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한석 대표 "獨·日 제품보다 뛰어난 바이알 첫 국산화…삼바에도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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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석 동신관유리공업 대표
창업 54년 앰플·바이알 생산
국내시장 점유율 35~40% 1위
셀트리온과 손잡고 국산화 나서
삼바에 제품 적격업체로 등록
국산 자재활용 생태계 구축 필요
바이알 원재료 유리관 전량 수입
코로나19때 세계적 바이알 파동
글로벌제약사 자체 생태계 구축
바이오소부장 국산화 지원 시급
창업 54년 앰플·바이알 생산
국내시장 점유율 35~40% 1위
셀트리온과 손잡고 국산화 나서
삼바에 제품 적격업체로 등록
국산 자재활용 생태계 구축 필요
바이알 원재료 유리관 전량 수입
코로나19때 세계적 바이알 파동
글로벌제약사 자체 생태계 구축
바이오소부장 국산화 지원 시급
“바이알 생산 기계 한 대를 만드는 데 10억원 정도 들었습니다. 바이알 하나 평균 가격이 300원인데 기계 가격에 연구개발 투자 기간까지 생각하면 사업적으로는 계산이 안 나옵니다. 업에 진심으로 임하자는 마음이 있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15일 인천 서구 동신관유리공업(동신관) 본사에서 만난 서한석 대표는 공장 내 이열 종대로 늘어선 26대의 기계를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꽤 쌀쌀한 날씨였지만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원통형 모양의 기계는 쉴 새 없이 돌아가며 거대한 가스레인지처럼 불꽃을 뿜었다. 사람 키만 한 기다란 유리관은 순식간에 수십 개의 작은 바이알로 만들어졌다.
동신관은 올해로 54년 차를 맞이한 앰플 및 바이알 생산 기업이다. 서 대표의 부친이자 창업자인 서정섭 회장은 제약사를 다니던 중 앰플 제제의 사업적 가능성을 보고 회사를 세웠다. 그간 기복 없이 꾸준히 매출이 늘어 지난해에는 27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0년 사이 직원도 두 배 늘었다. 바이알, 프리필드 시린지, 카트리지 등 제품 종류도 증가했다. 25년 전 회사에 합류한 서 대표는 “항생제와 치료제 등 화학의약품 시장은 제약사와 과거부터 함께 성장하며 대부분 국산 자재로 대체됐다”며 “동신관 제품의 점유율은 35~40% 정도”라고 말했다.
바이오의약품은 대부분 단백질 제제로 화학의약품보다 유리 물성에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 일례로 유리 표면의 알칼리 용출값이 조금만 달라져도 의약품 상태가 달라진다. 동신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8년부터 셀트리온과 국산 바이오의약품용 바이알을 개발하고 있다.
서 대표는 “당시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려던 셀트리온이 자재 국산화를 위해 함께 연구하자고 제안했다”며 “시작부터 유럽 허가당국에 쇼트와 동신관 제품을 함께 등록하고 제품을 개선해나갔다”고 말했다.
수년간의 노력 끝에 바이오의약품 완제품 1차 포장재로 사용되는 바이알을 공급하게 됐다. 서 대표는 “업계에서 쇼트 제품과 동등 혹은 그 이상의 품질을 낸다고 평가받는다”며 “바이오의약품 쪽에서 국산 자재가 성공한 첫 사례”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도 지난 10월 동신관 제품이 적격업체 등록을 마쳤다. 국내 대형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 두 곳과 협업하게 된 것이다. 외국 제약사가 CDMO에 생산을 의뢰할 때 용기가 정해지지 않은 경우 동신관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서 대표는 “모더나, 화이자 등 글로벌 빅파마는 자체 구축한 부자재 생태계와 함께 성장하는데 한국 바이오업계에도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며 “위급 상황에 자재 조달이 안 되면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코로나19 사태 당시 세계적으로 바이알 공급난이 빚어졌다. 서 대표는 “백신을 만들어도 담을 병이 없었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에 백신 위탁생산을 맡긴 아스트라제네카가 독일과 일본 제품의 대안으로 동신관 제품을 선택해 800만 개를 긴급 납품했다”고 회상했다.
