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CPI, '인플레 끝'…숏커버+FOMO 부활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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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4일 화요일>
◆미국 주식 : 다우 1.43%, S&P500 1.91%, 나스닥 2.37%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453%(-17.9bp), 2년물 4.832%(-20.9bp)
예상보다 낮게 나온 10월 소비자물가(CPI)에 14일(미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폭등하고 금리는 뚝 떨어졌습니다. 인플레이션 하락의 핵심 요인 중 하나가 경기 둔화지만, 홈디포의 3분기 실적은 미국 소비가 여전히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인플레이션은 떨어지고 경제는 연착륙할 것이란 희망이 커졌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은 당연히 더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뿐 아니라, 내년 5월이면 금리 인하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었습니다.
오전 8시 30분에 발표된 10월 CPI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투자자들을 만족시켜줬습니다.
① 헤드라인 CPI 0%
헤드라인 CPI는 전월과 같았습니다. 상승률이 0%(정확히는 0.045%)였습니다. 1년 전에 비해선 3.2% 상승했습니다. 휘발유가 한 달 만에 5% 떨어지면서 등 에너지 가격이 2.5%나 하락한 덕분이죠. 9월(0.4%, 3.7%)이나 월가 예상(0.1%, 3.3%)보다 나았습니다. ② 근원 CPI도 0.2% 상승 그쳐
에너지와 식품 물가를 제외한 근원 CPI의 경우 한 달 전에 비해선 0.23%, 1년 전보다는 4.0% 올랐습니다. 9월(0.3%, 4.1%)과 같을 것이란 월가 예상보다 더 나은 수치죠. 4.0%는 2021년 9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것입니다. 4.0%는 여전히 Fed의 목표 2.0%보다는 두 배 높긴 합니다만 근원 CPI의 최근 3개월 수치를 연율로 환산하면 3.4%에 그칩니다. ③ 주거비 하락 반영되면 '인플레 끝'
세부 내용도 좋았습니다. 휘발유와 에너지 가격 하락이 가장 큰 디플레이션 요인이지만 ▲항공료(-0.9%) ▲중고차(-0.8%) ▲신차(-0.1%) ▲원자재(-0.4%) ▲교육(-0.2%) 등 다른 주요 카테고리에서도 가격 하락이 나타났습니다. 미국자동차노조(UAW) 파업에도 자동차 가격 내림세가 이어졌지요. 또 큰 폭의 상승이 예상되던 건강보험료는 그렇게 뛰지 않았습니다. 의료서비스 물가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지만, 여전히 전년 대비로는 0.8% 하락해 우려 만큼 큰 영향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가장 큰 인플레이션의 근원인 주거비의 경우 전달보다 0.3%(9월 0.6%)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주거비 중 임대료는 0.5% 올라서 9월과 같았지만, 주택소유자의 등가임대료(OER)은 9월 0.6% 상승에서 10월 0.4% 상승으로 꽤 둔화했습니다. 또 호텔 숙박료가 2.9% 하락한 게 주거비 둔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펀드스트랫은 "근원 CPI를 이루는 31개 구성요소 중 7개만이 전년대비 수치를 기준으로 전달보다 올랐다"라며 "인플레이션은 막다른 길에 다다랐다(hit a wall)"라고 주장했습니다. ④ '슈퍼 코어' 물가도 냉각
근원 상품은 전월보다 0.1% 하락했습니다. 근원 서비스 물가는 전월 0.6%에서 0.3% 상승으로 둔화했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이 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 이른바 '슈퍼 코어' 인플레이션도 전월 대비 0.2%(9월 0.6%), 전년 대비 3.75%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CPI 데이터가 나온 직후 금리와 달러화 가치는 급락했습니다. 금리는 순간적으로 15bp 이상 떨어져 미 국채 10년물은 4.5%, 2년물은 5%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달러화 가치도 -1% 가까이 하락하고요. 주가지수 선물은 1% 넘게 올랐습니다. 월가는 두 손 들어 CPI 데이터를 반겼습니다. 주거비 둔화 추세가 뚜렷해진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야누스핸더슨의 매튜 미스킨 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은 확연히 감속하고 있다. 주거비가 여전히 인플레이션의 근원으로 10월 물가상승분의 70%가량을 차지했지만, 주거비는 후행 요인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계속 낮아지고 떨어질 것"이라며 "Fed는 '고금리를 오랫동안'(higher for longer) 유지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약간 오랫동안 유지하면 될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BNP파리바는 "우리는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인플레이션을 Fed의 목표 수준으로 되돌리려면 약한 노동 시장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10월 CPI 보고서는 '완전한 디스인플레이션'을 볼 수도 있다는 개념을 제기한다"라고 밝혔습니다.
