~3편 더 쓸 생각”이라며 “내년 봄까지 이 민담집을 끝내놓고 장편소설 집필에 전념할 것”이라고 했다.
차기작의 소재는 ‘나무’다. 그는 “나무가 화자가 돼 내레이션하는 형식인데, 명상적인 작품”이라며 “새만금 끄트머리에 650년 된 팽나무가 하나 있는데, 그 나무를 보며 다음 소설을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