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롤드 울프 협회장 "병원 인력부족 해결 위해 AI 등 디지털 신기술 받아들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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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해롤드 울프 미국보건의료정보관리시스템협회 회장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 땐
질병 치료 넘어 맞춤형 건강관리
의료 접근성 높여주고 비용 절감
병원에 축적된 데이터 활용해야
더 높은 수준의 디지털 전환 가능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 땐
질병 치료 넘어 맞춤형 건강관리
의료 접근성 높여주고 비용 절감
병원에 축적된 데이터 활용해야
더 높은 수준의 디지털 전환 가능
“미국은 의료 분야에서 환자 참여와 진단 역량을 높이고 효율적인 의료서비스를 스마트하게 제공하는 방향으로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병원 밖으로 의료서비스를 연계하고 디지털 전환을 위한 의료 프로세스를 구축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도입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죠. 의료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과 세계인의 건강 수준은 디지털 헬스케어 채택 속도와 확장성이 좌우할 겁니다.”
지난 9일 열린 삼성서울병원 개원 29년 기념식 행사장을 찾은 해롤드 울프 미국 보건의료정보관리시스템협회(HIMSS)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1961년 병원관리시스템협회로 시작한 HIMSS는 세계 의료기관들의 디지털 전환 관련 최대 단체로 꼽힌다. 매년 미국에서 열리는 HIMSS 콘퍼런스와 전시회는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등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장소로 꼽힌다. 울프 회장은 2017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다.
그가 찾은 삼성서울병원은 세계 병원 중 디지털 전환에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최초로 정보기술(IT) 인프라, 디지털 의료영상, 의무기록 등 세 분야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병원 중엔 가장 높은 수준의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울프 회장을 통해 의료기관의 디지털 전환과 미래 병원의 모습 등에 대해 들어봤다.
▷병원관리협회로 시작한 HIMSS가 디지털 전환 단체로 진화하고 있다.
“HIMSS는 정보와 기술력을 활용해 세계 보건 생태계를 개혁하는 비영리 단체다. 건강혁신, 공공정책, 인력개발 분야 등의 정보를 제공해 모범 사례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세계 의료 공급자, 전문가들과 협력해 의료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프레임워크 모델 등을 개발해왔다. 2005년부터 의료시스템 개선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쌓는 데 집중해왔다. 이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근거를 쌓고 활용 가능한 사례를 만들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 움직임에도 많은 변화가 있다.
“최근 헬스케어 시스템은 주로 건강을 회복하거나 급성기에 있는 환자의 상태를 관리하는 것처럼 질병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에코시스템(생태계)이 구축되면 헬스케어 시스템을 통해 집부터 병원까지 모든 건강 관련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에코시스템은 개인과 구성원의 건강 상태 등을 파악해 관찰하고 건강 상태를 유지하면서 위험 요인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방식을 알려줄 수 있다.”
▷미국에선 의료 분야 디지털 전환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좀 더 스마트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수요가 의료 분야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의료기관은 기술을 활용해 기존에 갖고 있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환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디지털 전환은 단순히 기존 시스템을 디지털화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디지털에 맞춰 프로세스를 재설계하는 것도 포함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했지만 여전히 비대면보다는 대면 진료가 중심에 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은 자신에게 서비스를 공급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등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길 원하게 됐다. 이런 환자 중심 진료(Person-centered care)는 수십 년간 의료 전달 시스템에서 중요한 개념이었다. 물론 환자가 직접 의료기관을 찾는 대면진료 시스템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헬스케어 시스템에 디지털 기술과 사물인터넷(IoT), 스마트기기가 도입되면서 사람들의 의료 접근성을 높일 것이다. 이런 기술과의 접목으로 개인맞춤형 의료서비스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
▷한국 의료기관들의 디지털 전환 수준은 어느 정도로 평가하나.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디지털 전환 가능성이 높은 곳 중 하나다. 세계 헬스케어 시스템 공급자들이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한국과 협력하길 원하는 곳도 많다. HIMSS는 대한병원협회와 올해 5월 17일 디지털 전환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대한병원협회 소속 병원들은 HIMSS의 평가 시스템을 활용해 디지털 전환 수행 정도를 파악할 계획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미 HIMSS 평가 프로그램 중 3개 분야에서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다른 병원들의 시스템도 디지털화해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디지털 기술 도입으로 의료서비스는 어떻게 진화할 것으로 예상하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서비스 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이 재설계될 것이다. 이를 통해 병원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사람들이 건강하게 지내도록 돕는 방향으로 바뀔 것이다.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는 자가관리프로그램은 환자의 건강 수준을 높이는 것은 물론 만성 질환자의 입원 등 의료비용을 줄여준다는 게 입증됐다.”