▶ING는 "10월 CPI는 예상보다 둔화하였다. 높은 차입 비용은 경제 활동과 기업의 가격 결정력에 점점 더 큰 부담을 줄 것이며, 주택 임대료 둔화는 향후 2분기 동안 인플레이션 둔화의 주요 동인이 될 것이다. 내년 여름까지 2% 인플레이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은 금리 인하를 더욱 가격에 반영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 워치 시장에서는 12월 금리 동결 확률을 어제 85.5%로 봤었는데 이를 99.8%까지 높였습니다. 그리고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은 내년 7월에서 5월(51%)로 앞당겼습니다. 내년 3월부터 인하할 것이란 베팅도 34.6%에 달합니다. ▶'Fed의 비공식 대변인'이라고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X(트위터)를 통해 "10월 고용보고서와 인플레이션 보고서는 Fed의 마지막 금리 인상이 지난 7월임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다음 FOMC 회의(12월 13~14일)에서 큰 논쟁은 '중앙은행은 금리를 동결 중'(the central bank is on hold)이라는 명백한 사실을 반영하기 위해 회의 후 통화정책 성명서를 수정할지, 어떻게 수정할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RSM의 조셉 브루셀라스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은 추가로 둔화하면서 헤드라인 수치는 2%대로 진입할 것이다. 통화정책과 위원들의 공식 발언은 여전히 긴축으로 기울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은 완료된 것으로 본다. 우리는 Fed가 내년 2분기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Fed 관련해선 조심스러운 의견도 여전합니다. 근원 CPI 4% 여전히 높고, 섣불리 Fed가 '승리'를 선언했다가는 금융여건이 완화되면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죠.
▶웰스파고는 "10월 CPI 보고서는 긴축 주기의 마지막 금리 인상이 이제 끝났다는 우리 견해를 더 강하게 뒷받침한다. 오늘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이 2%로 돌아가는 긴 여정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갔다는 신호다. 하지만 FOMC의 임무는 끝나지 않았다. 인플레이션은 아직 2%로 돌아가지 않았다. 제약적 통화정책을 완화하기 전에 2% 인플레이션이 지속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할 것이다. Fed는 특히 진행 중인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를 방해할 수 있는 충격이 있을지 계속 주의 깊게 관찰할 것이다. 하지만 2024년이 다가오면서 내년 논쟁은 금리 인하 및 양적 긴축(QT) 종료 시점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습니다.
▶BMO는 "10월 CPI 보고서는 지난 두 달 동안의 (유가 상승으로 인한) 반등세를 깨고 인플레이션 감소 추세를 다시 확립했다. 그러나 10월 물가 개선의 상당 부분이 불안정한 휘발유와 에너지 가격 하락에 크게 의존했기 때문에 Fed가 완전한 승리를 선언하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할 것이다. 근원 및 슈퍼 코어 둔화는 고무적이지만, 앞으로 몇 달간 추가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UBS는 "우리의 기본 사례는 Fed가 더 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Fed가 승리를 선언하고 금리 인상 종료를 선언하기에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고 노동 시장도 여전히 너무 빡빡하다. 경제 데이터가 갑자기 약세 방향으로 바뀌지 않는 한 이런 발표는 아무리 빨라도 3개월 후에나 나올 가능성이 크다. 발표가 나오면 시장은 첫 번째 금리 인하 시점에 빠르게 집중할 것이며, 이는 채권 수익률 하락 및 달러 약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Fed 위원들은 그렇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는 오늘 10월 CPI에 대해 "꽤 좋아 보인다. 상품은 디플레이션이 있고, 주택 부문도 둔화하면서 각 카테고리에서 분명한 진전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앞으로 몇 달 안에 지난 세기 중 인플레이션이 가장 빠르게 하락할 수도 있다"라면서도 "2% 인플레이션 목표에 도달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 추가 진전의 열쇠는 주택시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데 확실한 진전을 보인다"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은 2년 넘게 목표치인 2%를 웃돌았고, 지금도 2%를 넘고 있다.