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2박4일간 글로벌 기업인 면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정상회의 참석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해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샌프란시스코로 출국했다.

현지 도착 직후 동포 간담회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간다.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는 ‘CEO 서밋’, 투자신고식, 환영 리셉션 등에도 참석한다. 실리콘밸리에서 첨단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한인들도 만난다.

16일에는 비공식 대화, 업무 오찬 형식으로 진행되는 APEC 정상회의 첫 번째 세션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청정에너지 전환과 기후 위기 극복에서 한국의 역할 등을 강조할 계획이다. 미국 일본 호주 등 14개국 정상들과 머리를 맞대는 IPEF 정상회의도 예정돼 있다. 미국 주도 경제협의체인 IPEF 회의에서는 무역, 공급망, 청정경제, 공정경제 등과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와의 대화, 정상만찬 등에도 참석한다. 일본 정부는 이날 한·일 정상회담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17일 APEC 정상회의 두 번째 세션에서 윤 대통령은 다자무역체제 복원, 역내 공급망 연계성 강화, 디지털 윤리규범 정립 등을 위한 협력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스탠퍼드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한·일 및 한·미·일 첨단 기술 분야 협력을 주제로 한 좌담회를 한다.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 대통령과 시 주석 간 만남이 1년 만에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지난 13일 “어떤 일정과 의제로 이야기할지 서로 협의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외교가에선 미·중이 모처럼 만나는 만큼 한·중 정상회담도 긍정적인 분위기로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만남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움직임에 대해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AP통신 인터뷰에서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여러 정상을 만나 공조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