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대행 플랫폼 요기요를 운영하는 위대한상상의 서성원 대표가 취임 1년6개월 만에 전격 사임했다. 유통업계에선 서 대표의 사임이 요기요를 둘러싸고 최근 불거진 주요 주주 간 갈등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본다.

1년6개월 만에 대표 '전격 사임'…요기요에 무슨 일이?
서 대표는 15일 임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17일부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서 대표는 메일에서 “지난 1년 반 동안 푸드 플랫폼이란 새로운 환경에서 여러분을 만나 함께할 수 있었음에 감사한 마음뿐”이라며 “생각한 모든 것을 다 이루지 못하고 떠나게 돼 아쉬움이 없진 않지만 앞으로 후임 대표와 함께 현재 리더분들이 우리 회사를 잘 이끌어 주리라 믿는다”고 했다.

서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앤드컴퍼니를 거쳐 SK텔레콤에서 통신사업, 신규사업, 글로벌사업 등을 맡았다. 서 대표는 지난해 5월 요기요 대표로 취임했다.

서 대표는 요기요에 합류한 뒤 배송 서비스 고도화와 연구개발(R&D)에 집중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리더그룹 인사 등 조직 재정비를 단행하는 과정에서 외부 시장 환경 변화엔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통업계에선 서 대표의 사임 배경에 최근 불거진 요기요 주요 주주인 GS리테일(지분율 30%)과 사모펀드(PEF·총 70%) 간 갈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요기요는 2021년 10월 GS리테일과 PEF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퍼미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인수했다. 서 대표는 PEF 측이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안 협력 관계를 유지하던 양측은 어피너티와 퍼미라가 지난달 1000억원어치 주주배정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의한 이후 GS리테일이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표면화했다. GS리테일은 보유 중인 위대한상상 지분 가치가 과다하게 희석된다며 PEF 측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지난 9일 GS리테일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해 PEF 측 손을 들어줬다. 요기요는 서 대표의 사임이 일신상의 이유라고 밝혔다

황동진/송영찬 기자 radhwang@hankyung.com