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겠다고 했고, 그 일을 완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금리는 벌써 뚝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오후 4시 25분께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7.9bp 하락한 4.453%, 2년물은 20.9bp나 떨어진 4.832%에 거래됐습니다. 한 채권 트레이더는 "그동안 트레이더들 머릿속에는 두 가지 걱정이 있었다. 10년물 금리가 혹시라도 5% 이상으로 다시 치솟지 않을까? Fed가 혹시라도 금리를 추가 인상하는 게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확실한 디스인플레이션 추세를 보여준 10월 CPI로 인해 그런 걱정은 사라졌다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금리가 급락하자 증시 상승세는 가속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1.43%, S&P500 지수는 1.91% 올랐고 나스닥은 2.37% 상승했습니다. S&P500 지수(종가 4495.7)는 한때 4500을 넘기도 했습니다. 최근 산타 랠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월가에서 나오던 걱정 중 하나는 오로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빅테크 7개로 구성된 '매그니피선트 7'(magnificent 7) 주식만 오른다는 것이었습니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리사 샬럿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시장 반등에 속지 말아라. 시장 폭과 거래량은 여전히 약하며, 중간값 주식은 지난 5월 이후 본질에서 그 자리에 머물고 있다"라고 지적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물가 하락에 따른 경제 연착륙 기대가 커지자 투자자들은 그동안 소외됐던 주식에 몰려들었습니다.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 지수는 오늘 5.44% 폭등했습니다. 어제까지 올해 들어 -2%를 기록했었는데, 오늘 종가로는 2.7% 상승세로 전환했습니다. 소형주는 경기가 개선되면 가장 크게 뛰는 종목이죠. 또 지역은행 주식도 폭등했습니다. KBW 나스닥 지역은행 지수는 오늘 무려 7.46% 뛰어올랐습니다. 지역은행은 경기가 악화하면 상업용 부동산 채무불이행 증가로 인해 큰 피해를 볼 것이란 관측 속에 모두가 피했던 주식입니다. 이들 주식에는 그동안 공매도가 많았습니다. 갑자기 연착륙 기대가 커지고 이들 주식의 주가가 오르면서 숏커버링이 대규모로 발생한 것도 소형주, 지역은행주 주가가 폭등한 이유로 꼽힙니다. 사실 이렇게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건 경기가 식고 있는 게 주요 요인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어젯밤 미국의 4분기 성장률 추정치를 1.6%로 낮췄습니다. 자신들이 추산하는 미국 경제 서프라이즈 지수(경제 지표를 모아서 산출하는 것)가 플러스권에서 보합권으로 하락한 데 따른 것입니다. 실제 10월 신규고용은 15만 개로 떨어졌고, 내일 발표될 10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2%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아직은 아니지만 이런 추세가 지속한다면, 그리고 심화한다면 경기 침체에 대한 걱정이 커질 수 있습니다. 월별 신규고용이 10만 개 밑으로 떨어지거나 소매판매가 계속 감소한다면 그렇겠지요. 그런데 오늘 아침에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홈디포는 이런 투자자들의 걱정을 덜어줬습니다.
홈디포는 10월 29일로 종료된 3분기 매출이 377억1000만 달러, 주당순이익(EPS)은 3.81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 줄었고 EPS도 전년 동기(4.24달러)보다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월가가 예상한 매출 386억 달러, EPS 3.76달러보다는 양호했습니다. 팬데믹 때 주택 개량 수요가 폭증하면서 매 분기 실적 기록을 세우던 홈디포는 지난 1년간 높은 모기지 금리로 주택 수요가 위축되고 주택 개량 수요도 줄면서 역풍에 직면해왔습니다. 하지만 홈디포는 오늘 "고객 대부분은 주택을 소유한 소비자로 몇 년간 소득과 부가 증가해왔으며 주택 개량을 지속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소비가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은 오늘 CPI 보고서로 더 강화됐습니다. 인플레이션 둔화로 인해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소득은 지난 12개월 동안 0.9%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10월 실질임금도 전월보다 0.2% 상승했고요. 향후 12개월 경기 침체 확률을 15%로 낮게 보는 골드만삭스의 핵심적 논리가 '인플레이션 둔화에 다른 실질 소득 증가가 소비를 뒷받침한다'라는 것입니다.
