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의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SK온의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이 일제히 미국 배터리 공장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완성차 업체들이 미국 내 인건비 상승, 전기차 수요 둔화 등을 이유로 줄줄이 감원과 생산·투자 축소를 단행하자 뒤따라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14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SK온의 미국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는 미국 조지아주 공장의 배터리 생산을 축소하고 일부 직원에 대해 임시 무급휴직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휴직 규모와 기간은 밝히지 않았다.

조 가이 콜리어 SKBA 대변인은 “전기차 시장 수요에 맞춰 인력과 생산라인을 조정하기 위한 한시적 조치”라고 말했다. SKBA는 지난 9월에도 직원 3000여 명 가운데 일부를 정리해고했다.

SK온은 조지아주 공장에서 포드 F-150 라이트닝, 폭스바겐 ID.4 등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드·폭스바겐이 전기차 생산 속도 조절에 들어가면서 SK온도 일부 생산 감축, 비용 절감 등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내년 1월까지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 생산직원 약 170명을 감원한다. 전체 생산 인력(약 1300명)의 13%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오영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법인장은 13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생산라인 전환,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정 등을 이유로 꼽았다.

미국 내 ‘감원 바람’은 완성차업계에서 더 거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텔란티스는 사무직 직원의 절반인 64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시행을 준비 중이다. WSJ는 “미국 자동차업계가 미국자동차노조(UAW)와의 임금 인상 합의에 따른 인건비 부담, 전기차 전환 비용 증가 등으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도 지난달까지 UAW 파업과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각각 3000명, 2300명 이상 감원했다.

현대자동차도 ‘비용 상승 쓰나미’에 휩쓸렸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생산직의 시간당 임금을 내년 14%, 2028년까지 25%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 생산직 약 4000명과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전기차 공장 엔지니어 등이 대상이다. 현대차의 미국 내 임금 인상률은 도요타(내년 9%), 혼다(11%) 등에 비해 높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