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집중분석] 주식으로 年7% 수익 자신없으면 하이일드E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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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의 ETF 심층해부
S&P500 동일비중지수 -3.87%
Fallen Angel(날개 잃은 천사)에 기회
Fallen Angel(날개 잃은 천사)에 기회
‘주식 대신 하이일드 채권?’ 미국 ETF 전문 웹사이트의 칼럼 제목이다.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투자전략은 아니다. 고금리에도 경제 상황이 양호한 미국의 독특한 조합이 만들어낸 아이디어일 것이다. 하이일드(High Yield) 채권은 신용등급 BBB 미만의 투기 등급 채권을 말한다. 높은 금리는 낮은 신용등급에 대한 보상이다. 위험 요인은 채권 발행기업의 디폴트인데 미국 기업들의 연체율은 1.01%로 30년래 최저치에 근접한 수준이다. 하이일드 채권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S&P500을 구성하는 종목들을 동일 비중으로 투자했다면 지난 1년 수익률은 -3.87%에 불과하다. 시가총액 가중으로 구성된 실제 지수 수익률 10.48%와는 차이가 크다. 빅테크 7종목이 상승을 주도했기 때문인데 다른 종목들의 평균 수익률은 0%에 가깝다는 의미다. 높은 금리와 지정학적 우려 그리고 수요둔화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주식 수익률은 당분간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
자산배분 방법 중에 ‘일드 갭(Yield Gap)’이라는 것이 있다.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주가수익비율(P/E Ratio)의 역수로 계산된 기대수익률과 국채 수익률의 차이다. S&P500 주가수익비율의 역수와 미국 10년 국채 수익률로 계산해보면 미국의 ‘일드 갭’은 -0.5%로 주식보다 채권이 매력적인 구간으로 산출된다. 지난 8월부터 일드 갭이 (-)음의 영역인데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의 현상이다. iShares iBoxx USD High Yield Corporate Bond ETF(HYG)는 자산 규모가 150억 달러로, 전문가들이 하이일드 자산군을 살펴볼 때 일반적으로 언급되는 하이일드 ETF이다. 1년 수익률은 4.72%이며 1,188개의 채권에 투자한다. 유효 듀레이션은 3.62년이고 신용등급은 BB 등급 49%, B등급 38%로 구성되어 있다.
하이일드 채권지수의 수익률은 만기가 유사한 국채보다 4.08% 포인트 높다. 이는 지난해 5.99% 포인트의 최고치에서 하락한 수치이며, 지난 16개월 기간의 최저 수준에 근접한 수치다. 이러한 차이를 신용 스프레드라고 하는데 스프레드의 축소는 투자자들이 하이일드 채권에 대해 더 편안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고금리가 장기간 유지된다면 기업의 채무 구조조정이 급증할 위험이 있다. 이는 재무구조가 부실한 기업에는 많은 압력을 가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하이일드 채권 발행기업이 동일한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건전한 하이일드 채권은 인컴형 주식과 유사한 가격 흐름을 보이는 경향이 있는데 금융위기 등의 시스템 위험으로 번지지 않는다면 좋은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이러한 설명과 일치하는 ETF는 13억 6천만 달러 규모의 iShares Fallen Angels Bond ETF(FALN)와 24억 7천만 달러 규모의 VanEck Fallen Angel High Yield Bond ETF(ANGL)이다. 이 두 펀드는 수년 동안 매우 유사한 수익률을 보여주었으며, 하이일드 ETF HYG와 국채 ETF GOVT의 수익률을 뛰어넘는다. "Fallen Angel(날개 잃은 천사)"은 원래 투자 등급(BBB 등급 이상)이었지만 BB 등급으로 하향된 채권을 말한다. 투기 등급이지만 하이일드 자산군에서는 가장 양호한 신용 상태의 기업을 의미한다. FALN과 ANGL은 다른 기초지수와 연계되어 있지만 상위 보유 종목은 유사하다.
미국이 현재와 같이 높은 금리와 양호한 경제 상황이 이어진다면 하이일드와 Fallen Angel ETF는 단순한 주식, 채권과는 또 다른 투자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지속되는 고금리로 수요가 둔화한다면 신용위험 상승으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금리인하 기대로 인한 가격 상승이 일부 상쇄하게 된다.
신용시장의 이벤트 위험은 지난 10여년간 항상 있었다. 하지만 2008년과 2020년에 경험했듯이 금융시장은 이미 대규모 재정 및 통화정책에 학습이 되어 있다. 경기 회복은 더딜 것이며 인플레이션과 수요둔화에 대한 우려도 지속될 것이다. 매크로에 대한 고민보다 채권 또는 커버드콜과 같은 인컴형 자산에 대한 분석이 자산관리 관점에서는 더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신성호 연구위원 s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