월가는 산타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에 흥분하고 있습니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설립자는 CNBC에 출연해 "올해 말 S&P500 지수 목표를 4600으로 잡았는데, 지금 같은 상황이면 그걸 넘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중립적이던 뉴에지 웰스의 캐머런 도슨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시장 친화적인 10월 CPI를 보면 적어도 연말까지는 Fed의 인상 위험을 없앴다고 본다. 이런 사실이 연말까지 추격 매수를 촉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옆으로 물러나 있던 투자자들이 시장으로 유입되고, 주식을 보유하던 투자자도 더 살 가능성이 있다. Fed가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없거나 높게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건 기업이 더 좋은 이익을 얻고 주식은 더 높은 배수를 유지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비관론자'인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글로벌 리서치 헤드는 오늘 아침 "주식의 위험 보상이 여전히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제약적 통화정책은 한동안 유지될 가능성이 크며 주식의 밸류에이션은 높고 소비자는 위축되기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JP모건 내부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옵니다. 트레이딩 데스크의 앤드루 테일러 마켓인텔리전트 헤드는 "우리는 디스인플레이션 추세와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고려할 때 전술적으로 강세론을 유지한다. 긍정적인 기업 이익 성장 및 기술적 요인, 연착륙 내러티브로의 전환, Fed의 인상 주기 종료 등도 바람직한 요인이다. 이번 주 금요일 미국 정부 폐쇄 위험 속에서 약간의 내림세가 나타날 수 있지만 우리는 그런 하락이 나타날 때 매수하라는 견해를 유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장 마감 뒤 미 하원의 마이크 존슨 의장은 자신이 제안한 2단계 임시예산안(주택 에너지 등은 내년 1월 19일까지, 국방 외교 등은 내년 2월 2일까지 임시예산을 지원)을 전체 표결에 붙여 찬성 336표, 반대 95표로 통과시켰습니다. 민주당 의원 209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공화당은 127명만 찬성했습니다. 상원에서는 민주당, 공화당이 모두 찬성 의사를 표시하고 있어서 셧다운 기한인 금요일까지 통과될 것으로 보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오늘 11월 글로벌 펀드매니저 서베이 결과를 내놓았는데요.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실시된 조사에는 553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는 225명이 참가했습니다.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투자자들은 Fed가 금리 인상을 종료했으며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응답자의 76%가 Fed의 금리 인상 주기는 이미 끝났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10월의 60%에서 크게 높아진 수치입니다. 또 투자자의 5분의 4는 단기 금리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2008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또 61%는 향후 12개월 동안 장기 채권 수익률 하락을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두 번째, 투자자들은 2024년 연착륙을 압도적으로 기대했습니다.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74%는 연착륙 또는 노랜딩을 예측했으며 이는 지난달 64%보다 증가한 것입니다. 경착륙을 예상하는 투자자는 21%로 10월의 30%보다 감소했습니다. 펀드매니저 3명 중 2명은 2024년 세계 경제 기본 시나리오로 '연착륙'을 보고 있는 것이죠. 이들은 또 금리 인하와 달러 가치 하락을 예상했습니다. 세 번째,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덜 걱정하지만, 지정학적 변수에 대해서는 더 경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큰 꼬리 위험을 묻는 질문에 투자자 25%가 인플레이션과 매파적 중앙은행을 지적했는데, 이는 7월의 45%에서 급격히 감소한 것입니다. 반면 지정학이 현재 가장 큰 꼬리 위험이라는 응답이 31%로 크게 늘었습니다. 또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급격한 침체나 불황을 초래하는 '경착륙' 위험도 지난 9월 13%에서 23%로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위험들은 아주 크지는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투자자들은 현금 비중을 대폭 줄이고 채권, 주식 등을 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금 비중은 지난달 5.5%에서 이달 4.7%로 크게 낮아졌습니다. 특히 채권에 대한 자산 배분은 전월 대비 18%포인트나 증가해 순 19% 비중확대에 도달했습니다. 이는 2009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주식에 대한 자산 배분도 2022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순 비중확대 방향으로 전환되었습니다. 10월 순 4% 비중축소에서 11월 순 2% 비중확대로 바뀌었습니다. 업종 별로는 제약주, 기술주, 통신주에 대해 가장 강한 비중확대 의견을 내놓았고 대신 유틸리티, 소재주, 임의소비재에 대해 가장 강한 비중축소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또 투자자의 94%는 내년에 채권, 주식, 원자재가 현금보다 나은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24년 투자자 플레이북은 연착륙, 낮은 금리, 달러 약세, 대형 기술주 및 제약주 강세 지속으로 요약된다”라고 썼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미국 주식 : 다우 1.43%, S&P500 1.91%, 나스닥 2.37%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453%(-17.9bp), 2년물 4.832%(-20.9bp)
예상보다 낮게 나온 10월 소비자물가(CPI)에 14일(미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폭등하고 금리는 뚝 떨어졌습니다. 인플레이션 하락의 핵심 요인 중 하나가 경기 둔화지만, 홈디포의 3분기 실적은 미국 소비가 여전히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인플레이션은 떨어지고 경제는 연착륙할 것이란 희망이 커졌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은 당연히 더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뿐 아니라, 내년 5월이면 금리 인하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었습니다.