이에 2020년 정부는 국내 바이오 소부장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바이오 소부장 연대협력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2024년까지 4년간 총 849억원을 투입해 16개 핵심 품목을 국산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동신관도 협의체 기업으로 선정됐다. 다만 몇몇 성공사례를 제외하고는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서 대표는 “바이오의약품 개발 기업이 국산 자재를 많이 사용해 소부장 생태계 구성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며 “인허가 과정에서 국산 자재를 쓰면 인센티브를 주는 등 정책적으로 소부장 기업의 활로를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15일 인천 서구 동신관유리공업(동신관) 본사에서 만난 서한석 대표는 공장 내 이열 종대로 늘어선 26대의 기계를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꽤 쌀쌀한 날씨였지만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원통형 모양의 기계는 쉴 새 없이 돌아가며 거대한 가스레인지처럼 불꽃을 뿜었다. 사람 키만 한 기다란 유리관은 순식간에 수십 개의 작은 바이알로 만들어졌다.
동신관은 올해로 54년 차를 맞이한 앰플 및 바이알 생산 기업이다. 서 대표의 부친이자 창업자인 서정섭 회장은 제약사를 다니던 중 앰플 제제의 사업적 가능성을 보고 회사를 세웠다. 그간 기복 없이 꾸준히 매출이 늘어 지난해에는 27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0년 사이 직원도 두 배 늘었다. 바이알, 프리필드 시린지, 카트리지 등 제품 종류도 증가했다. 25년 전 회사에 합류한 서 대표는 “항생제와 치료제 등 화학의약품 시장은 제약사와 과거부터 함께 성장하며 대부분 국산 자재로 대체됐다”며 “동신관 제품의 점유율은 35~40% 정도”라고 말했다.
○바이오의약품으로 시장 확대
최근에는 화학의약품을 넘어 바이오의약품으로 판로를 확장하고 있다. 서 대표는 “국내 바이오의약품산업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로 시작해 국산 자재를 사용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의약품 성분은 물론 시설과 부자재도 똑같이 만들기 때문에 대부분 외산 자재를 쓴다. 임상시험에서 실패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외산 바이알로는 독일 쇼트 제품이 독보적이었다.바이오의약품은 대부분 단백질 제제로 화학의약품보다 유리 물성에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 일례로 유리 표면의 알칼리 용출값이 조금만 달라져도 의약품 상태가 달라진다. 동신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8년부터 셀트리온과 국산 바이오의약품용 바이알을 개발하고 있다.
서 대표는 “당시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려던 셀트리온이 자재 국산화를 위해 함께 연구하자고 제안했다”며 “시작부터 유럽 허가당국에 쇼트와 동신관 제품을 함께 등록하고 제품을 개선해나갔다”고 말했다.
수년간의 노력 끝에 바이오의약품 완제품 1차 포장재로 사용되는 바이알을 공급하게 됐다. 서 대표는 “업계에서 쇼트 제품과 동등 혹은 그 이상의 품질을 낸다고 평가받는다”며 “바이오의약품 쪽에서 국산 자재가 성공한 첫 사례”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도 지난 10월 동신관 제품이 적격업체 등록을 마쳤다. 국내 대형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 두 곳과 협업하게 된 것이다. 외국 제약사가 CDMO에 생산을 의뢰할 때 용기가 정해지지 않은 경우 동신관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소부장 국산화 정책적 지원 필요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는 안정적인 의약품 공급을 위해 필수적이다. 일례로 국내 바이알 생산 기업이 네 곳 있지만 원재료인 유리관은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한다. 서 대표는 “25년간 세 번의 유리관 파동을 경험했다”며 “독일 쇼트와 일본 NEG는 자국에 우선 공급하고 나머지를 수출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구할 길이 없었다”고 말했다.서 대표는 “모더나, 화이자 등 글로벌 빅파마는 자체 구축한 부자재 생태계와 함께 성장하는데 한국 바이오업계에도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며 “위급 상황에 자재 조달이 안 되면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코로나19 사태 당시 세계적으로 바이알 공급난이 빚어졌다. 서 대표는 “백신을 만들어도 담을 병이 없었다”며 “SK바이오사이언스에 백신 위탁생산을 맡긴 아스트라제네카가 독일과 일본 제품의 대안으로 동신관 제품을 선택해 800만 개를 긴급 납품했다”고 회상했다.
이에 2020년 정부는 국내 바이오 소부장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바이오 소부장 연대협력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2024년까지 4년간 총 849억원을 투입해 16개 핵심 품목을 국산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동신관도 협의체 기업으로 선정됐다. 다만 몇몇 성공사례를 제외하고는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서 대표는 “바이오의약품 개발 기업이 국산 자재를 많이 사용해 소부장 생태계 구성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며 “인허가 과정에서 국산 자재를 쓰면 인센티브를 주는 등 정책적으로 소부장 기업의 활로를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