▷의료기관들은 어떤 부분에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하나.
“의료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의료 질을 높이기 위해 의료기관은 AI, 머신러닝 등의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렇게 해야 의료기관에서 보유한 데이터 활용을 확대할 수 있다. 많은 국가에서 전자의무기록(EMR)을 도입했지만, 질병을 예방하고 좀 더 높은 수준으로 디지털 전환하는 것은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지난 9일 열린 삼성서울병원 개원 29년 기념식 행사장을 찾은 해롤드 울프 미국 보건의료정보관리시스템협회(HIMSS)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1961년 병원관리시스템협회로 시작한 HIMSS는 세계 의료기관들의 디지털 전환 관련 최대 단체로 꼽힌다. 매년 미국에서 열리는 HIMSS 콘퍼런스와 전시회는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등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장소로 꼽힌다. 울프 회장은 2017년부터 회장을 맡고 있다.
그가 찾은 삼성서울병원은 세계 병원 중 디지털 전환에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최초로 정보기술(IT) 인프라, 디지털 의료영상, 의무기록 등 세 분야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병원 중엔 가장 높은 수준의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울프 회장을 통해 의료기관의 디지털 전환과 미래 병원의 모습 등에 대해 들어봤다.
▷병원관리협회로 시작한 HIMSS가 디지털 전환 단체로 진화하고 있다.
“HIMSS는 정보와 기술력을 활용해 세계 보건 생태계를 개혁하는 비영리 단체다. 건강혁신, 공공정책, 인력개발 분야 등의 정보를 제공해 모범 사례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세계 의료 공급자, 전문가들과 협력해 의료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프레임워크 모델 등을 개발해왔다. 2005년부터 의료시스템 개선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쌓는 데 집중해왔다. 이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근거를 쌓고 활용 가능한 사례를 만들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 움직임에도 많은 변화가 있다.
“최근 헬스케어 시스템은 주로 건강을 회복하거나 급성기에 있는 환자의 상태를 관리하는 것처럼 질병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에코시스템(생태계)이 구축되면 헬스케어 시스템을 통해 집부터 병원까지 모든 건강 관련 활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에코시스템은 개인과 구성원의 건강 상태 등을 파악해 관찰하고 건강 상태를 유지하면서 위험 요인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방식을 알려줄 수 있다.”
▷미국에선 의료 분야 디지털 전환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좀 더 스마트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수요가 의료 분야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의료기관은 기술을 활용해 기존에 갖고 있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환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디지털 전환은 단순히 기존 시스템을 디지털화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디지털에 맞춰 프로세스를 재설계하는 것도 포함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했지만 여전히 비대면보다는 대면 진료가 중심에 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은 자신에게 서비스를 공급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등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길 원하게 됐다. 이런 환자 중심 진료(Person-centered care)는 수십 년간 의료 전달 시스템에서 중요한 개념이었다. 물론 환자가 직접 의료기관을 찾는 대면진료 시스템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헬스케어 시스템에 디지털 기술과 사물인터넷(IoT), 스마트기기가 도입되면서 사람들의 의료 접근성을 높일 것이다. 이런 기술과의 접목으로 개인맞춤형 의료서비스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
▷한국 의료기관들의 디지털 전환 수준은 어느 정도로 평가하나.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디지털 전환 가능성이 높은 곳 중 하나다. 세계 헬스케어 시스템 공급자들이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한국과 협력하길 원하는 곳도 많다. HIMSS는 대한병원협회와 올해 5월 17일 디지털 전환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대한병원협회 소속 병원들은 HIMSS의 평가 시스템을 활용해 디지털 전환 수행 정도를 파악할 계획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미 HIMSS 평가 프로그램 중 3개 분야에서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다른 병원들의 시스템도 디지털화해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디지털 기술 도입으로 의료서비스는 어떻게 진화할 것으로 예상하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서비스 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이 재설계될 것이다. 이를 통해 병원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사람들이 건강하게 지내도록 돕는 방향으로 바뀔 것이다.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는 자가관리프로그램은 환자의 건강 수준을 높이는 것은 물론 만성 질환자의 입원 등 의료비용을 줄여준다는 게 입증됐다.”
▷의료기관들은 어떤 부분에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하나.
“의료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의료 질을 높이기 위해 의료기관은 AI, 머신러닝 등의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렇게 해야 의료기관에서 보유한 데이터 활용을 확대할 수 있다. 많은 국가에서 전자의무기록(EMR)을 도입했지만, 질병을 예방하고 좀 더 높은 수준으로 디지털 전환하는 것은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