오전 8시 30분에 발표된 10월 CPI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투자자들을 만족시켜줬습니다.
① 헤드라인 CPI 0%
헤드라인 CPI는 전월과 같았습니다. 상승률이 0%(정확히는 0.045%)였습니다. 1년 전에 비해선 3.2% 상승했습니다. 휘발유가 한 달 만에 5% 떨어지면서 등 에너지 가격이 2.5%나 하락한 덕분이죠. 9월(0.4%, 3.7%)이나 월가 예상(0.1%, 3.3%)보다 나았습니다. ② 근원 CPI도 0.2% 상승 그쳐
에너지와 식품 물가를 제외한 근원 CPI의 경우 한 달 전에 비해선 0.23%, 1년 전보다는 4.0% 올랐습니다. 9월(0.3%, 4.1%)과 같을 것이란 월가 예상보다 더 나은 수치죠. 4.0%는 2021년 9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것입니다. 4.0%는 여전히 Fed의 목표 2.0%보다는 두 배 높긴 합니다만 근원 CPI의 최근 3개월 수치를 연율로 환산하면 3.4%에 그칩니다. ③ 주거비 하락 반영되면 '인플레 끝'
세부 내용도 좋았습니다. 휘발유와 에너지 가격 하락이 가장 큰 디플레이션 요인이지만 ▲항공료(-0.9%) ▲중고차(-0.8%) ▲신차(-0.1%) ▲원자재(-0.4%) ▲교육(-0.2%) 등 다른 주요 카테고리에서도 가격 하락이 나타났습니다. 미국자동차노조(UAW) 파업에도 자동차 가격 내림세가 이어졌지요. 또 큰 폭의 상승이 예상되던 건강보험료는 그렇게 뛰지 않았습니다. 의료서비스 물가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지만, 여전히 전년 대비로는 0.8% 하락해 우려 만큼 큰 영향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가장 큰 인플레이션의 근원인 주거비의 경우 전달보다 0.3%(9월 0.6%)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주거비 중 임대료는 0.5% 올라서 9월과 같았지만, 주택소유자의 등가임대료(OER)은 9월 0.6% 상승에서 10월 0.4% 상승으로 꽤 둔화했습니다. 또 호텔 숙박료가 2.9% 하락한 게 주거비 둔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펀드스트랫은 "근원 CPI를 이루는 31개 구성요소 중 7개만이 전년대비 수치를 기준으로 전달보다 올랐다"라며 "인플레이션은 막다른 길에 다다랐다(hit a wall)"라고 주장했습니다. ④ '슈퍼 코어' 물가도 냉각
근원 상품은 전월보다 0.1% 하락했습니다. 근원 서비스 물가는 전월 0.6%에서 0.3% 상승으로 둔화했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이 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 이른바 '슈퍼 코어' 인플레이션도 전월 대비 0.2%(9월 0.6%), 전년 대비 3.75%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CPI 데이터가 나온 직후 금리와 달러화 가치는 급락했습니다. 금리는 순간적으로 15bp 이상 떨어져 미 국채 10년물은 4.5%, 2년물은 5%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달러화 가치도 -1% 가까이 하락하고요. 주가지수 선물은 1% 넘게 올랐습니다. 월가는 두 손 들어 CPI 데이터를 반겼습니다. 주거비 둔화 추세가 뚜렷해진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야누스핸더슨의 매튜 미스킨 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은 확연히 감속하고 있다. 주거비가 여전히 인플레이션의 근원으로 10월 물가상승분의 70%가량을 차지했지만, 주거비는 후행 요인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계속 낮아지고 떨어질 것"이라며 "Fed는 '고금리를 오랫동안'(higher for longer) 유지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약간 오랫동안 유지하면 될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BNP파리바는 "우리는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인플레이션을 Fed의 목표 수준으로 되돌리려면 약한 노동 시장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10월 CPI 보고서는 '완전한 디스인플레이션'을 볼 수도 있다는 개념을 제기한다"라고 밝혔습니다.
▶ING는 "10월 CPI는 예상보다 둔화하였다. 높은 차입 비용은 경제 활동과 기업의 가격 결정력에 점점 더 큰 부담을 줄 것이며, 주택 임대료 둔화는 향후 2분기 동안 인플레이션 둔화의 주요 동인이 될 것이다. 내년 여름까지 2% 인플레이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은 금리 인하를 더욱 가격에 반영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 워치 시장에서는 12월 금리 동결 확률을 어제 85.5%로 봤었는데 이를 99.8%까지 높였습니다. 그리고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은 내년 7월에서 5월(51%)로 앞당겼습니다. 내년 3월부터 인하할 것이란 베팅도 34.6%에 달합니다. ▶'Fed의 비공식 대변인'이라고 불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X(트위터)를 통해 "10월 고용보고서와 인플레이션 보고서는 Fed의 마지막 금리 인상이 지난 7월임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다음 FOMC 회의(12월 13~14일)에서 큰 논쟁은 '중앙은행은 금리를 동결 중'(the central bank is on hold)이라는 명백한 사실을 반영하기 위해 회의 후 통화정책 성명서를 수정할지, 어떻게 수정할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RSM의 조셉 브루셀라스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은 추가로 둔화하면서 헤드라인 수치는 2%대로 진입할 것이다. 통화정책과 위원들의 공식 발언은 여전히 긴축으로 기울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은 완료된 것으로 본다. 우리는 Fed가 내년 2분기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Fed 관련해선 조심스러운 의견도 여전합니다. 근원 CPI 4% 여전히 높고, 섣불리 Fed가 '승리'를 선언했다가는 금융여건이 완화되면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죠.
▶웰스파고는 "10월 CPI 보고서는 긴축 주기의 마지막 금리 인상이 이제 끝났다는 우리 견해를 더 강하게 뒷받침한다. 오늘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이 2%로 돌아가는 긴 여정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갔다는 신호다. 하지만 FOMC의 임무는 끝나지 않았다. 인플레이션은 아직 2%로 돌아가지 않았다. 제약적 통화정책을 완화하기 전에 2% 인플레이션이 지속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할 것이다. Fed는 특히 진행 중인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를 방해할 수 있는 충격이 있을지 계속 주의 깊게 관찰할 것이다. 하지만 2024년이 다가오면서 내년 논쟁은 금리 인하 및 양적 긴축(QT) 종료 시점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습니다.
▶BMO는 "10월 CPI 보고서는 지난 두 달 동안의 (유가 상승으로 인한) 반등세를 깨고 인플레이션 감소 추세를 다시 확립했다. 그러나 10월 물가 개선의 상당 부분이 불안정한 휘발유와 에너지 가격 하락에 크게 의존했기 때문에 Fed가 완전한 승리를 선언하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할 것이다. 근원 및 슈퍼 코어 둔화는 고무적이지만, 앞으로 몇 달간 추가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UBS는 "우리의 기본 사례는 Fed가 더 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Fed가 승리를 선언하고 금리 인상 종료를 선언하기에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고 노동 시장도 여전히 너무 빡빡하다. 경제 데이터가 갑자기 약세 방향으로 바뀌지 않는 한 이런 발표는 아무리 빨라도 3개월 후에나 나올 가능성이 크다. 발표가 나오면 시장은 첫 번째 금리 인하 시점에 빠르게 집중할 것이며, 이는 채권 수익률 하락 및 달러 약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Fed 위원들은 그렇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는 오늘 10월 CPI에 대해 "꽤 좋아 보인다. 상품은 디플레이션이 있고, 주택 부문도 둔화하면서 각 카테고리에서 분명한 진전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앞으로 몇 달 안에 지난 세기 중 인플레이션이 가장 빠르게 하락할 수도 있다"라면서도 "2% 인플레이션 목표에 도달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 추가 진전의 열쇠는 주택시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데 확실한 진전을 보인다"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은 2년 넘게 목표치인 2%를 웃돌았고, 지금도 2%를 넘고 있다.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겠다고 했고, 그 일을 완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금리는 벌써 뚝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오후 4시 25분께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7.9bp 하락한 4.453%, 2년물은 20.9bp나 떨어진 4.832%에 거래됐습니다. 한 채권 트레이더는 "그동안 트레이더들 머릿속에는 두 가지 걱정이 있었다. 10년물 금리가 혹시라도 5% 이상으로 다시 치솟지 않을까? Fed가 혹시라도 금리를 추가 인상하는 게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확실한 디스인플레이션 추세를 보여준 10월 CPI로 인해 그런 걱정은 사라졌다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금리가 급락하자 증시 상승세는 가속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1.43%, S&P500 지수는 1.91% 올랐고 나스닥은 2.37% 상승했습니다. S&P500 지수(종가 4495.7)는 한때 4500을 넘기도 했습니다. 최근 산타 랠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월가에서 나오던 걱정 중 하나는 오로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빅테크 7개로 구성된 '매그니피선트 7'(magnificent 7) 주식만 오른다는 것이었습니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리사 샬럿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시장 반등에 속지 말아라. 시장 폭과 거래량은 여전히 약하며, 중간값 주식은 지난 5월 이후 본질에서 그 자리에 머물고 있다"라고 지적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물가 하락에 따른 경제 연착륙 기대가 커지자 투자자들은 그동안 소외됐던 주식에 몰려들었습니다.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 지수는 오늘 5.44% 폭등했습니다. 어제까지 올해 들어 -2%를 기록했었는데, 오늘 종가로는 2.7% 상승세로 전환했습니다. 소형주는 경기가 개선되면 가장 크게 뛰는 종목이죠. 또 지역은행 주식도 폭등했습니다. KBW 나스닥 지역은행 지수는 오늘 무려 7.46% 뛰어올랐습니다. 지역은행은 경기가 악화하면 상업용 부동산 채무불이행 증가로 인해 큰 피해를 볼 것이란 관측 속에 모두가 피했던 주식입니다. 이들 주식에는 그동안 공매도가 많았습니다. 갑자기 연착륙 기대가 커지고 이들 주식의 주가가 오르면서 숏커버링이 대규모로 발생한 것도 소형주, 지역은행주 주가가 폭등한 이유로 꼽힙니다. 사실 이렇게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건 경기가 식고 있는 게 주요 요인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어젯밤 미국의 4분기 성장률 추정치를 1.6%로 낮췄습니다. 자신들이 추산하는 미국 경제 서프라이즈 지수(경제 지표를 모아서 산출하는 것)가 플러스권에서 보합권으로 하락한 데 따른 것입니다. 실제 10월 신규고용은 15만 개로 떨어졌고, 내일 발표될 10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2%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아직은 아니지만 이런 추세가 지속한다면, 그리고 심화한다면 경기 침체에 대한 걱정이 커질 수 있습니다. 월별 신규고용이 10만 개 밑으로 떨어지거나 소매판매가 계속 감소한다면 그렇겠지요. 그런데 오늘 아침에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홈디포는 이런 투자자들의 걱정을 덜어줬습니다.
홈디포는 10월 29일로 종료된 3분기 매출이 377억1000만 달러, 주당순이익(EPS)은 3.81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 줄었고 EPS도 전년 동기(4.24달러)보다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월가가 예상한 매출 386억 달러, EPS 3.76달러보다는 양호했습니다. 팬데믹 때 주택 개량 수요가 폭증하면서 매 분기 실적 기록을 세우던 홈디포는 지난 1년간 높은 모기지 금리로 주택 수요가 위축되고 주택 개량 수요도 줄면서 역풍에 직면해왔습니다. 하지만 홈디포는 오늘 "고객 대부분은 주택을 소유한 소비자로 몇 년간 소득과 부가 증가해왔으며 주택 개량을 지속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소비가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은 오늘 CPI 보고서로 더 강화됐습니다. 인플레이션 둔화로 인해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소득은 지난 12개월 동안 0.9%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10월 실질임금도 전월보다 0.2% 상승했고요. 향후 12개월 경기 침체 확률을 15%로 낮게 보는 골드만삭스의 핵심적 논리가 '인플레이션 둔화에 다른 실질 소득 증가가 소비를 뒷받침한다'라는 것입니다.
월가는 산타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에 흥분하고 있습니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설립자는 CNBC에 출연해 "올해 말 S&P500 지수 목표를 4600으로 잡았는데, 지금 같은 상황이면 그걸 넘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중립적이던 뉴에지 웰스의 캐머런 도슨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시장 친화적인 10월 CPI를 보면 적어도 연말까지는 Fed의 인상 위험을 없앴다고 본다. 이런 사실이 연말까지 추격 매수를 촉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옆으로 물러나 있던 투자자들이 시장으로 유입되고, 주식을 보유하던 투자자도 더 살 가능성이 있다. Fed가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없거나 높게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건 기업이 더 좋은 이익을 얻고 주식은 더 높은 배수를 유지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비관론자'인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글로벌 리서치 헤드는 오늘 아침 "주식의 위험 보상이 여전히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제약적 통화정책은 한동안 유지될 가능성이 크며 주식의 밸류에이션은 높고 소비자는 위축되기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JP모건 내부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옵니다. 트레이딩 데스크의 앤드루 테일러 마켓인텔리전트 헤드는 "우리는 디스인플레이션 추세와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고려할 때 전술적으로 강세론을 유지한다. 긍정적인 기업 이익 성장 및 기술적 요인, 연착륙 내러티브로의 전환, Fed의 인상 주기 종료 등도 바람직한 요인이다. 이번 주 금요일 미국 정부 폐쇄 위험 속에서 약간의 내림세가 나타날 수 있지만 우리는 그런 하락이 나타날 때 매수하라는 견해를 유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장 마감 뒤 미 하원의 마이크 존슨 의장은 자신이 제안한 2단계 임시예산안(주택 에너지 등은 내년 1월 19일까지, 국방 외교 등은 내년 2월 2일까지 임시예산을 지원)을 전체 표결에 붙여 찬성 336표, 반대 95표로 통과시켰습니다. 민주당 의원 209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공화당은 127명만 찬성했습니다. 상원에서는 민주당, 공화당이 모두 찬성 의사를 표시하고 있어서 셧다운 기한인 금요일까지 통과될 것으로 보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오늘 11월 글로벌 펀드매니저 서베이 결과를 내놓았는데요.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실시된 조사에는 553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는 225명이 참가했습니다.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투자자들은 Fed가 금리 인상을 종료했으며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응답자의 76%가 Fed의 금리 인상 주기는 이미 끝났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10월의 60%에서 크게 높아진 수치입니다. 또 투자자의 5분의 4는 단기 금리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2008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또 61%는 향후 12개월 동안 장기 채권 수익률 하락을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두 번째, 투자자들은 2024년 연착륙을 압도적으로 기대했습니다.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74%는 연착륙 또는 노랜딩을 예측했으며 이는 지난달 64%보다 증가한 것입니다. 경착륙을 예상하는 투자자는 21%로 10월의 30%보다 감소했습니다. 펀드매니저 3명 중 2명은 2024년 세계 경제 기본 시나리오로 '연착륙'을 보고 있는 것이죠. 이들은 또 금리 인하와 달러 가치 하락을 예상했습니다. 세 번째,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덜 걱정하지만, 지정학적 변수에 대해서는 더 경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큰 꼬리 위험을 묻는 질문에 투자자 25%가 인플레이션과 매파적 중앙은행을 지적했는데, 이는 7월의 45%에서 급격히 감소한 것입니다. 반면 지정학이 현재 가장 큰 꼬리 위험이라는 응답이 31%로 크게 늘었습니다. 또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급격한 침체나 불황을 초래하는 '경착륙' 위험도 지난 9월 13%에서 23%로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위험들은 아주 크지는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투자자들은 현금 비중을 대폭 줄이고 채권, 주식 등을 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금 비중은 지난달 5.5%에서 이달 4.7%로 크게 낮아졌습니다. 특히 채권에 대한 자산 배분은 전월 대비 18%포인트나 증가해 순 19% 비중확대에 도달했습니다. 이는 2009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주식에 대한 자산 배분도 2022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순 비중확대 방향으로 전환되었습니다. 10월 순 4% 비중축소에서 11월 순 2% 비중확대로 바뀌었습니다. 업종 별로는 제약주, 기술주, 통신주에 대해 가장 강한 비중확대 의견을 내놓았고 대신 유틸리티, 소재주, 임의소비재에 대해 가장 강한 비중축소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또 투자자의 94%는 내년에 채권, 주식, 원자재가 현금보다 나은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24년 투자자 플레이북은 연착륙, 낮은 금리, 달러 약세, 대형 기술주 및 제약주 강세 지속으로 요약된다”라고 썼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